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은의 포커스in] '재계약' 봉중근, "오직 LG 팬만 생각했다"

쳐죽이자씹돡(221.149) 2016.12.24 12: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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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중근은 성실함으로 세월을 이기겠다는 각오다(사진=LG).

봉중근의 야구 인생은 늘 한결같았다. KBO리그 데뷔 10년 동안 한결같이 LG 마운드를 지켰다. 특유의 인간적인 매력과 마운드에서 보여주는 존재감으로 LG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투수가 봉중근이다.

신일고등학교 시절 투타를 겸비한 만능 선수로 각광받은 봉중근은 1997년 메이저리그 애틀란타 브레이브스과 계약을 맺고 ‘아메리칸 드림’을 꿈꿨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는 쉽지 않은 무대였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던 봉중근은 2004년 신시레티 레즈로 팀을 옮겼고, 이듬해 뜻밖의 팔꿈치 수술로 한 시즌을 날리고 말았다. 한국 복귀를 선언한 봉중근은 2007년 드래프트에 참가, 1차 지명으로 LG의 부름을 받았다. 어릴 적 꿈이었던 LG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이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한 봉중근은 LG 암흑기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봉타나’라는 별명도 얻었다. 2012년부터는 팀 마무리 투수로 변신해 3년 연속 20세이브를 기록했다. LG 프랜차이즈 사상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도 2013년 봉중근(38세이브)이 수립했다.

봉중근은 최근 10년간 LG를 대표하는 투수였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투수 WAR(대체선수 승리기여도)을 살펴보면 봉중근이 25.02로 단연 1위에 올라있다. 2위 우규민(18.05)과 3위 헨리 소사(14.54)와 비교하면 압도적인 기록이다.

역대 LG 투수 WAR 1위는 ‘노송’ 김용수(58.02)다. 그 뒤를 정삼흠(29.65), 이상훈(28.47), 김태원(28.35)이 잇고 있다. 봉중근은 그다음인 5위에 해당한다. LG 유니폼을 입고 뛴 10년만에 봉중근은 전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흐르는 세월은 막을 수 없다. 노쇠화란 불청객이 봉중근에게도 찾아왔다. 2015년은 봉중근에게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즌이었다. 2011년(4.96) 이후 가장 높았던 4.93의 평균자책을 기록했고, 2016년엔 1군 출장 19경기에 그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한가지 희망적인 건 올 시즌 가을 야구에서 보여준 역투다. 특히 10월 14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경기에서 만루 상황 마운드에 올라 2.1이닝 무실점 역투로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베테랑의 노련함이 무언인지 제대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전성기 시절과 비교할 순 없다. 이제 봉중근에겐 그에 맞는 역할이 있다. 본인도 잘 알고 있다.

봉중근은 “앞으로 2년은 정말 죽었다고 생각하고 야구에 미쳐야 한다. 팬들에게 마지막 선물을 멋지게 건네고 싶다”며 “이젠 팀 내 선배로서 후배들을 잘 이끌고, 리드해야 할 시기가 시기가 된 것 같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베테랑으로서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 수 있도록 연구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끝까지 팀에 대한 책임감을 피력한 봉중근이다.

‘봉타나’ 봉중근은 벌써 내년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성실함으로 세월을 이겨내겠다는 각오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바람을 드러냈다.

“뒤늦게 KBO리그에 들어와 이런저런 일이 많이 겪었다. 그때마다 LG 팬들의 응원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 FA 협상 과정에서도 오직 LG 팬들만 머릿속에 그렸다. 이 나이에도 당당하게 FA 계약을 맺고, 마운드에 설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 모범 FA로 남아 LG 팬들에게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하는 것이 내년 가장 큰 목표다.” 봉중근이 팬들에게 보내는 각오다.

전수은 기자 gurajeny@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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