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성난변호사(2015) 인터뷰 중 몇개.txt

youmake(118.32) 2015.10.13 03:27:07
조회 2538 추천 15 댓글 2

														



예전에 올린 GQ랑 짜집기 말고 괜찮았던(내 기준 기자가 그래도 좀 시간들여 쓴 거 같은) 인터뷰..

며칠 지난 것도 있지만 이리 올려두면 뉴 균빠가 볼 수도 있지 않겠나..ㅋㅋㅋ

기록은 중요하다네....ㅋㅋㅋㅋ


--------------- 결국 못 구한 <씨네21>


이번에는 변호사다. 셰프부터 의사, 건축가, 형사 등을 두루 맡아온 ‘전문직’ 전문 배우 이선균이 <성난 변호사>로 돌아왔다. 드라마 <파스타>에서 샘 킴 셰프에게 직접 칼 쓰는 법과 요리를 배웠고, <하얀 거탑>과 <골든타임>에선 수술을 참관하며 의학지식을 익혔던 그는 이번 <성난 변호사>에선 재판을 참관하는 데서 나아가 교회 설교, 각종 홈쇼핑 및 토크쇼를 섭렵했다. 그렇게까지 한 이유는 “뛰어난 언변으로 법정을 압도하는 변호사 ‘변호성’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새로운 옷을 입고 관객과 마주할 준비를 마친 이선균을 만났다.


<성난 변호사>의 변호성은 ‘이기는 게 정의’라는 신념하에 돈 냄새 나는 사건만 맡아 일사천리로 해결하는 능력 있는 변호사다. 제목만 보면 본격적인 법정 드라마 같지만, 이 변호사는 발로 뛰어야 하는 사건에 맞닥뜨리고 급기야 구르고 깨지며 몸을 혹사시킨다. 가히 <끝까지 간다>의 고건수 형사에 못지않은 활동량이다. 지난해 그에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최우수연기상을 안긴 <끝까지 간다> 이후 그의 연기 인생엔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그전까진 로맨틱 코미디가 더 많이 들어왔는데, <끝까지 간다> 이후엔 몸을 쓰는 형사물, 스릴러 위주로 작품이 들어왔다. 그리고 부담스럽게 원톱영화들이 많이 들어오더라. (웃음)” 물밀듯 들어온 작품들 중 <성난 변호사>를 택하게 된 까닭은 무얼까. 그는 차기작을 정하는 기준 중 하나로 “전작”을 꼽는다. “한번에 180도 바뀌는 모습은 아니어도, 전작의 모습에서 연기의 폭을 5도, 10도씩 키우며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히려 한다. <성난 변호사>는 그만큼의 폭을 더 확보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돌이켜보면 그의 스펙트럼은 언제나 넓어지는 과정에 있었다. 이선균이 최초로 대중에게 각인된 이미지는 ‘부드럽고 선한 남자’였다. 드라마 <하얀 거탑>에서 인간적인 가치를 지키려 노력하는 의사 최도영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그는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말 그대로 ‘프린스’ 같은 로맨티스트 최한성으로 분해 여심을 사로잡았다. 진폭이 넓고 울림이 깊은 중저음의 목소리는 그에게 ‘동굴 목소리’라는 애칭까지 선사했고, 한동안 그는 다정하고 따뜻하며 섬세한 어떤 남자의 전형으로 여겨지기까지 했다. 반전을 보여준 것은 <파스타> 때다. 한없이 자상할 것만 같았던 그는 팬을 든 폭군이 됐고, ‘내 주방에 여자는 없다’고 선언하는 까칠한 셰프로 변신했다. 다정하던 동굴 목소리는 시도 때도 없이 ‘버럭’하는 성량 좋은 목소리가 됐건만 능력 있는 셰프의 밀어주고 당겨주는 연애 앞에 여심은 이번에도 속수무책이었다. 하지만 그런 위악이 전부가 아니라는 듯, 그는 금세 홍상수 감독의 <옥희의 영화> <우리 선희> 등에서 ‘찌질’하고 그래서 더 절실한 남자의 모습을 입었다. 홍 감독의 영화에서 생활연기를 체득한 그는 <쩨쩨한 로맨스> <내 아내의 모든 것> 등에서 적당히 지질하고 적당히 현실적인, 보통 남자들을 대변하는 캐릭터가 됐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선균’이라는 캐릭터는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의 주인공으로 더 익숙한 이미지였다.

그의 스펙트럼이 뜨거운 에너지로 응축되는 순간

<끝까지 간다>는 그랬던 이선균이 캐릭터를 넘어 장르의 영역을 확장한 하나의 사건이었다. 그는 영화에서 일체의 러브라인 없이 남성 캐릭터와의 힘겨루기만으로 극을 견인해갔다. “<끝까지 간다>는 전환점 혹은 하나의 언덕 같은 것이었다. 새로운 장르에 대한 시도였을 뿐 아니라 극을 끌고 가는 책임감도 알게끔 해준 작품이다. <성난 변호사>는 그 터닝 포인트 이후 내딛은 첫걸음이다. 원톱에 대한 부담감이 컸지만 까짓 거 한번 부딪혀보자고 생각했다.” 부딪힌 결과는 꽤 낙관적으로 보인다. <끝까지 간다>의 고건수가 사건에 휘말렸다면, <성난 변호사>의 변호성은 사건을 주도한다. <성난 변호사>를 연출한 허종호 감독이 말했듯 “조진웅이 없는” 이 영화에서, 이선균은 온전히 캐릭터의 힘으로 극을 장악했다. “<끝까지 간다>는 사건 중심의 영화라 캐릭터가 뚜렷하지는 않다. 그러나 변호성은 프라이드가 강하고 톡톡 튀는 캐릭터다. 이런 캐릭터가 사건에 직면할 때마다 어떻게 대처하는지 보여주는 것이 관건이었다. 캐릭터를 연기하는 재미가 있었지.”


<성난 변호사>가 변호성 원톱의 영화라면, 이 캐릭터가 ‘성이 난 것’은 영화를 추동하는 힘이다.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나는 걸 못 참는 변호성이 승부사 기질을 발휘할 때, 영화는 가속도가 붙으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곱씹어보면, 이선균의 캐릭터가 성을 내는 것은 자못 익숙한 일이다. <파스타>에서 만족스럽지 않은 요리에 버럭 소리치고,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에서 자신을 떠나려는 해원을 타박하고, <끝까지 간다>에서 욕지거리를 내뱉듯 말이다. 분에 못 이기는 듯 폭발적으로 말을 쏟아내는 그의 연기에서는 마치 타고난 것 같은 기질적 뜨거움이 느껴진다. 그리고 <성난 변호사>에서 그 기질은 서사를 견인하는 원동력이 된다. ‘성난’ 변호성은, 한때 차분하고 자상했다가, 까칠했다가, 지질해지기도 하며 점점 캐릭터의 온도를 높여온 이선균의 스펙트럼이 뜨거운 에너지로 응축되는 순간이라 명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별로 로맨틱하지도 까칠하지도 않은, 그저 솔직한 스타일”



가지각색 캐릭터들을 거쳐온 그는 길었던 자신의 이미지 변천사에 “수식어는 언제든 바뀌는 것이더라”는 현답을 내렸다. “언제는 로맨틱 가이고, 언제는 ‘찌질’한 남자다. (웃음) 배우는 캐릭터를 통해 이미지를 운용하지만, 내 경우는 의도한 건 아니다. 그때그때 표현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준 게 아닐까 한다. 경험을 쌓으면서 폭을 넓혀갔는데, 중요한 건 내가 즐기고 있다는 거다.” 그가 연기한 캐릭터들 중에 실제 그 자신과 가까운 모습도 있었을까. “실제의 나는 별로 로맨틱하지도 까칠하지도 않다. (웃음) 나는 그저 솔직한 스타일이다. 연기도 멋 부리고 포장하기보단 힘을 빼고 하는 연기를 좋아한다.” 스스로를 “신비감이 없는 사람”이라고 정의한 그는 자신과 닮은 캐릭터의 모습을 슬그머니 털어놓기도 했다. “사실 가장 닮아 있는 건 홍상수 감독 영화들에서의 모습이다. 말투도 비슷하다. 물론, 그런 ‘찌질’한 연애를 해본 건 아니다. (웃음)”



홍상수 감독을 비롯해 여러 작품을 함께해온 감독들은 그에게 다양한 모습을 채워넣은 장본인들이다. “홍상수 감독과의 작업은 일상적인 생활연기를 체득하게 해줬다. 당시 시나리오가 나오니 순간에 집중하게 되는 쾌감이 있었다. <태릉선수촌> <커피프린스 1호점>의 이윤정 PD는 배우와의 소통을 중시하고 그에게 맞는 옷을 준다. <파스타> <미스코리아>의 권석장 PD는 배우에게 연기를 믿고 맡긴다. 극단처럼 한팀으로 가는 걸 선호해 나와 배우 이성민이 쭉 같이해왔다.” <성난 변호사>를 함께한 허종호 감독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동문이다. “재학 시절 허종호 감독의 단편에 출연하기도 하며 친하게 지냈다. <성난 변호사>를 하게 된 계기 중 반은 감독과의 인연 때문이다. 가까운 사이니까 더 후회 없이 찍자고 끊임없이 서로를 채찍질했다. 그 결과로 겉치레 없이 재미있게 잘 찍은 것 같다.” 그는 “그들과 함께한 모든 작업이 날 고민케 했고, 살찌워왔고, 지금까지 오게 했다”며 함께한 인연들에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물론, 지금까지 보여준 그의 행보는 종결형이 아니다. 쏟아지는 러브콜에 정해진 차기작만 벌써 두개다. 배우 김혜수와 출연하는 누아르 <소중한 여인>(감독 이안규)과 사극 <임금님의 사건수첩>(감독 문현성)이 그것이다. “첫 누아르고, 첫 사극이다. 안 해봤던 장르라 잘할 수 있을까 겁이 날 수도 있는데, 이번엔 기대감이 우선한다. 아마 내가 누아르, 사극을 한다고 하면 세간의 우려가 있을 거다. 하지만 ‘이선균이 누아르 못할 줄 알았지? 보여줄게’ 이런 심정이랄까. (웃음) 제대로 즐기고 싶다. 당당해지고 싶은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할 거다.” 또 다른 도전 앞에 여전히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이선균. 끊임없는 확장과 전회의 과정이 그를 구축해왔듯, 그의 스펙트럼은 계속해서 새로운 궤적을 그려낼 것이다.



(글) 이예지
(사진) 오계옥 klara@cine21.com


------------------------------- [서울신문]  “1000만 대박보다 300만 중박이 좋다”

멀끔하게 잘생긴 스무 살 젊은이는 1994년 대학에 갓 입학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 앞에 나서서 말하는 것도, 노래 부르는 것도 부끄러워했다. 그저 왠지 선배들이 술을 잘 사줄 것만 같아서 연극 동아리에 들어갔다. 연기부도 아닌 그냥 스태프의 하나였다. 그러다 갑자기 사정이 생긴 선배의 빈자리를 채우느라 급히 무대에 올랐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속 목에 줄을 묶인 채 개처럼 끌려다니는 노예 ‘럭키’ 역할. 변변한 대사도 없는 단역이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무대 위 눈부신 조명 앞에 선 그는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짜릿한 희열을 느꼈다. 이듬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입학했고, 드디어 배우의 운명이 두텁게 덧입혀졌다. 2015년 현재 뮤지컬, 영화, 드라마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이선균(40)의 배우로서 삶은 그렇게 시작했다.

지난 5일 서울 삼청동 한 찻집에서 그를 만났다. 영화 ‘성난 변호사’의 주연배우로서 개봉(8일)을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시간이었다. 혼자서 좌충우돌하며 영화의 서사와 등장인물의 관계를 끌고 가야 하는, 명실상부한 ‘원톱 주연 영화’다. 큰 걱정과 기대를 함께 품을 만한 상황이다. 그런데 그가 내뱉은 첫 반응은 의외로 덤덤하다.

“허종호 감독이 ‘이 영화는 너랑 나랑 절반씩 책임져야 한다’고 말하더라고요. 1000만 영화는 결코 바라지 않습니다. 그냥 200만~300만 드는 중박 영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허 감독은 한예종 동문 친구다. 허 감독은 그를 재승박덕의 까칠한 변호사 ‘변호성’역으로 일찌감치 정해놓았다. 그리고 영화 기획 단계에서부터 함께했다. 주연일 뿐 아니라 스릴러와 코미디 사이를 오가는 영화 시나리오의 수정 작업, 다른 배우 캐스팅 과정에도 함께했으니 책임져야 할 몫은 단순한 주연배우 이상이었다. 하지만 그는 “주연배우로서 갖는 부담감은 ‘끝까지 간다’에서 충분히 느꼈다. 그때 영화를 대하는 태도와 마인드가 모두 바뀌었다”고 잘라 말했다. 책임감에 대한 강조였다. 놀라운 점은 그 책임감의 영역이 단순히 개인적인 부분이나 자신이 참여한 영화의 성패를 뛰어넘어 한국영화산업 전반으로 확장된 것이다.

그가 이번 영화가 중박 영화가 되기를 바란다고 한 말은 짐짓 겸손을 부리는 것과는 달랐다. “지난해 ‘끝까지 간다’가 이런저런 상도 많이 받았지만 그것과는 다른 이유로 참 괜찮은 영화였다고 평가해요. 1000만 영화의 틈바구니에서 극장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소리 없이 사라지는 영화들이 많은데, 350만 관객이 드는 상업영화가 존재한다는 것은 영화판에서 새로운 영화를 기획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기 때문이죠.”

그는 “요즘 제작비 수십억원은 기본이고, 어지간하면 100억원 넘는 영화도 많은데 그렇게 1000만 영화가 되는 것보다 설령 많지 않은 제작비를 들였더라도 다양한 소재로 재미있게 만든 영화가 200만, 300만 영화가 돼서 든든한 허리 역할을 해주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말했다. 국내영화산업의 지속가능성 및 건강한 영화 생태계 확보에 대한 문제의식이다.

그는 “사실 최근 영화판을 보면 다양한 아이디어를 담은 영화가 거의 없고, 남성영화, 오락영화, 장르영화 중심으로 영화 기획의 편중 현상이 심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다닐 때만 해도 한예종은 재학 중 상업적 외부 활동이 금지돼 있었다. 단편영화와 연극무대에 오른 뒤 졸업하고 27살 때 처음 뮤지컬을 통해 데뷔했다. 뮤지컬, 영화, 드라마 등에서 주연 혹은 준주연급으로 활동을 이어 오던 이선균은 2010년 TV 드라마 ‘파스타’에서 ‘버럭 셰프 최현욱’으로 나타나 뭇 여심을 뒤흔들었다. 요즘 유행하는 말을 빌면 ‘츤데레’(겉으로는 퉁명스럽지만 속으로는 자상한 남자)의 원조격이다. 최고 시청률 21.2%를 기록한 초절정 인기 드라마였고, 그의 낮지만 부드러운 목소리에 많은 이들이 설레는 가슴을 부여잡았다. 그러고 나서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끝까지 간다’, 그리고 이번 ‘성난 변호사’까지 일관된 이미지를 구축했다. 바로 뻔질대거나, 까칠한 30대 남자 이미지다. 그의 실제 모습과 헷갈려하는 경우조차 있다.

그는 “‘끝까지 간다’ 이후 한동안 형사물만 계속 들어왔는데, 사실 한 번 이미지가 굳어지면 비슷한 시나리오의 비슷한 역할이 계속 들어온다”면서 “배우로서 선택할 수 있는 폭 안에서 고를 뿐”이라고 말했다.

맞다. ‘버럭 배우’ 이미지는 그가 갖고 싶다고 계속 유지하고, 버리고 싶다고 쉬 버려지는 것은 아니었다. 연기의 폭과 깊이를 고려하기에는 그 역시 생활인으로서 한계를 갖고 있음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는 이들은 안다. 그가 가진 연기의 깊이가 어떤 것인지 말이다. 이선균은 2009년 영화 ‘파주’에서 감정을 따라 느릿한 속도로 펼쳐내야 하는, 처제와 금기의 감정에 빠져드는 남자의 삶을 연기했다. 지금 까불대며 몸을 쓰는 배우 이선균의 이미지로는 쉬 떠올리기조차 어렵다. 고작 13만 명의 관객만 영화를 봤다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파주’요? 좋은 영화죠. 근데 워낙 사람들이 안 본 작품이라서…. 사실 배우라는 위치를 떠나 첫손가락에 꼽는 영화는 ‘살인의 추억’이에요. 이야기도 다 알고, 결론도 다 알고 있지만 몇 번을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재미있어요. 무려 10년도 더 된 영화인데….”

그는 “‘영웅본색’, ‘시네마천국’처럼 어렸을 때 봤던 영화의 여운이 오래 남는 것 같다”면서 “비디오가게에서 빌린 뒤 돈이 아까워서 몇 번씩 봤던 영화들의 음악, 키스 장면 등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내 “아내가 이런 촌스러운 얘기는 하지 말랬는데, 하하하”라고 덧붙였다.

이선균의 아내도 배우다. 영화 ‘사도’에서 사도세자의 생모인 영빈 역할을 맡은 전혜진(39)이다. 방송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서도 서로 간간이 상대방의 이름을 언급해왔다. 그는 “최근에 영화 보면서 그렇게 울었던 적이 없었다”고 ‘팔불출 모드’로 들어간다. 그렇다면 같은 작품에서 함께 영화에 출연하고 싶은 마음은 없을까.

“사람들이 실제 부부가 같이 나와서 연기하는 걸 얼마나 좋아하시겠어요? 예전에 연극은 같이해봤는데, 영화까지 같이할 생각은 없습니다.”

정색하며 손사래를 치던 그는 “전혜진이 연기를 아주 잘한다. 내가 자격지심을 느낄 정도”라면서 다시 ‘팔불출 모드’로 들어섰다. ‘버럭’, ‘츤데레’, ‘팔불출’ 등 다양한 수식어를 이름 앞에 붙여 놓고 있는 그는 누아르 장르 영화(‘소중한 여인’)와 코미디 퓨전 사극(‘임금님의 사건수첩’)에 잇따라 캐스팅돼 촬영을 앞두고 있다. “한때 연출을 꿈꾸고 시나리오도 써 봤지만 지금은 배우로서 다양한 역할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그의 말처럼 광폭 연기 행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인터뷰]이선균 "로코 주인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제 목소리를 듣고 호불호가 분명하다는 건 알아요. 울림이 있어서 어떻게 들으면 발음이 뭉개질 때가 있으니까요. 캐릭터 연기를 할 때 도움이 되기도, 또는 안 되기도 하죠. 단, 제가 스스로 목소리 좋다고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솔직히 전 제 목소리가 좋은지 모르겠거든요."


배우 이선균(40)은 본인의 목소리가 "남들과 약간 다를 뿐"이라며 호쾌하게 웃었다. 그의 기억에 따르면 고등학교 때도 울리진 않았던 것 같은데, 군대에서 "목소리 좋다"는 얘기를 들었단다. 외박을 보내줄 수 있으니 행사에 나가보라는 동기에게 "미쳤어?"라고 짜증을 부리긴 했다지만, 혹하긴 했다. 그래도 조용히 군 생활했다. 하긴 군에서는 튀지 않는 게 상책이다.

그의 목소리는 로맨틱 코미디에서 무척 달달하다. 영화 '성난 변호사'에서도 좋았다. 특히 법정 신에서 그의 대사들이 귀에 또박또박 꽂혔다. 법정이 나오는 장면은 대사가 많아서 정확한 발음이 안 들릴 때가 꽤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달랐다. 이선균의 목소리가 좋은 이유도 있었지만, 또 다른 비결이 있었다.


"법정신에서만큼은 사람들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 했거든요. 초반 시작부터 법정신이 나오고, 변호성이라는 인물도 표현해야 했기에 연습을 많이 했죠. 신뢰도 있게 보이려면 대화하듯 포인트를 조절했어요. 목사님 설교나 김제동씨 토크 콘서트도 봤어요. 직접 법정에도 가봤죠. 도움이 된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지만 악보 그리듯 연구를 많이 했어요.(웃음)"

이선균은 대사뿐 아니라 독특한 변호성 역할을 위해 스타일을 독특하게 보이도록 아이디어를 냈다. 검사 친구로부터 "염색도 하고 귀도 뚫은 변호사가 있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의뢰인이 신뢰하지 않는 인상이면 안 된다는 이야기에 적당한 선에서 멈췄다. 감독은 더 과한 스타일을 요구했지만, 이선균은 "내가 빅뱅 멤버들의 몸매는 아니니까 딱 이 정도가 좋았다. 염색도 대학생 때는 회색으로 하고 싶기도 했는데 지금은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성난 변호사'는 용의자만 있을 뿐 시체도 증거도 없는 살인 사건, 승소 확률 100%의 순간 시작된 반전에 자존심 짓밟힌 에이스 변호사가 벌이는 통쾌한 반격을 그리는 영화다. 이선균은 이번 영화에서 김고은과 호흡을 맞췄다. 김고은의 분량은 적다. 여기에도 이유가 있었다.

이선균은 "사실 고백하자면 여배우 캐스팅이 난항이었다. 고은이가 허락하지 않았다면 제작이 지연됐을 것"이라며 "고은이가 몸을 쓰는 걸 많이 찍었는데 편한 걸 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다는 데 그걸 공략했다. 멜로가 있을 것이라고 속이기도 했다"고 웃었다. 까마득하긴 하지만 김고은이 학교 후배이기도 하고, 김고은의 소속사 대표도 한 기수 아래 후배다. 이선균의 선택은 반협박(?)이었다. "너 나 안 믿니? 형 이제 안 볼 거야?"라는 말로 김고은 소속사 대표를 설득했다. 일종의 신종 사기(?)라고 하니, 이선균은 "사기 아니에요. 일종의 나눔?"이라고 쾌활하게 웃었다. "우정 출연 식이에요. 고은이가 응해줘서 고마운 마음뿐이죠."


여전히 이선균에게는 '버럭' '까칠'이라는 수식어가 통한다. 드라마 '파스타'부터 이어졌다. 이번에는 아마 '깐족'이라는 단어가 하나 더 붙을 것 같다. 평상시가 의심스럽다고 하니 또 호쾌하게 웃더니 "평상시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바로잡았다.


이선균 하면 아내 전혜진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조심스럽게 '성난 변호사'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과거 영화 홍보 인터뷰에서 만났던 그의 말이 기억나 되물었다. 과거 "아내도 배우인데 육아 때문에 연기를 못 하고 있으니 미안했다"고 했었다. 요즘 전혜진은 충무로에서 엄청난 활약을 하고 있다. 현재 흥행 중인 '사도'에서 영빈 역으로 빼어난 연기를 선보였다. 이에 앞서 '허삼관', '인간중독', '더 테러 라이브' 등으로 무척이나 바쁜 여배우 중 한 명이다.


이선균은 "결혼하고 육아 때문에 아내에게 미안했다. 5살, 7살인 두 아들이 있는데 이제 좀 이해하게 됐다. 솔직히 결혼 초반에는 철이 없었다. 서로 힘들었다. 결혼한 지 5년이 지나가니 이제는 안정기에 접어든 것 같다"며 "사람이 사는데 100% 다 맞을 순 없다. 여러 가지 과정을 거쳐 단단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혜진이가 일을 시작해도 되나 고민하는 시기였는데 좋은 작품을 만난 것 같다. '사도'를 통해서 즐거워했던 것 같다"며 "솔직히 혜진이가 '사도'에서 연기 잘한 건 놀라운 건 아니었다. 혜진이는 원래부터 연기를 잘했던 친구다. 나보다 훨씬 좋은 배우다. 좋은 작품을 해서 나도 좋았다"고 행복해했다.


요즘의 이선균은 로맨틱 코미디계에서는 멀어진 것 같다. 그를 기다리는 팬들을 위한 마지막 질문. 언제 로코로 컴백할 건인가? '성난 변호사'에서 김고은과 나이 차가 '조금' 있지만 어색하지 않게 약간의 멜로 감정이 보이기도 했다. 나이 차가 가늠되지 않을 정도다. 더 젊어지고 있는 느낌이랄까?

이선균은 "김고은 씨 팬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 걸요?"라고 멋쩍어했다. "이제 로맨틱 코미디 주인공은…. 절 좋아할까요?(웃음) 요즘 그런 장르가 별로 없더라고요. 획일화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요즘 젊고 예쁜 친구들이 많으니 그 친구들이 해야 하는 것 가기도 하고요. 다음 작품이 로맨틱 코미디는 아닌데 누아르 멜로에요. 지금까지 한 번도 안 해본 장르죠. 1월 말에 촬영할 예정인 '소중한 여인'이에요. 기대해주세요."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TV리포트


다음은 이선균과 일문일답.


-영화는 어떻게 봤나


작품성보다 대중성, 오락성을 중점으로 두는 영화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조카들이 처음으로 시사회에 왔는데 굉장히 좋아하더라.(웃음) 사실 소재가 청소년 관람불가로 갈 수 있는 여지가 있었는데, 처음부터 15세 관람가로 맞추는 작전을 짰다. 청소년들이 재밌게 봤다는 건 상당히 고무적인 일 아닌가. 으하하.


-전혜진의 '사도'는 어떻게 봤나


우리 영화의 질감과는 굉장히 다르지. 작품성도 작품성이지만 공감을 많이 했다. 내가 아들이기도 하면서 아버지이기도 하잖아. 마음이 많이 가더라. 처음에 '성난 변호사'가 '사도'랑 붙는다고 했을 때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도' 500만 관객이면 많이 보지 않았나? 으하하. 명절 증후군을 날리기엔 우리 영화가 좋다. 전혜진 얘기지만 기사는 '성난 변호사' 위주로 써줘야 한다.(웃음)


-허종호 감독이 '성난 변호사'에서 대중성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허 감독의 전작 '카운트다운'이 많이 어두웠잖아. 경쾌한 게 절실했던 것 같더라. 한예종 다닐 때도 영화과 사이에서 홍상수 감독님 같은 영화를 찍어야 한다는 게 당연한 분위기가 있었다. 그때도 허 감독은 철저한 상업주의 영화를 표방하는 독특한 친구였다. 그게 허 감독의 장점이었다. 2학년 때 워크숍을 같이 했는데, 우리 학교 출신 중 가장 먼저 데뷔하지 않을까 싶었다. '카운트다운'은 허종호답지 않았지. 자기다운 영화를 찍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더라.


-'끝까지 간다'의 성공 이후 첫 작품이다. 여러 러브콜이 있었을 텐데 '성난 변호사'를 택한 이유가 있다면


내가 '커피 프린스' 끝나고 나서 허 감독이 시나리오를 하나 줬다. 당시 소속사를 옮기고 정신없는 와중이었는데, 허 감독 입장에서는 내가 출연료가 안 맞아서 거절했다고 알고 있더라. 전혀 아니었거든. 오해였지. 이 얘길 3년 뒤에 들었다. 허 감독이 얼마나 속상했을까 생각하던 차에 '성난 변호사' 시나리오를 받았다. 언제 또 이렇게 같이 작업할 타이밍이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무엇보다 시나리오도 재밌었다. 아무래도 내가 빨리 출연 결정을 해주면 투자 심사도 빨리 진행되니까, 제작진이 꾸려지기도 전에 출연하겠다고 했지. 


-'끝까지 간다' 이후 복귀작이라 부담감은 없나


완전 부담이 없진 않지. '끝까지 간다' 이후엔 내가 혼자 작품을 책임져야 하는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오더라. 소위 개고생하는 시나리오 아니면 형사 역할.(웃음) '끝까지 간다' 같은 시나리오가 50부는 들어왔다. 독박 한 번 써봐라 이거지. 프하하.


-기존 작품들의 법정신과 차별점을 둔 점이 있다면


'변호인', '의뢰인', '소수의견'은 책임감을 강조하는 영화들이잖아. 우리는 그런 톤앤 매너는 아니기 때문에 '놀자'라는 생각으로 했다. 법정 공방 자체보다 내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해 뭐가 필요할까 고민했는데, 배심원을 내 편으로 만들고 현혹시켜야 하더라. 그런 사람이 누가 있을까 고민해 보니 목사님, 쇼호스트, 김제동 씨가 떠오르더라. 믿고 싶게 만들고, 사고 싶게 만들잖아. 가만히 들어보니 대화에서 '밀당'을 하더라. 그 지점을 눈여겨 봤는데, 이걸 또 너무 따라하면 장사치처럼 보일 것 같아서 감독과 논의를 많이 했지.


-김고은과 로맨스는 더 나갔어도 됐을 것 같던데


에이. 그 정도가 딱 좋다. 더 가면 더러워 보인다. 나이차이가 있어서 욕 먹는다.(웃음) '성난 변호사' 찍기 전엔 본 적은 없었지만 자랑스러운 후배였다. 이번 영화를 계기로 친해졌다. 고은이가 늘 광기 있는 캐릭터, 그 나이대 배우들이 할 수 없는 연기를 했잖아. 본인 스스로 말랑말랑한 멜로를 굉장히 하고 싶어했더라. 고은이 캐릭터가 분량이 적어서 캐스팅하기 쉽지 않았다. 고은이가 출연해줘서 계획했던 시기에 들어갈 수 있었다.


-속편이 나올까?


잘 모르겠다. 만약 나오게 되면 (임)원희 형 분량이 좀 더 많아지겠지.


-'성난 변호사'는 표준계약서대로 찍었다고


맞다. 철저하게 표준계약서대로 찍은 최초의 한국영화다. 하루 12시간 촬영을 철저하게 지켰다. 감독 입장에선 빨리 찍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더라. 감독과 배우이기에 앞서 서로 친구다 보니까 현장에서 바로바로 말하고 소통이 빨랐다. 


-예전보다 많이 여유로워진 것 같다.


나이도 있고 많이 편해지긴 했다. 지금이 안식년 아닌 안식년이 됐다. 이렇게 뭔가를 촬영 안 하고 있는 건 10년 만에 처음이다. 내년에 찍을 작품이 있다 보니 새로 시나리오를 보기도 그렇고. 쉬고 있다. 원래 하려던 작품이 계획과 달리 틀어져서 리듬이 바뀌었다. 처음엔 '아 짜증나네' 싶었지. 영화가 중단돼 힘든 것 보다 이제 막 파이팅 넘치게 일해보려는데 그게 틀어지다 보니까 힘이 탁 풀리더라. 게을러지고 다운되고 살도 많이 쪘다. 어느 순간 그게 너무 싫어서 운동도 시작했고, 지난날을 돌이켜 보는 시간도 가졌다. 작품에 대한 태도, 책임감을 많이 생각했다. 예전에는 영화 홍보하면서 예능 프로 나가는 것도 굳이 왜 해야 하나 싶었는데, 이젠 기왕 해야 하는 거라면 즐겁게 하자 마인드다.


-전혜진 역시 '사도' 이후 작품에 대한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던데.


맞다. 그전에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었다면 이젠 '하고 싶다'로 바뀌었다. '사도'덕분에 나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사도' 홍보 활동하면서 그게 힘들다는 걸 알게 된 거지. 예전에는 내가 영화 끝나고 한 잔 하면 왜 빨리 안 들어오느냐고 하다가 이제는 이해하더라. 배우들끼리 살면 서로 이해하지 않느냐고 하는데 아니었거든. 혜진이가 뭐를 하려는 마음이 더 커진 것 같아서 좋고, 요즘 참 재밌다.


-'끝까지 간다'가 이선균의 필모그래피에서 어떤 의미를 차지하나


내게 정말 중요한 영화다. 단순히 상을 많이 받아서 좋은 건 아니다. '끝까지 간다'로 정말 많은 걸 느꼈고 많은 것이 달라졌다. 영화에 대한 책임감, 태도가 달라졌다. 상은 관객들이 사랑해줬기 때문에 받은 보너스지. 난 한 번도 우등생이 되려고 노력한 적 없다. 그저 통과만 하려고 살아온 앤데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싶으면서 주변 사람들한테 고맙고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앞으로는 우등생이 되려는 마음가짐을 갖고 노력은 해봐야겠더라. 주변의 도움, 운과 타이밍으로 여기까지 왔다면, 앞으로는 더 열심히 해서 70점 받던 학생에서 90점 받는 학생으로 갈 데까지 가봐야겠단 생각으로 바뀌었다.


-'성난 변호사' 목표 관객수가 있다면


예전에는 목표 관객수도 철저하게 개인주의였다. '손익분기점만 넘으면 되는 것 아냐?'였는데 이 역시 굉장히 이기적인 생각이었다. 너 100원 갖고 영화 찍었으니까 100원만 갖다 드릴게

요라는 느낌과 똑같은 거지. 영화를 기획하고 준비했던 스태프들의 고생과 노력, 시간이 몇 년이잖아. 더군다나 한국에서 영화 감독으로 산다는 건 정말 무서운 일이거든. 입봉 자체도 힘들고 흥행 결과가 안 좋으면 언제 또 영화를 찍을 수 있을지 기약 없잖아. 허종호 감독도 졸업하고 겨우 두 작품 찍었다. 아직 영화 한 편도 못 찍은 친구들 정말 많다. 안타까운 거지.


-'성난 변호사'가 '끝까지 간다'를 넘어설 수 있을까


'끝까지 간다'가 내것도 아니고, '성난 변호사'와 제작진이 같은 것도 아닌데 영화 포스터에 문구로 들어갔다. 김성훈 감독('끝까지 간다'), 진웅이한테 전화해서 미안하다고 했다.(좌중폭소) '끝까지 간다' 정말 끝까지 가더라. '성난 변호사'는 '끝까지 간다'보다는 슬랩스틱 코미디가 좀 더 가미됐지. 그런 면에서 조금 더 대중적이고 쉬운 영화가 아닐까 싶다. 우리 조카들이 좋아했다니. 으하하.


-------------------------


[한겨레]영화 ‘성난 변호사’ 주연 이선균


“저도 알아요. 제가 ‘짜증 연기 1인자’로 불린다는 걸. 제가 얼굴은 평범한데 목소리가 특이한 편이라 의식적으로 힘 빼고 연기하는 데 집중하다보니 늘 비슷해 보이는 것 같아요. 그런데 오늘 인터뷰에 그거 따지러 오신 거예요? 으하하하.”


배우 이선균(40)은 그 어느 때보다 여유로워 보였다. ‘매번 비슷한 작품을 골라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 아니냐’는 다소 공격적인 질문에도 반죽 좋게 웃어넘긴다. “짜증도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짜증이어야 하기에 연기하기 어렵다”고 눙친다.


사실 이선균의 연기는 ‘로맨틱 짜증 연기’로 불린다. 텔레비전 드라마 속에서 버럭버럭 짜증을 내면서도 한편으론 부드럽고 로맨틱한 모습을 보여줘서 붙은 명칭이다. 그런 그가 이번엔 맞춤형 캐릭터로 돌아왔다. 새 영화 <성난 변호사>에서 상위 1% 두뇌, 승률 100%의 엘리트 변호사 변호성 역을 맡았다. 잘나가던 차에 시체 없는 살인사건 용의자의 변호를 맡게 되면서 꼬이고 또 꼬이는 인생 최대 위기를 맞게 되는 인물이다.


“사람들이 이번 영화를 자꾸 <베테랑>과 비교하시던데, <베테랑>과 안 붙어서 다행이에요. 으하하하. <성난 변호사>는 정의구현에 관한 이야기도 아니고, 법정 드라마도 아니에요. 추리·추격·법정 등 다양한 장르가 섞여 있는 재밌는 오락영화로 봐주시면 좋겠어요.”


뭔가 영화의 장르를 규정하고, 의미를 부여하려는 시도에 대해 이선균은 단호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영화 속 변호성이 성이 난 이유는 재벌의 비리에 대한 분노라기보단 ‘자존심’을 건드린 데 대한 분노라는 설명이다. “‘사람이 이기는지 돈이 이기는지 두고 보자’고 외치지만, 변호성은 돈이 이긴다는 사실을 이미 다 알고 있는 인물이에요. ‘이기는 게 정의다. 이길 수 없다면 이기는 편에 서자’는 날라리거든요. 재벌은 그냥 (황)정민이 형이 ‘조태오’랑 같이 잡아주면 고맙겠어요. 으하하하.”


대검중수부 출신 엘리트 변호사 연기를 하려니 어렵지 않았냐는 물음에도 “전혀”라고 잘라 말했다. 애초에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법정신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법정은 판사님이 80%는 혼자 이야기하잖아요. 지루해 졸음이 쏟아져요. 그래서 생각했죠. 우리 교회 목사님에다 토크 콘서트 달변가 김제동에다 홈쇼핑 쇼호스트를 더해서 배심원과 판사를 현혹시켜 보자고요. 혼자 크레셴도(점점 세게)와 데크레셴도(점점 여리게)가 그려진 악보를 그리듯 준비했어요.”


지난해 350만명을 동원하며 흥행과 작품성,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끝까지 간다>는 이선균에게 ‘변곡점’ 같은 작품이다. <성난 변호사>는 <끝까지 간다>보다 홀로 책임져야 할 분량이 훨씬 더 많아진 것이 부담이라면 큰 부담이다. “<끝까지 간다>를 야구에 빗대면, 저는 구속과 구질이 평범한 선발투수고 조진웅은 4번 타자예요. 4번 타자가 역전 만루홈런을 친 거죠. 이번엔 제 혼자 끌고 가니 책임감이 훨씬 무겁게 다가와요.”


이런 부담감 탓에 ‘흥행’에 대한 생각도 조금 바뀌었다. “예전에는 손익분기점만 맞춰도 다행이라 여겼는데, 이제는 100원 투자해 100원 뽑는 의미 없는 장사는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크단다. 허종호 감독과 대학 동기인 것도 영화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 큰 또 다른 이유다.


이번 영화까지는 ‘짜증 선균’이지만, 내년에는 <소중한 여인>으로 누아르 연기에 도전한다는 그는 ‘변화’를 다짐했다. “멜로도 있고 액션도 있어요. 약간 <달콤한 인생> 분위기도 날 것 같고. 근데 뭐 관객들이 저한테 큰 관심은 없잖아요? 으하하하.”


멜로는 <사도>에서 사도세자의 생모 영빈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아내 전혜진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그는 고개를 저으며 쿨하게 답했다. “에이~ 매일매일 일일드라마를 함께 찍고 있는 판에 굳이…. 으하하하.”


추천 비추천

15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공지 "당신들의 의리에! 깊은 경의를 표함~"+균셀카 인증 [18] 도순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3.19 10343 119
공지 ▶▷균갤7주년+청춘배우이선균 40번째 생일조공 물품샷+정산후기◀◁ [10] 도순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3.06 12027 32
공지 ★★★ 너네DC? 우리균갤! 통합공지 (Ver 2.5) ★★★ [36] DC균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28 6681 0
공지 ★★★ 너네DC? 우리균갤! 조공/후기/인증/ 모음 ★★★ [16] DC균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4.13 12485 8
공지 이선균 갤러리 이용 안내 [96] 운영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2.14 16497 0
125567 뭐만하면 논란 ㅇㅇ(223.62) 05.27 11 0
125476 오늘따라 혜리누나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2 256 9
125438 오늘따라 [4] 혜리누나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422 13
125375 1년 전 오늘 [3] ㅇㅇ(106.102) 04.14 562 23
125115 바다여행 [1] 이갤러(58.235) 04.12 268 11
125100 바다여행이 듣고 싶네요 이갤러(106.101) 04.09 137 3
125098 얼마전 장국영 기일이라서 그런가 이선균이 꿈에 나옴 [1] ㅇㅇ(106.101) 04.09 342 7
125094 pmc 무인때인데 [4] 이갤러(124.216) 04.02 460 11
125091 그가 생각나는 이밤에 [4] 이갤러(211.234) 03.30 408 9
125090 아들 떠나고 3개월 만에…故 이선균 부친 별세 [7] 이갤러(39.7) 03.27 742 9
125089 인천경찰관 3명 이선균 수사기밀 유출 [4] ㅇㅇ(220.71) 03.27 395 5
125085 이선균 수사자료 유출 사실이었다… 범행 인정 경찰관, 구속은 피해 [5] 이갤러(175.223) 03.24 518 8
125084 문건유출 경찰관 구속 기로 [2] ㅇㅇ(211.234) 03.23 298 8
125082 문득 생각날때 정말 맘아프네 [2] ㅇㅇ(106.102) 03.15 598 17
125081 빅소정 김남희 재판장 영상 감사 ㅇㅇ(223.38) 03.14 304 6
125078 연예인들아 제발 놀러가도 좋은데 ㅇㅇ(211.234) 03.11 333 2
125077 [96th 아카데미]아, 이선균…오스카도 그리워했다 이갤러(175.223) 03.11 282 17
125076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故 이선균 추모..이동진 "마음 무거워" 이갤러(175.223) 03.11 305 14
125075 아카데미.. 이갤러(115.139) 03.11 207 5
125073 나의 아저씨 예전에 봤을땐 그냥 그랬는데 [6] 이갤러(124.216) 03.07 703 13
125070 고 이선균배우님 [2] 혜리누나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1 488 11
125068 나무위키 보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 이갤러(58.124) 02.26 493 2
125067 이선균 댓글. 신사동호랭이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4 611 3
125065 갤주 싸인 발견 [5] ㅇㅇ(211.207) 02.22 1095 27
125063 이선균은 장국영급의 배우 [5] ㅇㅇ(223.33) 02.21 728 31
125062 이선균 보도 언론사 무더기 제재 유력언론사도 포함 [1] ㅇㅇ(220.71) 02.21 419 11
125061 이젠 아예 잊혀졌네 [1] 이갤러(219.250) 02.18 479 5
125060 고소가능? [13] ㅇㅇ(121.144) 02.17 683 2
125059 선균아재 안죽었으면 지금쯤 논란 아무도 신경안쓸듯 [10] 이갤러(223.62) 02.16 1196 42
125058 삶이란 이 얼마나 허무한가. 이갤러(1.252) 02.15 331 12
125056 오늘이 49재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3 614 13
125055 타갤런데 연휴 기간동안 필모 정주행 하고 왔어 [11] ㅇㅇ(106.102) 02.12 559 22
125053 이선균은 정말 자살한걸까? [3] 이갤러(49.1) 02.10 943 4
125052 시작부터 다 흘러나가…이선균 경찰 보고서, 원본 그대로 유출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5 807 17
125051 난 처음에 이선균 자살한거 진짜 이해가 안갔거든? [5] ㄱㅈㄷㄴ(211.36) 02.05 1196 12
125049 죠까따 [1] ㅇㅇ(211.36) 02.04 552 12
125048 꿈속에서 봤어 [5] 이갤러(223.39) 02.04 533 6
125047 음성을 100번 받았어도 그냥 한거로 몰고갔을듯 ㅇㅇㅇ(220.71) 02.03 366 14
125044 선균이형 월북했다 생각해야지 [2] 키키(118.235) 02.02 571 6
125042 이세상에 없다는게 안믿김 [6] ㅇㅇ(58.123) 02.01 917 27
125040 이선균 주연 영화 잠 대상수상축하 [2] ㅇㅇㅇ(220.71) 01.30 580 19
125038 이선균씨를 위해서 해줄 수 있는 지고의 추모사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9 436 7
125031 세상에 없다는게 믿겨지지않네 [2] 이갤러(1.230) 01.26 622 30
125030 이선균 위약금 100억도 구라였네 어휴 [4] ㅇㅇ(39.7) 01.26 1231 7
125028 Kbs 윤아림놔두고 견찰 승진욕심 무리한수사 비판한 디스패치 압색 [3] ㅇㅇㅇ(223.33) 01.26 432 1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