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후반기 개막전, 강백호는 왜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야 했을까 [배지헌의 브모바일에서 작성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8.11 11:05:46
조회 2765 추천 108 댓글 26


강백호는 졸지에 대표팀 실패의 원흉이 됐고, 선수들의 집중력과 투지 부족을 나타내는 상징이 됐다. 야구 선배와 원로들까지 “좋게 보이지 않았다” “선수들 배에 기름이 꼈다”고 후배들을 비난하는 데 동참했다. 화풀이 대상을 찾아다니는 네티즌들은 강백호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비난과 욕설을 쏟아냈고, 결국 강백호는 댓글 창을 차단해야 했다.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 강백호는 대표팀 이전부터 겉으로 보이는 모습 때문에 부당한 오해를 받을 때가 많았다. 강백호를 개인적으로 모르는, 멀리서만 보는 사람들은 ‘버릇이 없다’ ‘건방지다’고 비난했다. 반면 실제로 강백호와 함께 생활하는 선배와 지도자들의 얘기는 전혀 달랐다. 누구보다 예의 바르고 선후배에게 잘하는 선수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강백호는 다른 고교생 선수들과 달랐고 보통의 신인 선수들과 달랐다. 어린 선수들에게서 볼 수 있는 미숙하고 불안하고 고분고분한 모습을 강백호에게선 기대하기 어렵다. 표정 변화가 거의 없고 항상 자신에 넘치는 그 태도가 누군가에겐 건방지게 보였는지도 모른다. 특유의 무뚝뚝한 말투가 잘 모르는 사람에겐 기분 나쁘게 들렸을 수도 있다. 그래서 처음 프로에 입단했을 땐 선배들에게 꾸중도 들었다. 강백호가 어떤 선수인지 알게 된 지금은 누구도 뭐라 하지 않는다.

강백호는 무덤덤한 표정 뒤에 누구보다 강한 투지와 야구에 대한 열정을 감추고 있다. 꼭 미간 가득 인상을 쓰고, 간절해 죽겠다는 표정을 지어야 정신력이 강하고 투지가 강한 건 아니다. 애초에 정신력이 약한 선수였다면 데뷔하자마자 프로 무대를 초토화하지도, 4할 타율을 넘나들 수도 없었다. ‘껌 질겅질겅’ 장면만 부각 돼서 그렇지 대표팀에서 강백호는 다채로운 표정 변화를 보여줬다. 역전타를 치고 동료들을 향해 포효하기도 했고, 얼굴을 가리거나 고개를 숙이는 모습도 있었다. 강백호는 누구보다 간절했다.

강백호는 KT 팬들에게 ‘연쇄싸인마’로 불린다. 팬들에게 누구보다 사인 잘 해주고 사진 잘 찍어주는 선수가 강백호다. 구단 영상에선 착한 얼굴로 ‘팬 여러분 사랑합니다’ 해놓고 뒤에선 소가 닭 보듯 하는 선수들과는 다르다. 강백호는 음주도 거의 하지 않고 담배도 피우지 않는다. 어떤 선수들은 ‘숙소에선 잔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방역수칙 위반 술판을 벌여 물의를 빚었다. 신사적이고 가정적인 이미지의 선수가 대마초 성분이 함유된 전자담배를 수입하려다 퇴출당한 사례도 있다.

강백호가 언제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는 행동을 한 적이 있었나. 프로야구 선수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은 적이 있나. 자기는 현역 시절 온갖 일탈을 하고서 후배들 욕하는 이중성을 보이기라도 했나. 단지 올림픽 7경기 동안 기대한 만큼의 활약을 못 했을 뿐이고, 4시간짜리 경기 시간 중에 아주 짧은 순간 동안 보기에 안 좋은 모습을 보였을 뿐이다. 애절하고 간절한 표정을 지을 줄 몰라서 분풀이 대상이 필요한 사람들의 먹잇감으로 던져진 것뿐이다.

누구보다 강백호를 잘 아는 KT 이강철 감독도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 감독은 10일 경기전 인터뷰에서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다. 변명할 수는 없는 일이고, 받아들이는 분들마다 다 생각이 다를 거다. 백호도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고, 나 역시 죄송하다”고 조심스럽게 말하면서도 “본인이 지금 가장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보시는 분들과 백호 본인의 마음은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본의 아니게 그런 표정이 나온 것뿐이지, 백호가 TV나 언론에 나오는 것처럼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런 생각도 없었을 것”이란 설명이다. TV에 순간적으로 비추는 한 장면, 미디어에서 만들어낸 모습이 전부는 아니라는 얘기다.

이래도 욕먹고 저래도 욕먹었을 강백호, 마스크로 표정 감췄다


온갖 도를 넘은 비난이 강백호에게 쏟아지는 사이에, 한국야구와 대표팀의 진짜 문제는 어느새 뒷전이 됐다.

기록으로 남지도 않고 트랙맨에 찍히지도 않는 정신력, 투지를 중계화면 캡처 하나만 갖고 싸잡아 비난할 때가 아니다. 한국야구를 지금의 위기로 만든 근본적인 원인에 화력을 집중해야 한다. 후배들 열심히 욕하는 선배 야구인들부터 이어져 온 모럴 해저드, KBO의 무능력과 무사안일, 10개 구단의 이기주의와 승리 지상주의가 쌓이고 쌓여 한때 환호의 대상이었던 야구를 ‘극혐’으로 만들었다.

문제의 본질을 직시하고 처절하게 반성해도 모자랄 판에, 여전히 정신 못 차리는 사람들이 많다. 야구 원로라는 사람들은 이때다 싶어 선수들과 후배들을 비난하며 도덕적 우위를 점하려 든다. KBO나 힘 있는 사람들에겐 말도 제대로 못 하면서 만만한 게 후배들이다. 본질은 못 건드리고 비난은 해야겠으니 애꿎은 강백호 태도나 정신력, 투지 타령만 고장 난 라디오처럼 되풀이한다.

한 스타플레이어 출신 해설위원은 “선배님들이 후배들 욕 좀 그만하셨으면 좋겠다. 본인들 젊은 시절 생각하면 그런 비난을 하실 수 있나. 후배들한테 손가락질 하기 전에 우리부터 반성하는 게 먼저다. 후배들 욕해서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익명을 전제로 말했다.

지방구단 관계자는 “선수들도 결코 잘한 건 없지만 지금의 사태를 부른 가장 큰 책임은 리그 중단이란 치명적 오판을 저지른 KBO와 10개 구단이 져야 한다. 대표팀의 실패도 따지고 보면 준비 과정, 선수 구성에서 드러난 KBO의 안일함이 가장 문제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꼬집었다.

크게 잘못한 것도 없는데 광기 어린 마녀사냥의 대상이 된 강백호는 말도 안 되는 비난에 해명하거나 맞서는 대신, 얼굴을 감추는 쪽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마스크를 쓰고 나선 첫 타석, 강백호는 3루 땅볼을 치고 전력으로 질주해 1루에 세이프됐다. 두 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추가한 강백호는 이날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강백호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마스크 속에선 성난 군중의 요구대로 죄송해하고 자책하는 듯한, 간절해 미칠 것 같은 표정을 꾸며낼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강백호다운 모습을 보였다가 괜한 욕을 먹을 필요도 없다. 어쩌면 검은 마스크는 이 흉흉한 시절에 그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선택한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추천 비추천

108

고정닉 7

13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공지 ■ ■ ■ ■ ■ 2015년 kt 위즈 갤러리 통합공지 ■ ■ ■ ■ ■ [47] 콱갤공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07.29 91006 229
공지 kt 위즈 갤러리 이용 안내 [111] 운영자 15.03.04 66442 104
3601320 19 ) 섹카오톸 레전드 jpg ㅇㅇ(58.125) 11:09 1 0
3601319 칩) 참으면 이대은 못참으면 박병호 콱갤러(211.178) 11:09 4 0
3601318 🔴 섹톡 레전드,jpg ㅇㅇ(27.124) 11:09 0 0
3601317 원마1 단체사진 콱갤러(211.234) 11:08 17 0
3601316 좆거박 아깝진 않은데 받아온게 오재앙인게 좆같음 [1] ㅇㅇ(211.234) 11:07 30 0
3601315 9팀갤에 엔젤병호 도배되던게 몇주전인데 인지부조화 안오노 ㅋㅋ ㅇㅇ(106.102) 11:06 21 2
3601314 강철이가 트럭 박히는 민심 반전카드로 국거박 죽인건데 ㅇㅇ(223.39) 11:05 10 0
3601313 음흉한건 거박이형 삼성가니까 저주퍼붓던 선족이들이고 [1] ㅇㅇ(223.39) 11:03 49 9
3601312 거박이는 포시때도 4번 주전 기용이었는데 [3] ㅇㅇ(223.38) 11:03 36 2
3601311 직장 여사원이 술자리서 같은회사 영업사원남자 허벅지에손올리던데 왜그럼? [1] 콱갤러(218.154) 11:02 10 0
3601310 외국인이 한국 야구 이렇게 물어보면 뭐라구 답하고 싶어?.jpg 바람돌이 (210.220) 11:02 8 0
3601309 홍어전은 못해도 위닝정도는 가볍게 할듯 [2] ㅇㅇ(118.235) 11:02 21 0
3601308 칩보지년들 [3] 콱갤러(118.235) 11:00 33 2
3601307 아니 투표는 금지어 설정하면 안되는거냐? [2] ㅇㅇ(211.209) 11:00 16 0
3601306 콱붕이들 피해자인척 지리노 ㄷㄷ [3] 콱갤러(118.235) 10:59 62 6
3601305 칩) 갤 채우러 와드렸습니다 ^^ [2] 콱갤러(223.33) 10:59 22 0
3601304 칩)황재균<->전병우 이것도 해주면안대냐 [1] ㅇㅇ(223.39) 10:58 21 0
3601303 칩) 갤 채우고가라 -> 채움 [3] ㅇㅇ(118.235) 10:58 63 6
3601302 오재일은 아껴주고 국거박은 욕먹는 이유 [1] ㅇㅇ(115.144) 10:57 29 0
3601301 칩) 니네 너무너무 고맙다 트레이드 또하자?ㅋㅋㅋㅋㅋㅋ [1] 최강두산(112.161) 10:57 31 3
3601300 KT 위즈의 돌격대장.jpg 콱갤러(59.13) 10:56 39 0
3601299 오재일은 아껴주고 국거박은 욕먹는 이유 [1] ㅇㅇ(115.144) 10:56 19 0
3601296 콱붕이들 원마 아무도 안 가니? 콱갤러(125.248) 10:51 19 0
3601295 퓨마갤펌) 박병호 심리분석 2탄 ㅋㅋ [2] 콱갤러(175.117) 10:51 132 10
3601294 김민혁은 익산내릴때임 [1] ㅇㅇ(211.184) 10:50 76 1
3601293 여기가 콱갤임? 칩갤임? [2] 콱갤러(222.119) 10:48 75 1
3601292 수원구장 질문 [1] 콱갤러(180.81) 10:47 26 0
3601291 깡통이 베테랑만 쓴다는건 개소리인게 [12] 콱갤러(222.117) 10:47 70 0
3601290 돡)찰사새끼들이 맨날 분탕처서 니들맘안다 콱갤러(172.226) 10:45 78 12
3601289 Kt 위즈 지난 2년간 팀빠따 전쟁 1위찍은 레전드를 ㅇㅇ(106.101) 10:45 61 4
3601288 칩애들 집착쩌네 [2] 콱갤러(118.235) 10:45 67 2
3601286 진짜 금지어 설정 해놓은 갤은 첨인듯 ㅋㅋㅋㅋ [2] ㅇㅇ(58.29) 10:43 135 1
3601285 칩) 솔직히 오-박 트레이드 왜 함...? [1] ㅇㅇ(115.144) 10:43 32 0
3601284 김민는 진짜 얼마나 쳐맞았길래 [8] 콱갤러(118.235) 10:43 107 1
3601283 칩) 솔직히 오-박 트레이드 왜 함...? [3] ㅇㅇ(115.144) 10:42 45 0
3601282 칩애들은 정상인애들이 없네 콱갤러(118.235) 10:41 37 2
3601281 칩이 젤 음흉하네 콱갤러(118.235) 10:40 36 2
3601280 각팀 불펜 혹사 지수 순위.jpg 바람돌이 (210.220) 10:37 42 0
3601279 박영현 ERA 3점대 복귀 [1] 콱갤러(210.103) 10:37 92 8
3601278 5월 토종선발 평자 top 10.jpg 바람돌이 (210.220) 10:37 44 0
3601277 여기도 첫해 겆에서 설명서 올때 다 열폭 분탕취급했잖아 [2] ㅇㅇ(117.110) 10:35 54 0
3601275 형들 나 6월8일날 직관갈려고하는데 선발 누굴까?? [4] 콱갤러(211.36) 10:34 43 0
3601274 거박이의 진가는 시간 지나봐야 나온다는 게 [4] 콱갤러(106.101) 10:34 108 6
3601272 박병호 스윙속도 빨라진이유 [1] ㅇㅇ(211.217) 10:29 140 2
3601271 노학수가 유한준 타코가 준 정보로 홈런쳤데 [5] ㅇㅇ(115.144) 10:29 57 0
3601270 고영표소형준 17일 복귀 [1] 콱갤러(106.101) 10:29 111 4
3601269 칩) 재일이 정강이 보호대보면, 묘하긴 하더라 콱갤러(125.185) 10:28 73 0
3601268 5월 포지션별 OPS 1위 야수.jpg 바람돌이 (210.220) 10:28 34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