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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이오시프 스탈린 - 마르크스주의와 민족문제 (1)

Lma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5.31 15: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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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장: 민족


민족이란 무엇인가? 민족은 기본적으로 인간군상들의 확고부동한 공동체이다.


민족 공동체는 인종이나 부족성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현대 이탈리아 민족은 라틴계와 튜턴족, 에르투리아계, 그리스계, 아랍계 이하 집단들로부터 기원한다. 프랑스 민족도 갈리아인, 로마인, 브리튼인, 튜턴족 이하 집단들로부터 기원한다. 다양한 인종과 부족들로부터 민족공동체가 형성된 독일과 영국, 그리고 기타 국가들도 이는 마찬가지다. 따라서 민족은 하위집단들의 역사적 군집체일 뿐 인종적이지도 부족적이지도 않다.


하지만 키루스 2세와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대제국이 비록 서로 다른 부족들과 인종들이 역사적으로 군집해 형성됐다고 해도 민족공동체로 불릴 수 없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들 대제국은 민족국가가 아니라 피지배집단의 패배 또는 정복자의 승전으로 뭉쳐진 느슨하고도 형해화된 연합체에 불과하다. 따라서 민족은 느슨하거나 단명한 연합체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안정된 공동체를 의미한다.


하지만 정치적 안정 상태의 모든 공동체가 민족을 구성하지는 않는다. 오스트리아와 러시아도 정치적 안정을 영위하는 공동체지만, 어느 누구도 이들 국가들을 민족구성체(nation)로 정의내리지 않는다. 무엇이 국가공동체로부터 민족공동체를 구분짓는가? 민족공동체는 무엇보다도 공용어 없이 성립이 불가능하다. 오스트리아 내부 체코 민족과 러시아 영내 폴란드 민족은 공용어를 보유하지 않는 이상 성립이 불가능한 반면, 러시아와 오스트리아의 민족정체성은 영내에 서로 다른 언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영향받지 않는다. 물론 이는 인민들의 공용어를 뜻하지 정부 공식 언어가 아닌만큼, 공용어는 민족의 선명한 특성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는 서로 다른 민족이 항상 어디에서나 고유 민족어로 소통한다거나, 특정 언어를 구사하는 모든 이들이 반드시 하나의 민족을 구성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배다른 민족에 반드시 배다른 언어가 아니라, 모든 민족에게 공용어를! 동시다발적으로 몇 개 국어를 할 줄 아는 민족은 존재하지 않으나, 이는 같은 언어를 구사하는 2개 민족이 실존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니다. 영국인과 미국인은 동일한 언어를 구사하지만 단일국가를 이루지 않는다. 같은 논리는 노르웨이인과 덴마크인, 영국인과 아일랜드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영국인과 미국인들은 예컨데 공통된 언어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왜 단일국가를 형성하지 않는가? 가장 먼저 언급할 점이라면 영국인과 미국인들은 서로 동떨어진 지역에 터전을 잡았다는 것이다. 민족은 수 세대를 어깨동무하며 거주공간을 유지해온 인간군상들과 장기성, 체계적 통상왕래의 산물이다.


그러나 공통된 거주영역을 지니고 있다고 해서 한 집 아래에 영원히 같이 살수 없는 노릇이다. 영국인과 미국인들은 본래 같은 지역에 정주했으며 단일민족을 구성하였다. 시간이 경과하고 나서 영국인 일부가 본토에서 미국이라는 신대륙으로 이주해 미국이라는 새로운 민족 구성체를 형성했고, 영토의 다름은 배다른 민족의 형성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공통 정착지는 민족구성체의 주된 특색 중 하나이다.


하지만 공통된 거주영역 자체만으로는 민족 구성체를 창출하지 못한다. 공통된 영토는 다양한 부분들을 하나로 결합시킬 단일 구성체를 수반한다. 영국과 미국 사이엔 그같은 유대감이 전무하여 별개의 국가를 이룬다. 그러나 미국인들 스스로가 자체적 노동 분업화와 통신수단 발달 등의 결과로 국내에 서로 분리된 경제권이 단일 총체로 통합된 경우가 아닌만큼 해당 맥락에서 민족 구성체로 불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조지아를 예시로 살펴보자. 1861년 농노개혁 이전 조지아인들은 공통된 거주영역에서 삶을 영위하며 동일한 언어를 구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엄밀히 말해 단일 민족국가를 구성하지 못했다. 서로 분리된 지방 공국들로 나눠졌기에 그루지야인들은 공동 경제권역을 보유할수 없었으며, 수세기동안 내전과 약탈을 벌이며 페르시아와 오스만 제국을 끌여들었다. 몇몇 성군들이 잠시나마 최대한 표피적 행정권역 아래로 분열된 소국들을 융합시킨 느슨하고도 형식적 연합체는 지방 공후들의 변덕과 소농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급속도로 해체됐으며, 경제적으로 뭉쳐지지 않았던 풍토도 한몫했다. 조지아는 농노제 철폐와 지역경제 성장, 통신수단 발달, 각 지역간 노동분화가 지방 공국들의 경제적 고립을 소멸시켜 단일 권역으로 융합이 촉진된 19세기 후반에 들어서서야 민족 구성체로서 모습을 드러냈다. 봉건주의 단계에서 자본주의 발달과정을 거치고 있는 여타 국가들한테도 이는 똑같이 적용된다. 공동 경제권역은 따라서 민족 구성체의 주된 특색중 하나이다.


그러나 공동 경제권역도 심지어 전부가 아니다. 앞서 말한 바를 제쳐두더라도 무릇 학자라면 민족을 구성하는 인간군상들의 정신적 결합을 고려해야 한다. ()민족들은 삶의 질 뿐만 아니라 민족문화의 특수성을 보여주는 정신적 결합 면에서도 서로 구분되어진다. 단일 국어를 구사하는 영국과 미국, 아일랜드가 그럼에도 3개의 별개 민족국가를 구성한다면, 이는 세대에서 세대를 거쳐 발전경로를 거친 심리적 특수성 때문이라고 해도 이상할게 없다. 물론 심리적 기질, 또는 "민족적 특색"은 그 자체로서 형언하기 어려운 무언가이나, 민족구성체에 있어 공통사항인 특수한 문화양식을 보여준다면 형언 가능한 무언가가 되며 터부시될수 없다.


"민족적 특색"은 말할 필요도 없이 한번 고정되어 끝까지 가는 성질이 아니라 경제적 조건에 의해 규정된다. 그러나 민족적 특색은 주어진 순간마다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민족구성체를 그려내는 데에 있어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다. 따라서 공통된 문화를 통해 정체감을 여실히 표출하는 심리적 특수성은 민족구성체의 주된 특성에 속한다.


지금까지 민족을 이루는 주된 특징들에 대해 살펴보았다. 민족은 공용어와 거주지역, 경제권역, 동일한 문화로 표현되는 심리적 성질을 기반으로 하여 역사적으로 구성된 인민대중의 평화로운 공동체이다. 민족이 모든 역사적 현상처럼 변화의 법칙에 귀속되며, 나름의 역사와 시작, 그리고 끝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말할 나위도 없다. 반드시 강조되어야 할 점이라면 민족을 정의하는데에 있어 상술한 특징들 중 어느 부문도 개별적으로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해당 특징들 중 단 하나라도 자격조건에 맞지 않는 함량미달이면 더 이상 민족구성체가 아니다.


공통된 "민족적 특색"을 지닌 부류들일지라도 경제적으로 분립되어 배다른 영토에 거주하고,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등의 사례가 속출하면 단일 민족구성체를 이룰수 없다고 여길 수 있다. 우리 사회민주주의자들은 갈리치아인, 미국인, 조지아인, 캅카스 유대인들이 단일민족을 구성하지 않는다고 간주한다. 공통된 영토와 경제권역을 지닌 부류라 할지라도 동일한 "민족적 특색"과 언어가 없으면 단일민족을 구성치 못할 거라고도 판단할수 있다. 발트 독일인과 라트비아인들이 바로 대표적인 예시다. 마지막으로 노르웨이인과 덴마크인은 동일한 언어로 소통하지만, 여타 특색들의 부재로 인해 단일민족을 창출하기엔 어려운 점이 따른다. 본문에 서술된 모든 특징들이 모두 탑재되어 있을 때만이 민족구성체가 성립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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