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ㅎ.ㅎㅎ. 날이 밝았습니다 一 그러니까 구차하게 표현하자면, 한꺼풀 더 벗겨지고만 미래가 말이에요. 해가 추위를 열심히 밀어내준 덕택에, 날씨는 한층 풀려서 이제 손과 발이 말끔하게 흐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언제부턴간 이런 감각이 꽤나 깜찍하게 느껴집니다. 글쎄요. 반복이 돌연 깜찍함을 낳는다는거, 너희만큼이나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그치만, 물론 말이죠. 이건 이불 속의 공상일 뿐입니다. 암요. 그렇구 말구요. 시간이 지방이 되어 피하에 엉기게 될 쯤에 일어나곤 하는 해프닝입니다. 그러니, 조금 힘내서 샤워라도 해 봅시다. 네, 방을 박차고, 옷을 말끔히 차려입고서, 너희를 만나러가기 위해서 너희를 만나고자 합니다.
따듯하게 흐르는 물이, 풍겨오르는 김이 되고, 거울에 먼지처럼 쫀득하게 달라 붙어서는요, 한층 한층 쌓여가고, 돌연 물방울로 맺히더니 방울방울 떨어져 하수구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퍽이나 가치있는 삶을 살고는 다시금 깨긋해지기를 소망하려 하는군요.
ㅎㅎ.ㅎㅎ. 정말로, 양심이라고는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와중에도 나름 면목은 챙기나 봅니다. 어쨌든 따뜻한 건 좋은거잖아요? 따뜻한 김, 따뜻한 포옹, 따뜻한 이불, 따뜻한 목소리?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사실 저는 그 물방울들의 따뜻함을 제외한 다른 면모들에 대해서는 정말 쥐똥만큼도 관심이 없는걸요. 그러니까 그 아름다움이든, 흘러 내리는 발걸음이든, 그 못내 아쉬운 운명이든요. 너무나 하찮아요. 너무도 부질없습니다. 자칫 버릇없이 무언가를 저에게 요구한다면 아주 초강력 폭력이라도 날려버리고 싶어집니다. 거참.
하지만, 면목이 없습니다. 너희들의 싸움, 너희들의 이야기, 너희들의 관심, 너희들의 웃음이 없으면 막상 나도 존재할 수 없거든요. 살아나가지 못합니다. 나와 너희가 허구한 날 공백을 불안해하며 음악에 가사마저 집어넣을 생각을 한 걸 보세요. 아, 정말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러니까 결국 남은건, 고작 오늘의 아침은 너희와 나의 아침이겠고, 내일의 아침도 너희와 나의 아침입니다. 역시, 반복, 반복. 반복은 죄악이며, 의미입니다.
반복이 결과물이 된 너희의 모습이 퍽이나 깜찍합니다. 마치 너희라는 게, 무슨 이름인양 느껴져서, 불러봅니다. 이너희, 박너희, 최너희, 김너희. 그러니까, 너희가 모이면 너희들이 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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