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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이런 글 올려도 되나요

Sang(121.135) 2018.10.13 17:12:33
조회 590 추천 8 댓글 4

#1

안녕하십니까.

그대는 잘 지내고 계시는가요? 그대가 여행을 곧 떠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준비는 잘 되어가고 있을까요? 그대의 마음가짐처럼 그대의 여행도 빛이 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는 또 여기서 멍하니 지켜보겠군요. 그대의 긴 여행이 끝나고 날 무렵이면 그대가 어떻게 변할지 상상조차 가지 않습니다. 멋진 경험들로 가득해져, 저보다 더 먼 곳을 항상 보게 되겠지요. 저는 제 앞가림도 하지 못하는데, 정말 부럽습니다. 아 참, 오늘 하루는 잘 보내셨을까요? 모처럼의 단비가 내린 날이니, 아무래도 기분 좋은 하루가 되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최악의 하루를 보냈습니다. 아침부터 끝없는 우울감과 무기력감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기에, 저는 일하던 와중에 화장실을 간다고 말하고 건물 지하 계단에서 무릎 위에 얼굴을 파묻은 채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아무것도 힘든 것이 없는데도, 내 인생은 왜 이리도 서글픈지 모르겠습니다. 어디 하나 잘 난 것이 없고 못나기만 했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마음마저도 이렇게 상처가 많은데, 어떻게 이 아픔을 견뎌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제 기분을 알아주는 걸까요, 매미가 하늘이 꺼져라 울고 있었습니다. 그대가 말씀하지 않으셔도, 매미는 수컷만, 그리고 번식을 위해 운다는 것을 알았지만 저를 향한 위로라고 생각하려 했습니다. 제가 일을 하러 돌아가려고 할 때쯤, 문득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만약, 울지 않는 수매미는 그렇게 죽는 걸까, 하고 말입니다. 저는 종의 생존을 위해 그대에게 글을 쓰는 건 아니지만, 그들처럼 소리를 내지 않으면 견디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가 제소리를 들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누군가가 제 아픔을 위로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 누군가가 당신이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마, 그대는 여행의 준비로 신나 제 목소리가 닿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다녀오신 뒤에도 저는 여전한 삶을 살고 있을 것입니다. 저도 어디론가,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고 싶은 밤입니다. 혹은 그런 새벽입니다. 내일은 꽤나 피곤하겠습니다. 아무쪼록 잘 다녀오시길 진심으로 바라는 바입니다.




그냥 가끔씩 우울할때면 쓰는 글들이 있는데


저만 그런가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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