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대충이나마 알고 있는 내용이겠지만,

현실 역사에서 라드직 코빌라가 1편의 실버 스칼리츠 사태 이후

노략질이나 하는 강도 귀족으로 전락하게 되었다는 얘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1편에서 그렇게 경험 많고 인망 좋고 성품도 훌륭하시던 형님이 어쩌다가

틈만나면 스칼리츠 폐허에서 투기장이나 여는 버러지들과 비슷한 신분이 되어버리신 거야 흑흑 ㅠㅠ

하면서 혼란스러워 하는 헨붕이들이 가끔 갤에 보이는데

이 글을 보면 대충이나마 그 배경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결론만 말하면 일단 라드직은 남의 영지 노략질하는 강도 귀족이 된 것은 맞다

물론, 보통의 강도 귀족들과는 상황이나 신세가 조금 다르긴 한데 (아마도)

왜냐하면 강도 귀족으로서의 업무를 성실하게 한 뒤로 얼마 지나지 않아서

벤체슬라스 왕(바츨라프 4세)이 라드직 코빌라를 성관백으로 작위를 직접 올려주기 때문이다

(라드직 코빌라는 왕의 헤트만이긴 했지만 신분을 따지면 하급 귀족에 속했다)

일단 인게임 정보에 따르면

"지역의 골칫거리였던 강도새끼가 워째서 국왕을 섬기는 지위로 복권되었는지 모르겠네요잉 ㅎㅎ"

라면서 라드직 코빌라가 강도 귀족이 되고도 왜 왕 밑에서 일하는 건지 의문을 표하는 식으로 여지를 남기는데

라드직 코빌라가 벤체슬라스 섹스비디오라도 가지고 있던 건가? 싶겠지만

여기에는 라드직이 예전부터 벤체슬라스 왕의 최측근이었던 배경과 더불어

라드직이 강도 귀족 신분으로 열심히 털었던 영지가

다름아닌 지기스문트 파벌의 선두를 달리던

로젠베르크(로젠버그) 가문의 영지라는 속사정이 있다

(이 할배가 얘기했던 그 가문 맞다)

저 딸피 기사는 자기가 로젠베르크를 위해서 했던 일들을

라드직 코빌라가 알면 대번에 자기 목을 칠거라고 말하는데

그것이 전혀 과장이 아닐 정도로 로젠베르크 가문은

벤체슬라스 왕과 정치적으로 극렬한 대립관계에 있다

실제로 로젠버그의 가주는 벤체슬라스 왕을 폐위시켜 지기스문트에게 넘기는데 일조하고

지기스문트에게 위임받은 체코의 통치권을 같은 파벌의 귀족들과 나눠먹기도 한다

따라서 벤체슬라스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저 이완용같은 놈들이 더럽게 띠꺼울 수밖에 없었고

라드직은 그들을 견제하기 위해 지극히 전통적이고 귀족적인 방법(노략질)을 선택한 것이다

(이 레이드를 위해 모은 파티원 중에는 당시 용병이었던 얀 지슈카도 있었다)

이제와서 하는 얘기지만 모든 일의 배후에는

벤체슬라스 왕의 암묵적인 허가가 있었을 거라는건

누구라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정치적 이유가 있었든 아니든 간에 라드직 코빌라의 무리는 남의 영지를 열심히 털었고

그 과정은 보통의 강도 귀족들이 저지르던 약탈 행위와 크게 다르지도 않았을 것이다

(인게임에서 하겐 줄의 용병들이 영지를 마구 휩쓸고 다녔던 것을 생각해보자)

여러모로 저 시점의 라드직은 1편에서의 모습과는 조금 차이가 있을 것 같다

물론 게임에서도 냉철하고 현실주의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귀족이긴 하지만...

여담이지만, 훗날 지위를 다시 회복한 라드직은 왕의 명령으로 세금을 걷기 위해

2편의 주 무대가 될 쿠텐베르크로 12명의 종자들과 함께 파견된다

세금징수원 좋아하는 인간이 어디 있겠냐만은

쿠텐베르크의 어떤 광부들은 특히 싫어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라드직과 종자들은 난도질로 죽임당하는 운명을 맞이한다

참으로 끔찍한 최후가 아닐 수 없다

쿠텐베르크는 이후로 왕의 군대에게 지속적으로 공격을 받는데

훗날 얀 지슈카에게 함락도 당하고 여러 곡절을 겪는다

재미있게도 쿠텐베르크는 지기스문트의 군대의 표적이 되어서 탈탈 털린적이 있는데

왠지모르게 쿠텐베르크의 시민들은 본인들을 한번 털었던 놈보다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가 세금징수원이나 슬쩍 보내는 벤체슬라스가 더 괘씸했던 것인지

라드직을 죽여버린 뒤로도 계속해서 친 지기스문트적인 행보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