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쿠들이 몰려왔다. 매니저 이씨는 오늘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부스에서 그들을 지켜보았다. 이상한 옷을 입고, 이상한 인형을 안고다니고 이상한 모자를 쓴 그들. 한달전에는 이들 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른다.
오늘은 그나마 인원이 적어서 다행이다. 500명 정도 될까, 그들은 히히덕거리며 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매니저님, 통제 안해도 될까요?"
옆에 있던 알바가 그에게 물었다. 이씨는 조금 고민하다 고개를 저었다. "아냐. 몇명 안되는데 뭐. 특전인가 뭔가 잘 나눠주고 들어갈때 사고나 안나게 해."
그리고 이씨는 다시 사무실로 돌아갔다. 그러나 일이 잡히지 않았다. 아, 너무 시끄러우면 어떡하지. 이씨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직 상영 시작 안 했지?" "네."
그는 에스컬레이터를 올라 m관으로 들어갔다. 아직 그렇게 시끄럽지는 않았다. 몇분 지나자 상영이 시작되었고


[폭동]이었다.


이씨는 가만히 그들을 지켜보았다. 이상한 야광봉을 들고, 스크린에 나오는 캐릭터들을 계속 불러댔다. 저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고 생각해 보았지만 그는 이런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이씨는 일본어라고는 기모찌 정도나 알 뿐이었다.
그러나 그, [폭도]들은 정말로 행복해 보였다. 목청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고, 노래가 나오면 나와서 춤추고(이씨는 인도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영화를 본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 마지막엔 모두가 통곡하면서 노래를 불렀다.
한시간 삼십분이 지날 동안 이씨는 가만히 그들을 지켜보았다. 그들을 보내고 이씨는 가만히 앉아서 생각했다. 무엇이 사람을 폭도로 만드는가?

"매니져님. 이번엔 단체관람 신청인데요. 러브라이브입니다."
"ㅡㅡ허락해줘."
"어.. 극장에서 소리지르고 춤추고 싶다는데요."
이씨는 알바를 돌아보았다.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