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장이 다가오면서 홍루 스토리에 대한 추측도 많이 올라오는데, 아무래도 원작 분량이 분량인만큼 원작 정보가 모자란 부분이 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찾아봤던 홍루몽 정보중 갤에서는 아직 글이 올라온적 없는 것 같았던, 떡밥이 될 수 있을 만한 원작 내용을 몇개 모아 봤다.

1. 가보옥의 진명

가환, 가경, 가주 등 가씨 집안 남성들은 모두 이름이 외자지만 가보옥만 이름이 두 글자다. 이는 가보옥이 진명이 아니기 때문이다.

보옥은 엄밀히 말하면 어린 시절에 가족간에 흔히 부르곤 하는 이름인 '아명'이다. 즉 호적에 올라가는 이름인 진명(관명, 본명)이 아니다.

작중에는 보옥의 진명이 일체 언급되지 않는데, 이는 보옥을 아끼는 할머니, 가모가 아명으로 부르라고 명령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명으로 아이를 부르는 편이 아이가 잘 큰다고 생각했다.

일부에서는 가보옥의 여성적인 측면 강조를 위해 아명이 작중에서 사용되었다고 보기도 한다. 당시 여성은 아명을 성인이 되어서도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 홍루가 홍루라고 불러달라고 하는 건 집 밖이어서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아명은 사적인 관계에서나 부르는 친근한 이름이기 때문이다.

가씨 가문 남성들은 옥 자변을 가진 대명을 쓰는데, 홍루의 한자는 기러기 홍과 아름다운옥 로를 쓴다. 둘다 인명용 한자고, 특히 '로'자는 옥변을 쓰기 때문에 프문 세계관에서는 홍루의 진명이 가로일 수 도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홍루몽 독자들 사이에서는 가보옥의 진명으로 가각, 가영, 가기 등이 제시된 적이 있다.

2. 자전적 소설?- 작가 조설근과 가보옥

사실 가보옥은 작가 조설근(이름 점, 자 몽완, 호 설근)이 어느정도 투영된 캐릭터이다. 홍루몽 자체가 자전적 소설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증조모는 강희제의 유모였고, 황실의 총애로 조설근의 할아버지인 조인(曹寅, 1658~1712)이 강녕직조(江寧織造) 겸 양회순염감찰어사(兩淮巡鹽監察御史)로 임명받으면서 조가는 부흥했다. 조설근의 고모는 실제로 왕비였고 강희제는 재임기간 내내 여려차례 난징의 강녕직조에 몸소 행차할 정도였다.

그러나 강희제 사후 중국 전토의 유력 호족들을 썰어버리던 옹정제의 숙청으로 인하여 조설근의 대에 이르러서는 모든 권력을 잃고 가문 전체가 북경으로 이주당한다. 북경에서 30대부터 집필을 시작하여 40대 후반 죽을 때까지 조설근은 홍루몽의 80편을 집필하며, 후반 40편은 후대에 더해진 것으로 여겨진다.

어린 시절 강녕직조의 부유함과 영광을 누린 작가기에, 홍루몽에서 언급되는 그 부의 향연은 어느정도 고증이다.

홍루몽에 언급되는 가지찜 요리에도 그 부와 사치가 여실히 드러나는데, 그 조리법은 다음과 같다.

가지의 껍질을 바른뒤 살만 실처럼 채썰어 닭기름에 튀기고 삶는다. 그 뒤 말린닭고기, 버섯, 죽순, 향미료, 건두부, 과일 등을 채썰어 섞어 닭고기탕에 졸인 뒤 참기름, 콩기름을 쳐서 사기단지에 밀봉한다. 먹을 때는 꺼내서 볶은 닭고기에 섞는다. 이때 닭고기탕에 가지채 등을 찌고 말리는 과정만 아홉번 반복한다는 언급이 있기도 하다.

이 요리를 대접받은 유노파는 한 요리에 닭이 몇마리만 들고 요리사는 몇명이나 있어야 하냐며 호들갑을 떤다.

조설근의 초판본에서는 굴러다니던 돌은 통령보옥이 되고 신영시자는 가보옥이 되는 등 통령보옥과 가보옥이, 돌과 신영시자가 구분되는 듯한 묘사가 있으나 신영시자라는 이름에서 '영'자가 '빛나는 옥돌'을 상징하기 때문에 신영시자를 이 바위의 화신으로 보는 직접적인 묘사가 후대 판본에서 덧붙었다. 경,환선녀가 돌을 발견해 적하궁에 머물게하고 신영시자라 이름지었다는 내용이다.

이처럼 복잡하고 분명하게 구별하기 힘든 관계와 묘사를 차용한 데에는 당시 무고죄와 문자옥이 난무하던 시기의 영향으로 보인다. 나는 둘을 동일 존재로 보는 편인데, 가보옥(=신영시자)은 체험자로서의 조설근, 통령보옥(=석두)은 기록자로서의 조설근을 각각 강조하여 투영하고자 했다고 본다.

이것은 바로 작가가 화가의 운무를 그리는 화법을 사용하여 모호하게 한것인데, 보는 사람은 절대로 작가에게 속아 넘어가서는 안되고, 눈을 멀리에 두어야 한다.

3. 진보옥과 가보옥

홍루몽은 소설 자체가 진실인지 거짓인지, 소설인지 헷갈리게끔 쓰여있다. 홍루몽 중에서 조설근은 공공도인이 배껴온 석두기를 열번 피열하고, 다섯번 첨삭한 인물일 뿐이고, 등장인물인 공공도인은 없는 사람이라는 뜻이며, 첫장과 마지막장에 등장하는 진사은과 가우촌은 실제 있었던 일은 숨긴다는 뜻의 진사은과 헛되고 꾸며낸 말을 의미하는 가우촌언에서 따온 것이다.

가작진시진역가, 무위유처유환무假作眞時眞亦假, 無爲有處有還無

가짜가 진짜가 되면 진짜 또한 가짜요, 무가 유가 되면 유 또한 무가 된다.

원작중에는 진보옥이라는 강남의 유력가문 진가의 인물이 등장한다 (한국에서는 이 성씨가 질그릇 견자인데, 중국 발음으로는 진에 가깝다. 견훤, 견자단이 이 성씨를 쓴다)

이 진보옥은 가보옥과 얼굴도 똑 닮고, 성격이나 하는 짓도 똑같았다. 하지만 큰 병을 한번 앓고 나서 전혀 다흔 사람이 되어 입신양명을 목표로 삼는 전통 사회의 이상을 실현하려고 하는 사람이 된다. 이 이후 달라진 성격에 서로 실망하지만 그 이후로도 자주 교류를 가지는 등 사이는 나쁘지 않다. 이후 결말에서 가보옥과 함께 과거를 쳐 둘이 함께 급제하는데, 이후 보옥이 홀연히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안타까워 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둘의 이름을 보면 가와 진, 가짜와 진짜가 대비되며 교차하는 모습을 보인다. 가짜 보석과 진짜 보석, 이 둘의 관계는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의식과 연관이 깊으므로 8장에서 진보옥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진보옥은 자기가 깨달은 것을 가보옥에게 가르쳐 주려다가 스스로 깨닫게 놔두도록 하겠다는 독백 장면이 있어 데미안과 비슷한 롤로 등장할 수도 있고, 상이나 마왕 히스클리프처럼 또다른 가능성의 자신이나 혹은 가보옥의 신선으로서의 면모인 신영시자, 깨달은 홍루로서 나타날 수도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가보옥과 진보옥이 이상과 상이처럼 등장할 것 같다.

특히 이상과 홍루는 메인에피에서 유독 가까운 모습을 보였고, 두번의 사라지네에서 홍루는 모두 거울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스토리 상에서 어느정도 커넥션이 있지 않을까 싶긴 하다.

4. 여와와 최초의 인간

린튼이 '반죽' 당하며 최초의 인간과 인간의 본래 형태에 대한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 삼조가 '마운틴듀' 할 때부터 종종 나온 얘기긴 하다.

공교롭게도 통령보옥의 기원과 연결되는 신, 여와는 중국신화에서 인간을 진흙으로 창조한 신이다. 여와는 홍수 뒤에 남은 게 없어서 심심하자 가지고 놀기 위해(...) 자신의 모습을 본따 진흙으로 인간을 빚는다. 처음에는 일일이 손으로 빚었고(귀족), 나중에는 귀찮아져 새끼줄에 진흙을 뭍혀 사방에 뿌려서 만들었다(평민). 나중에는 직접 빚는 대신 남녀간에 짝을 지어 스스로 자손을 생산하게 했다. 이런 행보로 여와는 모성애와 혼인, 중매, 생육을 관장하는 사랑의 신으로 여겨졌다.

통령보옥과 연관된, 여와가 하늘을 메운 여와보천 일화도 상당히 인간애적인데, 하늘이 무너지며 인간들이 고통받자 인명 구조와 동시에 황급히 오색돌을 녹여 하늘을 메운 것이다.

여기서 쓰이지 못한 돌 하나가 여와에 의해 청경봉 아래 혼자 버려져 굴러다니다가 영성을 얻었다, 이 석두는 버려진 것이 자신이 쓸모가 없어서 그렇다고 생각하며 슬퍼하는 마음으로 매일 탄식하고 통곡하다가 신선들을 만나 인간세계로 내려오게 된 것이 홍루몽의 시작이다.

PV에 등장하는 미중부족 호사다마는 사실 가보옥이나 석두의 대사가 아닌 공공도인의 대사로, 이때 인간계로 내려가겠다는 석두를 만류하는 대사이다.

그런 홍진 세상에 즐거운 일들이 있지만 영원히 의지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물며 또 ‘미중부족 호사다마(美中不足 好事多魔：옥에도 티가 있고, 좋은 일에는 탈도 많다)’라는 여덟 글자는 긴밀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어 순식간에 또 즐거움이 다하고 슬픈 일이 생기며, 결국 한바탕의 꿈이 되고, 만사가 공공으로 돌아가는 것이니, 아예가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네.

가보옥이 여성을 대단히 존중하고 깊이 이해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석두의 근원이 여와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존재한다. 여와에게 사랑받지 못한 석두를 생각하면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림버스에서 홍루가 인간이 아니라 외곽에서 온 별과 같은 존재라면, 여와로 인해 충족되지 못한 가족에 대한 인정욕구와 그에 따른 우울이 근본적인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 홍루가 가족에 대해 유독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도 이런 먁락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4줄 요약================================================

(1) 가보옥은 진명이 작중에 언급 안된 중국인이므로 홍루란 이름을 쓰는게 아주 이상하진 않음

(2) 가보옥이랑 통령보옥은 동일 존재일 수도 있고 분리된 존재일 수도 있는데 나는 둘이 하나라고 봄 (즉 홍루는 가보옥 맞음)

(3) 진보옥이 인물이 상이처럼 등장할 가능성 있음

(4) 홍루의 경우 가족에 대한 인정욕구와 그에 따른 우울이 근본적인 문제일 것. 홍루가 인간이 아니라 외곽에서 온 별과 같은 존재라면, 문제의 근원은 여와. 나중에 외곽 갈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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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원작을 다 읽지는 못하고 인터넷에 정리된 글들 많이 보고 쓴 거라 틀린 거 있으면 알려주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