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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에세이] 지옥철, 대통령도 같이 타봅시다

운영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202.136) 2007.05.03 12:00:26
조회 1991 추천 0 댓글 4

2. 국민의 머슴 10년


  지옥철, 대통령도 같이 타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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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1996년 처음 국회의원에 출마했다. 상대는 당시 가장 잘 나간다는 ‘DJ의 입’박지원이었다. 당시 나는 소형인쇄물 제목을 ‘지옥철, 대통령도 같이 타 봅시다’로 했다. 파격적인 제목이었다.
 
  부천 소사구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젊은 직장인들이 많은 곳이라 그 시간의 지하철은 콩나물 시루처럼 옴짝달싹 못하는 그야말로 지옥철이었다. 특히 여름에 임신한 여성이나 미혼여성들이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피하고 싶은 고역이었다.

  어떤 신혼부부는 이런 지옥철을 피해 다른 곳으로 이사가버리기도 했다. 이런 지역주민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던 나는 지옥철을 없애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유권자들의 호응을 얻어 당선될 수 있었다.

  경인전철은 적자에 허덕이던 우리나라 철도와는 달리 흑자를 내고 있는 곳이면서도, 25년이 넘은 노후 차량이 많이 운행되고 있었다. 나는 우선 경인선에 다니는 노후차량에 대한 실태조사부터 해서 차량수명이 다 지났는데 왜 운행을 계속하는지 본격적으로 문제를 삼기 시작했고, 그 결과 노후차량은 새 차량으로 많이 교체되었다.
 
  철도청은 중앙부처이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이 일이야 말로 장관이나 국회의원이 할 일이었기에, 1998년 5월 임시국회에서도 대정부질문을 통해 건설부장관으로부터 복복선 연내 완공의 약속을 받아냈다.1899년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개통된 경인철도가 꼭 100년 만에 우리나라 최초의 복복선으로 개통되었다. 
 
  그야말로 역사적인 순간이었고 개인적으로 나는 약속을 지켰다는 생각에 기쁨을 감출 수 없었지만 사람들은 칭찬에는 몹시 인색했다. 내가 경인 지옥철을 없애기 위해 노력한 점을 일일이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동료 국회의원들도 국회에서 내가 이 문제를 계속 거론하자 ‘김의원 이제 그만 하자’고 할 정도로 나는 극성스럽게 이 문제에 매달렸었다.


  사실 국회의원들이 전철을 탈 기회는 거의 없다. 대통령과 장관들에게도 출근시간에 부천역에서 구로역까지만 경인 지옥철을 한 번 타보자고 내가 여러번 귀찮게 했으나 아무도 타지 않았다. 경호문제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느니, 오히려 일반승객에게 불편을 준다느니 하는 말만 돌아올 뿐이었다.

  나는 요즘도 길이 막히거나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때는 지하철을 이용할 때가 있다. 여름 출근길, 지옥철에서 시달리는 임신한 신혼의 직장주부들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국민과 함께하는 정치가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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