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사생활로 본 이해찬(3) -이해찬 식 애정표현

ㄴㄴ(219.255) 2007.09.19 04:49:32
조회 235 추천 0 댓글 1

이해찬식 애정표현




1992년 재선된 뒤 우리는 신림동에 ‘서울곰탕’이라는 식당을 차렸다. 세비만으로는 도저히 의원활동을 감당할 수 없어 짜낸 방안이었다. 30평 정도 넓이에 테이블이 17개 정도 되는 규모였다. 아는분들도 자주 찾아도고 좋은 재료를 써서 맛도 좋았기 때문에 장사는 잘됐다. 그런데 오래가지 못했다. 100퍼센트 있는 그대로 매출을 신고했더니 가게 임대료 내기도 힘들었던 까닭이다.




일반적으로 자영업의 경우 개업한 첫해에는 매출이 얼마나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과세특례자가 된다.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고 매출을 그대로 신고했더니, 이듬해에 세무서에서 일반과세자로 전환을 하라고 했다. 세법상 연간 매출액이 3,600만원을 넘으면 일반과세자로 전환해야 한다기에 역시 아무것도 모르고 그렇게 했다.




부가가치세를 정산할 시기가 닥쳐서야 우리는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있는 그대로 신고해서는 도무지 채산이 맞지를 않았다. 알고 보니, 세법은 그렇게 되어 있지만 인근의 다른 점포들은 일반과세자로 전환하지 않고 여전히 과세특례자로 남아 있었다. ‘법대로 하면 망한다’는 속설을 입증하는 사례였다. 그렇다고 해서 국회의원이 법을 어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식당일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서울곰탕잡을 정리한 뒤였다. 남편도 안정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서 난생 처음 카드를 만들려고 어느 백화점을 찾았다. 그런데 담당자가 카드를 발급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사회활동이 없고 고정적인 수입이 없다는게 이유였다. 나는 백화점 직원의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




‘이제껏 나는 서점도 하고, 출판사도 하고, 식당도 하며 정말 열심히 부지런히 살아왔다. 그것은 사회활동이 아니라는 말인가,’ 돌이켜 보니 ‘여자는 남편 내조 잘 하고, 아이 잘 키우면 된다’는 친정 부모님의 보수적인 가르침에 나도 모르게 젖어서인지 ‘내가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 같은 걸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이제껏 내 삶은 그러면 무엇이었단 말인가’하는 자괴감이 밀려왔다. 나의 사회적 존재로서의 가치를 송두리째 부정당한 느낌이었다. 서럽고 허탈했다. 나는 집에 돌아와 한참을 울었다.




집에 돌아온 남편은 내가 울고 있는 걸 보더니 이유를 물었다. 내 이야기를 들은 남편은 그야말로 어쩔 줄 몰라 했다. 미안함과 죄책감이 뒤얽힌 표정으로 아무 말도 못하고 쩔쩔 맸다. 그러더니 자신이 뭘 도와주면 좋겠느냐고 물었다. 내가 아무 대답이 없자 대학원엘 가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면 어떻겠느냐는 구체적인 방안도 제안했다. 한참 이런저런 방안을 내놓던 남편의 마지막 결론은 이랬다.




“우리 사회는 여성들에게 너무 불리한 사회야. 제도를 고쳐야지.” 남편이 국회에서 가족법 개정에 누구보다 적극적이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것이 남편이 애정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그러고 보니 1988년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던 날도 생각이 난다. 당원, 지지자들과 함께 자축연을 가진 뒤 밤늦게 돌아와 나란히 누웠는데 남편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람이 뭐든 하려면 비빌 언덕이 있어야 하는데... 정말 고마워.” 사위 때문에 안기부 지하실에 끌려가고 세무조사를 당하면서도 필요할 때면 언제나 도움을 아끼지 않은 장인에 대한 고마움도 덧붙였다.




남편은 ‘사랑해’라는 말은 한 적 없지만, ‘고마워’라는 말은 한다. 나는 ‘고마워’라는 말을 ‘사랑해’라고 해석하고 산다. 얼마 전에는 누군가에게 옛날 응암동 시절에 남편이 한밤중에 쥐를 때려잡은 이야기를 하며 “정말 대단하지 않아?”하고 칭찬을 했더니 그분 대답이 이랬다. “쥐 잡은 이야기가 대단한 게 아니라 쥐잡은 남편을 대단하게 여기는 사모님이 정말 대단해요.” 누가 대단하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이해찬과 함께 사는 동안 참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하다.


출처 :http://blog.ohmynews.com/gyd333/190402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경제관념 부족해서 돈 막 쓸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13 - -
공지 * * * DCinside 이해찬갤러리 통합공지 * * * [8] 2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0.14 8653 0
공지 못난 이해찬....... [41] 아나(61.73) 07.10.01 11260 1
공지 이해찬 갤러리 이용 안내 [32] 운영자 07.09.17 3143 0
8850 역사의 죄인은 고래를 숙이라 DorisaSKT(112.170) 04.14 415 0
8848 이해찬 갤러리는 컴본갤의 식민지임을 선포합니다 ㅇㅇ(122.37) 02.25 2047 0
8762 221105 이갤은 내가 접수한다 햄스터장군님(210.218) 22.11.05 14165 3
8738 [일반] 심재철 : ‘공정과 상식’에 반하는 후보들의 불공정 행태를 규탄 814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4.10 14206 0
8736 ㅇㅇ [1] ㅇㅇ(223.62) 22.01.14 14510 5
8725 이해찬이 대통령을 만들 사람 ㅇㅇ(112.171) 21.11.18 14422 1
8722 이해찬 정치개혁연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9.20 14342 0
8721 멀쩡한 사람도 대선때는 약간 맛이 간다 정치개혁연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9.19 14449 0
8720 이해찬 갤러리 매니저 위임을 신청합니다 정치개혁연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9.18 14322 0
8714 느그 갤주 나무위키 반달하고 왔노 ㅇㅇ(125.134) 21.05.01 14534 3
8703 이재명 [1] ㅇㅇ(223.33) 20.10.28 14796 0
8701 해차니 사랑해ʕ•ᴥ•ʔ ㅇㅇ(39.7) 20.10.14 15055 14
8699 이해찬 잘생겼네 ㅇㅇ(211.36) 20.10.02 15009 7
8695 여기 이건 뭔가? 까는 곳이냐? 싸는 곳이냐? ㅁㅇ(223.38) 20.09.18 14624 0
8687 ㅇㅇ ㅇㅇ(223.62) 20.08.18 14491 0
8685 이해찬 셀카 올립니다 ㅇㅇ(39.7) 20.08.13 15197 12
8679 방북, 대학협력 논의 oo(14.37) 20.07.29 14456 2
8678 서울은 천박한 도시 ㅇㅇ(211.36) 20.07.25 14484 0
8677 전과4범 총각사칭 여배우먹은 이재명보다 조국장관이 백번낫다?.. [28] 국민생각올림참고바람!!..(202.14) 20.07.20 14812 0
8676 민주당은 이재명보다 차라리 조국 장관이 백번낫다.. [3] 조국장관추천한다cv@(202.14) 20.07.20 14751 0
8675 정치인 이해찬씨 무슨 전과4범을 원팀으로 하나 정신차려라 [7] 정치개혁하자(218.153) 20.07.17 14774 0
8674 요즘 정치인 이해찬은 내가 아는 옛날 이해찬이 아닌것 같다 [8] 촛불정신으로정치개혁하자(218.153) 20.07.17 14907 3
8673 뭐 이런 갤이 다있냐 [1] ㅇㅇ(110.70) 20.07.11 14911 0
8672 좋은 말할때 사퇴해라 [2] ㅇㅇ(175.223) 20.07.10 14788 0
8671 혁명 ㅇㅇ(46.101) 20.05.23 14551 0
8669 문재인 대통령님 화이팅! [8] ㅇㅇ(61.109) 20.05.22 15008 0
8668 내가 점령 ㅇㅇ(39.118) 20.05.19 14517 0
8667 이해찬 갤러리 이제 내 일기장임 ㅇㅇ(27.117) 20.05.14 14616 0
8666 샌즈 오타니쇼헤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4.16 14802 0
8661 조주빈 [1] ㅇㅇ(218.155) 20.03.25 14898 4
8659 [라엘리안 보도자료] “대통령 자질‧탄핵 논란…‘천재정치’가 답이다!” kfo(27.117) 20.03.13 14589 0
8654 보닌이 이해찬을 싫어하는 이유.fact ㅇㅇ(220.70) 20.02.14 14733 0
8651 검찰 '김승유 비리'덮었다. 수뇌부 관여의혹 재수사하라 [1] 도가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1.09 14942 0
8639 qqqqq [3] ㅇㅇ(220.102) 19.10.14 15086 23
8638 좋은말로 할때 내려와라 ㅇㅇ(211.36) 19.10.10 14695 0
8631 여기가 컴갤 식민지가? ㅇㅇ(59.23) 19.06.19 14716 0
8628 북한에 쌀보내기 국민청원 ㄱㄱ ㅇㅇ(220.127) 19.05.28 14901 3
8625 2 타야 왜 메일 안보내노 ㅇㅇ(223.39) 19.05.15 14763 0
8624 행사 있을때만 가위엡 키는 개 시발 병신 좆더래 [2] ㅇㅇ(223.33) 19.05.15 15336 0
8623 김치 좆돌들이 지금까지 저런거 안하는 이유가 있다니까 [1] ㅇㅇ(223.62) 19.05.15 15323 0
8622 River8 4일 5일에 한번씩 보내면서 [1] ㅇㅇ(223.33) 19.05.15 15254 0
8621 점점 성의재기하는게 보이니까 빡치긔 [1] ㅇㅇ(223.62) 19.05.15 15344 0
8620 Filtering 쓰지말자 ㅇㅇ(223.33) 19.05.15 14726 0
8619 살빼 ㅇㅇ(223.33) 19.05.15 14885 0
8618 봉고 [3] ㅇㅇ(223.33) 19.05.15 15214 0
8617 ㄹㅎ ㅇㅇ(223.33) 19.05.15 14679 0
8457 dd ㅇㅇ(220.85) 19.02.06 14764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