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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에세이] 문중의 별

운영자 2007.06.21 18:45:22
조회 1546 추천 0 댓글 2

2. 어린시절


  어머니


  학창시절 나는 공부가 정말 재미있었다. 영천군에서 1등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학업 성적이 우수했다. 특히 초등학교 5, 6학년 때 담임을 하셨던 배인수 선생님은 문제집과 참고서를 따로 챙겨주시며 공부를 독려했고, 그 덕분에 도회지 아이들에게도 뒤지지 않는 실력을 키울 수 있었다.

  그 결과 영천 전체에서 3명만 합격한 명문 대구 경북중학교에 무난히 입학할 수 있었다. 공부를 잘 했던 나는 자연스럽게 경주 김씨 문중의 떠오르는 별이 되었다. ‘문중의 별’답게 경북중학교에 이어 경북고등학교도 무난하게 입학했다.

  서울대학교를 목표로 열심히 공부했다. 그러던 1969년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때는 3선 개헌 반대가 한창일 무렵이었다. 혈기왕성한 청년으로서 애국심이 발동했다. 어려움에 처한 나라를 구하자는 명분을 앞세우고 친구들과 함께 3선 개헌 반대 시위를 주동했다. 시위라고 해봐야 학교에서 2.28기념탑까지 전교생이 20분간 뛰어가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해산하는 정도였다.

  이 일로 나는 대학입시를 불과 몇 달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무기정학을 당하고 말았다. 옳은 일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무기정학을 받자 당황했다. 사회교과서를 뒤지며 무기정학을 당한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어떠한 잘못도 발견할 수 없었다. 나의 울분은 더욱 커져만 갔다.

  당시 같이 정학을 당했던 친구들과 함께 술과 담배로 억울함을 달래던 중, 다행히 대학입시를 몇 개월 앞두고 무기정학이 풀렸다. 대입시험은 볼 수 있었지만, 나는 내 행동을 반성하거나 후회할 수가 없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어린 시절의 서당교육과 집안의 분위기 등으로 옳은 일에 대한 지사적 성격이 강했던 것 같다. 지금도 변하지 않는 이 성격이 ‘강하다’는 이미지로 남아있다. 옳은 것을 끝까지 주장하는 것을 어떤 이들은 ‘강성’이라고 말한다.

  ‘부드러움’과 비교되는 이 말을 나는 좀 억울하다고 생각한다. ‘살살하라’는 말인데, 도저히 그리 할 수 없을 때가 많다.

  나를 국회로 보내 준 국민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서 살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나에게 동료의원은 말한다. “김문수, 앗 뜨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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