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술에 찌들였지
이제 한 백년가약은 바람에 흩날리듯 사라졌건만
그건 참 무거웠기에 돌아온 건 뭐였을까
핏발은 희미해지고 주름이 돌아와
나에게 오는 건 냉담한 시선 뿐

그대를 위해 내 생업을 포기하고
그대를 위해 내 육신을 포기하고
허나 그리 애써주던 나한테 온 것으로서
그대는 타인을 곧이 곧대로 믿었으리라

이제 모든 걸 내팽겨진 채로
돌아올 숙명에 두려워한 죄
속으론 두려워도 겉으론 실속있는 체
수십 년 믿어온 것들을 배신했지만
그 결과는 무서웠으리라

이제 벌판서 영원토록 돌아오지 못 하리라
이미 갈라진 곳에 어느 누구도 오지 않으리라
평생 가게 될 고통, 두려워하면서도 실속인 체
중요시 여긴 존재를 언급하면서도 실체는 그렇지 않아도

체면은 그리 컸으리라, 따라서
수십 년동안 무시했으리라
수십 년동안 태평했으리라
허나 그러면서도 뭔가를 바랬지, 무한한 샘물처럼.

이제 숙명에 다가서리라
돌아오지 못할 벌판으로 오지 말아라
그 틈으로 오지 말아라. 함부로 발대지 마라
그런다해도 너는 무한한 샘물을 바랬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