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진 않지만 10시경, 국제관 607호?에서 토익 수업을 듣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근처에 수업을 듣던 덩치 큰 남학생이 마치 좀비 같은 목소리로 으우어..하더니 으우어어어어 기괴한 소리를 목에서 내면서 쓰러졌습니다. 그 소리는, 마치 고등학교 때 목에 저질의 질깃한 냉면이 걸린 남학생이 하임리히법을 당하면서 으우으ㅔㄱ에ㅔㄱ하는 굉장히 깊고 처절한 소리와 유사했기 때문에 순간 소름이 돋으면서 두려움에 휩싸였습니다. 제가 제일 가까웠기 때문에 제가 제일 먼저 가서 돕는 것이 순리였겠지만, 저는 두려움에 휩싸여서 그럴 경황이 없었습니다. 그 남학생은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오른쪽으로 천천히 쓰러지면서 앉아있던 의자와 옆의 의자를 깔아뭉개고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남학생 네 명이 도우러 갔고 저도 뒤늦게 도우려고 했지만, 저를 포함해서 아무도, 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 등을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분명히 1학년 세미나에서 상세하게 다루었던 내용이지만, 저는 어리석게도 그런 로또 맞을 확률과 비슷한 수준의 드뭄을 지녔다고 생각했던 일이 저의 근처에 일어날까 싶어서 대충대충 순간암기력을 발휘해서 테스트를 통과하고 그 뒤로는 까맣게 잊어버렸던 것입니다. 쓰러진 남학생을 좀 편안히 누이기 위해 책상을 움직이려고 했지만 아예 나사로 바닥에 단단히 박힌 책상은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강사님이 119에 전화를 걸기를 요청하셔서 멀리 있던 여학생이 연락을 걸었고, 119에서 알려주는 대로 근육질의 남학생이 뺨을 연속적으로 지나치게 세게 친 다음 지속적인 흉부압박을 시도했고 쓰러진 남학생의 목에서는 간간이 어어어얽엉어하는, 그 깊고 무시무시한 소리가 나왔습니다. 완전히 혼수 상태였고 자체적으로는 숨을 쉬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119에서 심폐제세동기?가 없냐고 물었지만 찾을 수 없었습니다. 심폐제세동기가 진짜 6층에 없었는지, 혹은 단순히 찾지 못했는지는 중요한 게 아니겠지요. 누군가가 고려대 경찰?에도 연락을 넣었고 119 대원 분들이 오셔서 그 남학생을 자세를 편하게 하고 머리의 위치를 높인 다음 보다 올바른 방식으로 흉부압박과 인공호흡을 행했습니다. 119대원 분들은 이름을 끊임없이 부르면서 약하게 뺨을 쳤고 그 남학생의 의식은 잠깐 돌아오다 말았습니다. 119 대원 분들은 책상을 치워보려고 하셨지만 치워질 리 없었습니다. 덩치 큰 다른 남학생이 의자를 어쩌구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하고 저에게 제안했지만 경황이 없어서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119 대원 분들은 모두 나가기를 요청했고 강사 분이 증언?해줄 사람을 요청했으므로 저와 쓰러진 남학생의 앞자리에 앉아있던 여학생이 나왔으므로 여학생이 증언해주기로 했습니다. 나가면서 송편을 다 먹고 남은 종이그릇?을 봤는데, 송편이 직접적인 원인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원래 버튼을 계속해서 눌러서 엘레베이터를 붙잡고 있어야 했지만, 어떤 소방관?님이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시는 바람에 쓰러진 남학생의 이동이 늦어졌습니다. 119 대원 분들 사이에서 쌍욕이 터져나왔습니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올라온 엘레베이터를 타고 쓰러진 남학생은 실려갔고, 도저히 수업을 속행할 분위기가 아니었으므로 10시 30분경?에 이번에 못 한 수업은 나중에 보충하기로 하였습니다. 가방을 가져가기 위해 강의실에 들어가니 119 대원 분들이 힘으로 책상을 뜯어내셨더군요.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모교에 압박을 넣어서 드러난 문제점을 시정하도록 하고 싶지만, 이를 위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댓글로 그 방법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평소에 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은 대충이라도 익혀두세요.

저는 지금도 그 남학생의 무사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