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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을 적극 활용, 운명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도교

운영자 2008.11.21 15:39:44
조회 725 추천 3 댓글 2

 대부분의 종교들이 해탈이나 득도(得道)를 위한 수련과정으로 욕망의 억제에 바탕을 둔 정신수양을 내세우고 있는 데 반하여, 도교는 아주 구체적이고 유물적(唯物的)인 수련방법을 신선이 되는 방법으로 제시한다. 방중술(房中術)과 연단술(鍊丹術), 그리고 호흡법(呼吸法) 등이 그것인데, 방중술이란 성의 기쁨을 즐기면서 오히려 정기를 북돋우는 기술이요, 연단술은 불로장생의 약을 만드는 기술을 말한다. 그리고 호흡법은 주로 단전(丹田)호흡법을 말하는데, 우리가 먹는 음식이 혈(血)을 형성한다면 마시는 공기는 기(氣)를 형성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방중술은 성적 쾌락을 결코 죄악시하지 않는 데서 나온 것으로서, 성욕의 억제가 모든 성격파탄의 원인이라고 볼 때, 꼭 신선까지 되진 않는다 하더라도 건전한 정신과 건강한 육체의 상호조화를 통해 활기찬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연단술에서 파생된 의약의 발달은 건강과 장수의 길을 열어주었다. 단전호흡 역시 건강에 큰 도움을 준다.


 한마디로 말하여 도교사상은 지상의 인간들을 모두 다 신선으로 만들어 지상낙원을 이룩해보자는 긍정적 염원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여러 가지 욕망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그것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인간을 운명의 굴레로부터 벗어나게 하려는 것이 도교의 참된 목적인 것이다.


 도교는 또한 ‘상상력’의 기능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아주 독특한 종교체계라고 할 수 있다. 도교는 사실 종교적 경전을 통해서 보다는 신선 이야기나 선녀 이야기 등 전기문학(傳奇文學)을 통해서 민간에 더 보급되었다.


 중국의 신선도나 신선을 소재로 한 전기(傳奇)소설을 보면 신선이나 선녀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모두 다 길고 뾰족하게 손톱을 기르고 있다. 왕이나 귀족들이 일을 안하고도 살 수 있다는 표시로 손톱을 길게 기른 것과 마찬가지로, 정신적으로 득도, 달관했다는 신선들 역시 일을 안한다는 표시로 손톱을 길게 기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육체적 안락이나 쾌락이 신선세계에까지 이어진다고 믿는 도교사상의 현세적 휴머니즘이 민중들에게 깊숙이 침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구나 다 신선 또는 귀족이 되는 ‘상향적(上向的) 평준화’를 지향해야지, 누구나 다 가난한 노동자가 되는 ‘하향적(下向的) 평준화’를 지향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인간이 신선처럼 ‘일을 안하고 쾌락만 즐길 수 있는 상태’가 개방적 상상력에 바탕한 과학발전에 의해 충분히 가능하다는 믿음을 가져야만 한다.


 도교의 쾌락주의적 성격은 그리스, 로마시대의 종교와 비슷하다. 그리스, 로마시대의 종교는 특별히 ‘무슨 교(敎)’라고 이름붙이기 어려울 만큼 설화적이고 문학적인 측면이 강한 종교였다. 인간과 신이 거의 동격화되고 있는 것은 물론, 문학과 신화와 종교가 혼연일체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폭넓은 유연성과 융통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스와 로마, 특히 그리스가 문학과 과학, 철학 등이 고도로 발달했던 시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교조적으로 경직된 종교 사상보다는 문학적이고 신화적인 방만한 상상력을 두루 포용하는 종교사상이, 인간의 상상적 창의력에 훨씬 더 자유를 부여하여 인간의 현세적 복락(福樂)에 기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맹의 유교사상 역시 인문학적 측면이 강하긴 했지만, 상상력의 측면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는 아주 경직된 철학체계였다. 도교의 모태가 된 노장사상은 경전 자체가 논리적이고 사변적인 표현방법을 쓰지 않고 문학적 비유의 수법으로 씌어졌기 때문에, 경직된 당위론이나 단선적 교훈주의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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