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2

환하게 빛나기만 하는 꽃, 처음에는 한 송이였다가 나중에는 한 아름이 돼 버린 것, 나중에는 받지 않아 버려지는 이름이었다 같은 자리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네게 내가 했던 말 같은 거, 이름으로만 이해되는 사건들을 일기장에 적어두었다 수술을 하고 엉거주춤 집에 들어온 네 모습, 킥킥 웃으면서 말이지 다 나아가는 모습이 눈에 띄어 그래서 서운할 정도로. 돌아오지 않았다 아픈 것도, 당신도.

반짝이는 간판이 보였다 간신히 매달려 있는 너, 그 옆 난간에 빨간 페인트가 칠해진 곳이 비상구야 하지만 거긴 나오는 곳인데 그곳으로 들어가면 아무 것도 없는데 빈 가게에는 방이 몇 개 있지 나는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취급 받지 못했다 누군가 벽돌에 걸레질을 했다 사람을 찾고 있다 오랜만에 만나고 싶다고, 그렇게 이야기하기 위하여

청바지를 입는다 그 안에서 자고 있던 고양이를 몰아낸 다음에 지하철에 탄다 강을 본다 알겠다고, 나는 앞으로 가고 있다 민물 장어를 파는 가게가 보여 나물을 손질하고 있는 아줌마가 바람에 팔려간다 흔한 가게, 2층은 자가로 사용되고 있는 듯한 가게 옥상에는 태양광 패널이 빛나고 있다 거기에 누워봤으면! 나는 광고 판넬 속에 있던 거겠지

손님이 액자를 떨어뜨렸다 액자는 부서졌고 나는 슬퍼졌다 그림이 허물을 벗고 빠져나와 테이블 위에 손을 턱 올렸다 커피 한 잔, 테이블 위에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이라 우린 마주 앉아 커피를 마셨다 또 그렇게 소리 없이 계단을 내려갔다 올라 와서는 핀잔을 주는 구나 그렇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