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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문학판도 나름 독자를 잡기 위해 노력은 함.

ㅇㅇ(116.44) 2020.07.09 01:51:23
조회 3375 추천 87 댓글 19


박상영이나 장류진 같은 작가들, 문보영 같은 시인의 등장이 그 결과라고 봄.


나는 시를 많이 읽진 않지만, 최근 등단작을 보면 미래파 시인에서 다시 일상을 쓰는 시인들이 점차 대두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음.


'제주에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가 문갤에서 요즘 떠들썩한데 개인적으로는 시장을 의식한 결과가 아닐까 함.



문제는 이런 방식으로도 저변은 못 넓히고 항상 고만고만한 독자층만 잡아당기고 있다는 거임.


지금 책 읽는 독자가 대개 여성이나 퀴어층인데 문동 같은 출판사도 '떡볶이는 먹고 싶어' 이런 SNS 감성의 책이랑 출판 경쟁을 해야 하니까


기존에 순수 문학 판에 SNS 독자층의 니즈 감성을 자꾸 섞어 넣는 중임.



그 결과 2020 젊은 작가상 펼쳐보면 바로 '페미,페미,퀴어' 콤비를 처맞게 됨.


페미나 퀴어도 잘 쓰면 뭐라 안 하는데 작품 수준이 뇌절이니까 문제임.


기존 순수 문학 독자들은 초기와 비교했을 때 아무래도 낯설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음.


또 남,녀, 헤테로, 퀴어 정체성을 떠나서 이렇게 PC가 장악한 예술판에 환멸을 느끼는 독자도 분명 있으리라 봄.


20대 레즈비언 여성이라도 페미니즘과 퀴어 문학만 원하지는 않을 거임.



뭐 그래도 독자가 늘고 책도 많이 팔리니까 그럼 그걸로 새로운 생명을 얻은 게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한국 문학계가 포스트 모더니티의 흐름 안에서 고립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경계해야 함.


SNS 독자층에게 어필해서 순수문학의 생명을 연장시켜봐야 결국 국경 넘어가면 아무도 안 봐줄 얕은 감성팔이 소설인데,


한국에서나 감동과 힐링의 책이지 태평양 건너서는 '김치 냄새 난다' 소리(물론 이런 식의 비평이 옳다는 건 아님)나 듣는다면 이 수명 연장은 참 무의미함.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읽으면서 나는 비슷한 성향의 작품,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떠올렸는데,


물론 독자마다 취향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나는 지금 한국 문학과 세계 문학의 차이를 딱 그 두 작품이 보여준다고 생각함.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드뇌 빌뇌드 감독에 의해 'Arrival(국내 개봉명 컨택트)'로 영화화 되었는데 본 문붕이가 있다면


어느 정도 공감할 거임. 아마 김초엽 작가의 작품은 영화화될 일도 없을 거고 영화화 된다고 쳐도 'Arrival'만큼의 주목이나 평가는 못 받을 거임.



현재 예술계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영화판을 통해서 각 국가의 문학이 지니고 있는 위치가 어느 정도는 드러남.


예컨대, 박찬욱 감독이 칸에서 주목받은 영화 '아가씨'는 영국의 소설가 세라 워터스의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함.


똑같이 이창동 감독이 칸에서 주목받은 영화 '버닝'은 하루키의 원작 '헛간을 태우다'를 영화화한 것임.


한국 작품도 비슷한 예가 있기는 함. 이창동 감독의 '밀양'도 칸에서 주목받았고 이건 이청준 작가의 '벌레 이야기'가 원작임.


영화화 되지는 않았지만 아카데미와 칸을 휩쓴 봉준호 감독은 인터뷰에서 임철우 작가의 '붉은 방'을 언급하면서 굉장히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고백한 바가 있음.



좀 슬픈 현실인데, 2000년대 이후에 등장한 한국의 순수 문학 중 영상화 되어 세계에 주목 받은 작품은 없음.


세라 워터스와 테드 창의 작품은 모두 2000년대 이후 작품임.


이창동, 봉준호, 박찬욱 같은 거장 감독들도 현대 한국 문학이 아니라 70~80년대 문학,


혹은 해외의 문학을 선택했음. 모국어로 읽을 수 있는 작품이 수두룩하게 쏟아지고 있음에도.


물론 한강, 김애란 작가가 해외에서 한국 문학의 위상을 어느 정도 알렸고, 앞으로 황정은이나 김금희 같은 작가가 남아 있는 한


한국의 문학이 꾸준히 알려지리라고 기대는 함. 하지만 지금 2020 젋은 작가상이 차세대 한국 소설의 라인업이라면 나는


이게 멸망의 징조라고 단언할 수 있음.



이미 북미에서는 PC에 대한 소비자의 피로도가 극에 달했음. 라스트 오브 어스2와 스타워즈 시퀄 트릴로지의 실패가 이를 증명함.


그레타 거윅의 '작은 아씨들'은 아카데미가 레디컬 페미니즘이 아니라 연대와 포용성을 지닌 페미니즘을 지향한다는 것을 보다 명확하게 보여줬음.


그런데도 지금 강회길의 작품이 한국 페미니즘 문학의 최선두에 있다는 건 한국 문학의 포스트 모더니티가 갈라파고스화 되고 있다는 증거임.


정죄와 단죄를 하려는 문학은 중단 해야함. 강화길 작가는 본인의 소설 '음복'에서 남편에게 여성의 삶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일갈했지만, 정작 본인은 참전용사의 삶에 대해서 무얼 안다고 그런 식으로 써놓은 거임? 본인은 베트남 참전 용사의 심리를 알고 있나.


베트남 참전의 윤리적 과오를 묻기 전에, 결국 파병 군인들의 피값으로 우리가 현대의 경제 발전을 이뤘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데,


강화길 작가 본인 역시 그 희생에 대해 무지하고 그 전쟁의 참혹함으로부터 무지할 수 있는 자유를 누렸으면서 어떻게 지금


페미니즘을 하겠다고 참전 용사를 그렇게 묘사하고 비판할 수가 있는 건지 의아함.


성경의 글귀처럼 자신이 정죄하려 하는 방식으로 정죄당하고 있음.



지금 한국 문학이 저변을 넓히려면 퀴어나 페미니즘을 운운하면서 트위터에 홍보할 게 아니라, 정치적 성향의 자유화부터 선행해야 함.


프랑스의 미셸 우엘벡이 한국에서도 등장해야 함. 보수 야당의 편을 들라는 소리가 아니라 진보 정치의 스피커 노릇을 그만하라는 뜻임.


이명박, 박근혜를 비판했듯이 문제인 정권의 흠결 역시 비판해야 하고 조국이나 윤미향 사태에 대해서 젊은 층이 느낀 분노를 대변할 수 있는


작가 또한 있어야 함. 이문열이 극우 정계에 붙어서 흰소리나 해대는 늙인이인 거 인정하는데, 사실 공지영도 정치적 발언하는 거 보면 이문열 데칼코마니


수준이거든. 한 쪽은 진보라는 이유로 감싸주고 한 쪽은 보수라는 이유로 한국 문학의 전설인데도 쳐내버림.




개인적으론 이미상 작가의 '하긴'처럼 이런 정치적 저변의 확대 가능성이 있는 작품을 더 보고싶음.


그런 면에서 한국 문단이 지금 선택해야 하는 신예는 남성 혹은 젊은 보수층의 성향을 대변해줄 수 있는 새로운 작가여야 함.


문단의 성향 전부를 그렇게 옮기라는 게 아니라, 적어도 그런 작가를 받아들일 수 있는 정치적 관용은 지니라는 거임.


정치적 성향이 아니라 작품성으로 승부를 보는 문학계가 된다면 지금보단 독자가 더 늘어날 텐데 본인들 신념으로 파이나 갉아먹으면서


"책 읽는 사람이 줄어서 한국 문단이 망한다." 이런 소리 하고 있는 거 보면 코미디가 따로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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