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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곤이 어린시절 촌에 가면모바일에서 작성

절곤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6.26 13:29:58
조회 105 추천 1 댓글 1

외동읍 문산1리 구석탱이 할매 집앞에 있는 또랑에 기어내려가 앞집 진준이와 함께 해지는줄도 모르고 열심히 헤집고 다녔다. 개구리며 땅위를 걷던 이름모를 물고기며, 작은생명들이 꿈틀거리던 또랑은 나에게 있어 최고의 신비였다. 가끔씩 동네 할매들이 그런 우리를 보고 저지리 하지말라고 툭툭던지며 지나가곤 했는데, 예전에 강둑을 홀랑 태워먹었던 전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우리는 듣는둥 마는둥 했다. 어쨌든 또랑에 서 하던 짓들중 가장 좋아했던 짓은 개구리 잡기였는데 진준이와 나, 둘이서 제대로 잡기 시작하면 또랑에 개구리들이 씨가 마를 정도였고 우리는 그야말로 맨손 개구리 잡기에 도가튼 전문가라 할수있었다. 기척을 죽이고 개구리를 뱀처럼 낚아채던 손길은 그야말로 프로였다. 그런데 개구리가 손바닥에 들러붙듯 유달리 잘잡히던 날이 있었는데. 그 날은 시작한지 얼마되지도 않아 손에 개구리가 가득차 더이상 개구리 잡기를 진행할 수 없을 정도의 날이었다. 눈앞에서 개구리들은 날뛰고 손은 꽉차버려 어쩔줄 몰라 하고있을때 나는 불현듯 묘책을 떠올렸고 곧장 할매집에 있는 우물가로 향했다. 그 묘책이란 것은 바로 우물가에 있던 고무다라이 두개를 겹쳐놓고 물을 받아 개구리 감옥을 만드는 것이었다. 감옥은 성공적으로 완성되었고 그동안 잡은 개구리들을 옥에 가둠으로서 두손이 가벼워진 진준이와 나는 다시 개구리를 미친듯이 잡기 시작했으니, 또랑의 모든 개구리들이 영문도 모른채 고무다라이 안으로 속속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여기까지는 참으로 일이 술술 풀리는듯 했다. 그러나 결국 개구장이들이 하는일이 그렇듯 일이 터지고야 말았는데 양손에 다시 개구리를 한아름 들고 우물가로 가고있던 때였다. 기막힌 우연의 일치였을까 우물가에 도착했을때 때마침 엄마가 나물을 씻으려고 고무다라이를 제끼고 있었고 아니나 다를까 결국 대참사가 일어나고야 말았다. 열린 고무다라이에서는 수십마리의 개구리가 기다렸다는듯 사방으로 튀어올랐고 (엄마의 눈에는 수백마리로 보였을것임) 엄마는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우물가 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그리고 엄마는 동시에 범인이 누군지 그동안의 경험으로 단박에 알아차리셨는지 내이름 석자를 동네가 떠나가도록 크게한번 외치셨다. 나는 그자리에서 목숨의 위협을 느껴 뒤도 안돌아보고 바로 대문밖으로 전력을 다해 도망쳤고 진준이도 큰일이 났다는걸 직감한듯 또랑에서 사라진지 오래였다. 도망쳐 나온 다음 나는 엄마에게 디지게 맞을까봐 해가져 어둑해지도록 집에 쉽사리 들어가지 못했고 동네를 이리저리 서성이고만 있었다. 그런데 얼마후 엄마가 내이름을 부르며 밥먹으러 오라는 목소리가 들렸을때 나는 곧장 집으로 달려들어갈수 있었는데 엄마의 목소리에서 화가났다기 보다는 기분좋은 다정함이 묻어나옴을 직감했기 때문이었다. 그 날 저녁 할머니 할아버지 아버지 엄마가 밥상앞에서 고무다라이 개구리 감옥 이야기를 배가터져라 웃으며 떠들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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