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스럽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 검도의 실전성을 운운하려면 현대검도의 규칙과 검리로 과거 냉병기가 전쟁의 주 무기로 활용되었던 시절에 통하는지에 대해서부터 추론을 해봐야합니다.

상황의 가정은 검 vs 타병기의 상황이 아닌, 검 대 검의 상황으로 가정합시다.

실전상황의 가장 우선순위가 되는 조건은 무기를 휘두르는 본인은 다치지 않으면서 상대방을 제압하거나 전투불능 상태로 만드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검도 시합의 영상입니다.

선수들의 행동엔 한 가지 공통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쾌속하게 전진한 다음 공격을 가하는 것 입니다.

쾌속하게 전진한 후 베기나 찌르기를 하는 것 까지는 별다른 문제는 없어보이지만, 문제는 양 선수 모두가 그렇게 행동한다는 것 입니다.

실제로 영상을 보시면 두 명의 선수가 서로 동시에 타격을 하거나 유효타를 내기 위하여 연타를 하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전혀 실전적인 행위가 아닌 스포츠 형식의 점수 득점을 위한 것입니다.

검도 경기를 실제 상황에 대입할 경우 본인이 먼저 쾌속하게 상대방의 머리나 허리 손목을 타격했음에도, 상대방 역시 같은 행동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관성에 의해 본인도 부상이나 치명상을 입게 되죠.

"내가 먼저 때렸어!"

"아니야, 내가 먼저 때렸어!"

같은 상황이 연출되는 겁니다.

이러한 광경은 스포츠에선 초고속 카메라에 의해 먼저 득점이 인정되는 유효타를 날린 사람이 승리하게 됩니다.

하지만 실전에선 진검으로 저러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전혀 의미가 없게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본인이 먼저 베었음에도 상처를 입으니까요.

그럼 냉병기가 주요 무기였던 시절의 결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그렇습니다.

바로 유술과 같은 그래플링입니다.

검도갤러리에 예시짤을 롱소드로 들어서 송구하지만, 카타나를 이용했던 일본에서도 그렇게 큰 차이는 있지 않았습니다.

어느 영화의 한 장면입니다.

검도처럼 그렇게 빠르지 않은 템포 속에서 코등이 싸움을 할 만한 초 근접 상태.

이때 상대방이 팔목을 잡아 그래플링을 시도하려 하자, 그것을 저지합니다.

예시가 카타나가 아니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카타나였어도 별반 다르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예시로 든 장면을 통해 제가 하고자 싶은 의견은 냉병기를 사용했던 과거의 검술.

즉 실전 무술은 무기술을 기본으로 하고 서브미션으로 유술과 같은 그래플링을 필수적으로 사용했을 것입니다.

애초에 죽도를 이용한 현대 검도의 탄생 배경이 폐도령을 실시한 메이지 정부 이후,

진검을 사용하는 고류 검술계의 칼잡이들이 먹고 살 길을 찾기 위해 대중들에게 격검 시합을 보여주는 엔터테인먼트 였습니다.

그렇기에 검도는 스포츠로서는 아주 훌륭하지만 실전 무술로서는 하자가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