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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쓰는리뷰 : 각자가 해야 할 몫

이응(119.204) 2020.02.12 18:2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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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가 해야 할 몫




모연이 수술실로 들어간 시각, 바깥 상황은 매우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었어.

한국 정부, 군 상부, 해성병원 측은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보겠다고 회의를 하느라 바빠.


사실 해결보다야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어떻게든 책임자 문제에서 자유롭기 위해서 온갖 생각들을 하고 있다고 봐야겠지.

시진의 예감은 씁쓸하게도 아주 정확했어.


만약 수술실에 들어가 보지도 못한 채 무바라트가 그대로 죽어버렸다면 아주 조용하고 깔끔하게 모연에게 책임을 덮어씌우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을 일이 시진이 총을 들어 경호팀을 막아서고, 모연이 수술에 들어가는 바람에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아주 시끄러워진 거야.


이대로라면 수술이 실패했을 때 의사에게 뒤집어씌우기는커녕 그들 중 누구 하나는 옷을 벗어야 할 것이라는 게 상부의 인사들 눈에도 뻔히 보였어.


+야 이 미친놈들아! 당장 중단 안 시켜?! 유시진이! 서대영이! 왜 아무 놈도 대답이 없어?!+


무전을 아예 꺼버린 시진도, 여전히 듣고 있는 대영도, 그 외 알파팀 전원도 박병수의 악악대는 고함에 응답하지 않아.

전방의 의장 경호팀을 향해 총을 겨눈 그대로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어.


그 이유는 그들의 팀장이 이미 불복하기로 한 명령이었기 때문이고, 그들이 지금 따르고 있는 명령은 직속상관인 팀장 유시진의 명령이기 때문이지.


알파팀이 따르고자 하는 명령은 따르긴 쉽지만 아주 비겁하기 짝이 없는 박병수의 것이 아니야.

그들이 따르고자 하는 명령은, 그들이 따르고자 하는 상관은, 언제나 명예롭고 선(善)과 어긋나게 행동하지 않는 시진이야.


인이어로 ‘항명죄로 다 쏴버린다.’는 박병수의 핏발선 고함소리가 울렸지만 알파팀은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 것처럼 미동도 없이 전방을 주시했어.

시진과 그의 알파팀이 오늘밤 해내야 할 일은 바로 이 자리, 수술실 앞의 방어선을 죽어도 지키는 거였으니까.


오늘밤의 아군은 오직 군인 다섯과 수술실 안의 민간인 일곱 뿐이야.

도합 열두 명만이 오늘밤 이 전투의 아군일 뿐 그 외의 모든 이들이 다 적군이지.

대한민국의 외교부도, 국군도 그들 편이 아니야.

살리겠다는 이들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저 아랍의 광신도들만큼 ‘나쁜 사람들’이지.


바깥 상황이 많이도 복잡하고 시끄러운 사이, 수술 준비를 마치고 환자가 누운 베드 앞에 선 의료팀들 사이에도 불안감에 떠는 목소리들이 터져 나왔어.

숨기는 게 너무 많은 환자의 몸을 수술하기란 베테랑인 그들도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이었어.

게다가 투명한 가림막 너머 수술실 바깥에 서로 총부리를 겨눈 사람들이 뻔히 보이는데 아무리 수술실에서 살던 의료팀이라지만 이런 상황에서 냉정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야.


그나마 냉정을 지키고 있던 상현마저 모연에게 이 수술은 포기해야 하지 않겠냐고 했지만 그녀는 이미 마음을 굳힌 후였어.


“위험하다고 손 떼면 이 환잔 죽잖아요. 의사로서 우린 선택의 여지가 없고.”


여긴 병원이고 눈앞에는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있고 그들은 환자를 치료할 능력과 의무가 있는 의사야.

이것저것 생각하고 따져볼 겨를이 없어.

이 순간에도 시시각각 환자는 죽어가니까.


의사는 환자가 누구인지 보다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가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하는 사람이야.

그게 바로 의사가 할 몫인 거지.

그 외의 일들이 얼마나 중요하든 그건 수술실 밖에서 걱정해야할 일이라고.


수술 중에 환자가 사망하는 건 부지기수로 일어나는 일이고, 그건 의사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것이 아닌 한 누구도 책임질 수 없는 문제야.


의학이 완벽하다면 좋겠지만 인간이 하는 일인 한 그런 건 바람일 뿐이야.

분명 살릴 수 있을 것 같았던 환자도 수술 중 갑작스런 변수가 튀어나오면 수술실에서 죽기도 하고, 반면에 가망이 없어 보이던 환자도 기적적으로 수술에 성공해서 제 발로 병원을 걸어 나가기도 하지.

반드시 의학적인 것만으로 환자의 생사가 단정되는 건 아니야.


수술 결과, 무바라트가 죽어도 그건 그저 생명 하나가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일일 뿐이야.

그 생명이 어디 아랍 왕실의 왕자님이어서 그게 국가 간 문제가 된다면 그건 나라에서 해결해야할 일인 거지 개인에게 떠맡길 일이 아니잖아.


무바라트의 경호팀도 인종이 다른 의사한테 주인을 치료받게 하기가 그렇게 싫었으면, 그가 피를 토하며 곧 죽을 것 같아도 다른 나라, 다른 인종의 사람들만으로 가득한 대한민국의 메디큐브로 오지 말았어야지.

그들도 무바라트의 주치의가 오기 전까지 의사의 손길이 필요했기 때문에 한국 정부에 협조를 요청하고 메디큐브에 온 거잖아.

그런 그들에게 대한민국은 친교의 마음으로 협조하기로 한 건데 그들의 입장이 달라졌다고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이 되면 어떡해.

그 거룩한 살갗에 메스를 대는 건 안 되지만 주사정도는 놔도 된다는 거야?

그게 무슨 논리야.


무바라트와 그의 사람들은, 나아가 아랍 연맹은 그들에게 기꺼이 도움을 주려 한 대한민국 군과 의료팀에게 수술 성패에 상관없이 감사를 표해야 마땅한 거야.

그런 명분을 밝히고 국익을 챙겨야 하는 건 일개 의사가 할 일도 아니고, 군에서 할 일도 아니고, 저기 저 위에 책임을 회피하시느라 바쁘신 외교안보수석께서 하셔야할 일이지.

국가 밖 관계가 한자로 외교(外交)잖아.

그거 알아서 잘 좀 하시라는 뜻에서 외교부를 외교부라 부르는 거잖아.

외교 잘해서 나라 잘 지키는데 앞장서시라고 외교안보수석을 외교, 안보, 수석 글자 합쳐서 만들어 부르는 거 아냐.

수석님 소리 들으려면 수석답게 일을 하셔야지.

각자 해야 할 몫은 각자 알아서 해야 하는 거 아니겠어?


의사는 환자를 치료하고, 환자와 보호자는 그에 감사를 표하고, 군인은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고, 국가는 국민을 보호하는 게 각자가 해야 할 몫이야.

하지만 지금 그 몫을 다 하고 있는 건 의사와 군인 몇 뿐이지.

나머지는 모두 제 할 일을 잊어버리고 남을 물어뜯느라 바빠.


“지금 니들 때문에 전쟁 나게 생겼다고 이제!”


자신의 쓸데없고 멍청한 판단으로 일이 이 지경이 된 것도 깨닫지 못한 채 부하 탓을 하며 윽박지르는 군인.


“외교적 대응을 위해선 명분이 필요합니다. 책임자에 대한 선제적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명분을 마땅히 찾을 데서 못 찾고 제 나라 일개 군인의 처벌에서 찾으며, 자신이 책임져야 마땅할 일도 일개 군인에게 떠미는 밥값 못하는 나라의 대표.


“만약 수술이 잘못되면 당신들 모두 무사하지 못할 거야.”


은인도 못 알아보고 총구를 들이대며 위협하는 배은망덕한 보호자.


그렇게 온갖 ‘나쁜 사람들’이 저만 잘났다며 제 할 일 잘하고 있는 이들을 협박해대고 있었어.


언제까지 열두 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고통 받아야 이 시간이 끝이 날는지 밤은 길고 해는 뜨지 않고 있어.


“/지금 당신들은 16억 아랍인들의 평화의 심장에 칼을 댄 겁니다./”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그저 의사의 치료가 시작된 것뿐입니다./”


끝까지 정치의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호팀장에게 시진은 차분하게 말했어.

이 문제는 정치적 문제이기 이전에 사람의 목숨 문제라고.


그때 수술실 안쪽, 모니터의 경고음이 날카롭게 울리고 그것이 또렷하게 들리는 수술실 바깥 분위기도 확연히 얼어붙었어.

경호팀장은 총구를 겨눈 채로 시진과 알파팀을 거듭 협박하지만, 시진은 시종일관 담담한 태도를 잃지 않았어.


“인샬라. 신의 뜻대로 이루어지겠죠.”


약간 올라간 한쪽 입꼬리, 코란을 인용한 말로 시진은 경호팀장에게 쓴소리를 해주었어.

당신들이 섬기는 신이라면 당신들의 평화의 심장을 지켜주지 않겠느냐고.


“혈압 더 떨어집니다!”
“이 환자 잘못되면 우리 다 죽는 거 아니에요?”
“안 되겠다. 강모연 시간 없어. 이 유착된 부위들만 대충 제거하고 출혈부터 잡고,”


바깥의 아군들이 한층 더 위협당하는 사이 수술실 안은 환자의 마구 요동치는 바이탈에 패닉에 빠진 의료팀이 저마다 우는 소리를 했어.

금방이라도 단두대로 끌려갈 것만 같은 이 수술실 분위기가 죽도록 공포스러웠으니까.


수술실이 급박하게 돌아갈 때도 언제나 여유만만하게 농담 따먹기 하던 상현은 다급했고, 시키지도 않던 준비도 미리 곧잘 해오던 치훈은 당장 뭐가 필요한지조차 모르고 허둥대고 있었어.

그나마 침착했던 자애까지 언성을 높였지.

그렇기 때문에 모연은 부러 더 차갑게 오더했어.


“하쌤, 더 빨리 수혈하세요. 선배 슈퍼맨이에요? 바쁘다고 바지입고 팬티입어요?”


당황해서 이성적인 판단을 잃어가는 상현을 모연은 매섭게 다잡았어.

이게 얼마나 중요한 수술인지 모연도 알아.

그녀가 배를 가른 이 환자가 아주 높은 위치의 정치인이고 그의 생명을 구하지 못하면 문제가 아주 심각해진다는 걸 그녀도 아주 잘 알고 있어.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정론대로 수술해야 하는 거야.

조급한 마음에 사소한 것들을 건너뛰기 시작하면 이후 회복기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까.

당장 울리는 경고음에 정신을 빼앗겨서 중요한 걸 놓치면 이후에 벌어질 일은 정말 걷잡을 수 없어져.


“이 정도 출혈량 버틸 만큼은 우리 블러드 충분해요.

유착 조직부터 제거하고 출혈 잡으면 돼. 처음 계획대로, 순서대로, 확실하게.”


이보다도 더 어렵고 성공가능성 희박한 수술도 의료팀은 해내왔어.

평소의 그들이라면 이렇게 당황하지도 조급해 할 이유도 없었어.

당장이라도 수술실 문턱을 넘어 그들의 머리통에 총알을 박아 넣을 것만 같은 저들만 아니었다면 모두들 괜찮았을 거야.


“애아빠는 그만 징징대고 팩 RBC 열 개 더 가져와. 다시 시작하죠.”
“……유착제거 계속합니다.”


모연은 그들이 최대한 평소의 모습을 잃지 않게 평정을 내보였어.

집도의인 자신이 이끌면 어떤 상황에서도 그녀의 팀은 잘 해낼 실력이 있는 사람들이야.

이 완벽한 팀으로 그녀는 이제까지 셀 수 없이 많은 목숨들을 구했어.

오늘밤도 반드시 그렇게 만들 거야.


“됐어. 이제 Aneurysm 다 잡았어.”
“혈압 안정되고 있어요.”


의료팀의 부단한 노력으로 문제가 됐던 내출혈이 잡히고 환자의 바이탈은 안정을 되찾았어.

모연과 그녀의 팀은 또 한 번 함께 해낸 거야.


모연은 투명한 가림막 너머 그녀를 돌아보고 있던 시진과 눈을 마주했어.

수술이 잘 마무리되고 있음을 안 시진이 도로 고개를 돌리고 등을 보였어.


저 남자의 등이 그녀를, 그리고 그녀의 수술실을 지켜준 거야.

돌아서 있는 단단한 등을 보며 모연은 오늘 자신이 환자의 생명 뿐 아니라 자신 안에 남아있던 아주 중요한 무언가까지 되살려 냈음을 깨달았어.

아직 그 밝기는 희미하지만 그녀 안의 그 빛은 완전히 꺼진 것이 아니었어.

오늘 이 수술로 그녀는 그걸 확인했어.


그리고 또 하나.

바로 그녀의 오해.

시진이 하는 일에 대한 자신의 이해가 무척이나 잘못됐었다는 것을 모연은 오늘 깨달았어.

‘죽음을 통해 생명을 지키는 일’은 그녀가 생각하는 그런 의미가 아니었던 거야.

그녀가 시진을 한참 오해하고 있었던 거지.


오늘 두 사람은 함께 생명을 살렸어.

모연은 그녀의 신념대로 살리기만을 위한 노력으로 한 목숨을 살렸고, 시진은 죽음을 불사한 각오로 한 명의 온전한 생을 구하고 더불어 다른 한 명의 목숨도 살렸지.

두 사람은 달라 보이지만 결국엔 같은 일을 하고 있었던 거야.

모연은 그것을 시진의 등을 보며 깨달았어.


그 등이 오늘 희생한 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모르고 있었지만…….


* * *


엉망진창의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후에야 뒤늦게 무바라트의 주치의가 도착했어.

남자는 무바라트의 상태를 보고는 내내 비딱한 태도로 수술팀을 대했어.

제멋대로 아랍인의 평화의 심장에 칼을 댄 무도한 이들을 대하듯 모연과 그녀의 의료팀을 업수히 여기는 것이 눈에 보였지. 그런 주치의에게 모연은 차갑게 말했어.


“/우리가 당신처럼 계속 걱정만 했다면 지금쯤 당신은 이 분 시신이나 수습하러 오셨겠죠./”
“/지금도 아니란 보장은 없죠./”


진짜 시신으로 데려가고 싶기라도 한지 저주에 가까운 말을 내뱉으며 끝까지 제 자존심만 세우던 주치의는 제 환자를 내버려둔 채 자리를 떠났어.
그 적반하장과 장시간의 수술에 지친 모연이 환자 옆에 주저앉아 있는 동안 회복실 바깥은 또 다른 문제가 벌어지고 있었어.

시진의 처분에 대한 군 상부의 결정이 내려진 거야.


“유시진 대위, 명령 불복종으로 보직해임 시키고 영내 구금대기 시켜.”


이런 명령을 내리는 건 사령관으로서도 정말 달갑지 않아.

길준도 부하의 판단이 옳았다는 걸 알고 그를 비롯한 알파팀의 용단이 같은 군인으로서 자랑스러웠어.

곧고 바른 부하들이 예쁘고 고마웠지.

하지만 그는 또한 나라의 일을 걱정해야하는 위치이기에 씁쓸한 명령을 내려야만 해.

다만 길준이 이 젊고 청백한 군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건 그 벌이 미칠 범위만은 최소로 줄여주는 것, 책임자는 한 명만으로 족하도록 만들어주는 것뿐이야.


시진을 제외한 알파팀 팀원 넷의 얼굴이 굳어지곤 아무도 그 명령에 답을 붙이지 않았어.

평소와 같은 시원스러운 답은커녕 침묵만이 돌아왔어.


“안다. 내 부하로서 너희들은 부끄럽지 않았다. 수고들 했다.”


옆에서 그런 그를 힐끗대는 외교안보수석의 눈길을 느끼면서도 길준은 잘한 일은 잘했다고 칭찬했어.

눈치 볼 필요 없는 수준의 인간이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그에게는 제일 용감했던 부하를 구할 힘이 없어.

무전에 대고 길준은 담담하게 다시 명령했어.


“하지만 명령은 변함없다. 조치해.”


이제껏 무전을 꺼놓고 있었던 시진은 팀원들의 갑작스레 굳은 얼굴을 보곤 상황을 미루어 짐작했어.

그는 명령을 하달받기도 전에 스스로 탄창을 풀고 무장을 벗어냈어.

팀의 막내 철호가 잔뜩 시무룩해진 표정으로 그의 조끼를 받는 것을 보고 시진은 그럴 것 없다는 듯 애써 웃었어.

우근은 차마 보기 힘든지 고개를 돌렸고 광남은 깊은 한숨을 내뱉었어.


“유시진 대위.”
“…….”
“명령 불복종으로 중대장에서 보직해임하고 영내 구금대기합니다.”


대영만이 유일하게 눈을 맞추어 왔어.

그의 눈은 많은 말을 하고 있었지만 그 모든 말들은 결국 모두 상관에 대한 걱정이야.


그 걱정 어린 눈길에도 시진은 남은 할 일을 해.


“/도망가는 거 아니고 잡혀가는 겁니다./”


이 상황을 의아하게 지켜보는 경호팀장에게 밝혀 두는 것.


내가 벌인 일에서 책임을 피하기 위해 도망가는 것이 아님을, 당신의 주인을 살린 일로 잡혀가는 거라는 사실을, 저 우직해서 답답한 인사에게 밝혀두는 거야.


그래야 저 아랍인이 시진과 그의 팀원들, 모연과 그녀의 팀원들이 대관절 무엇을 위해 이 모든 위험을 감수한 것인지를 깨달을 것이기에 시진은 웃음기 거둔 표정으로 말해두었어.


조용히 고개 끄덕이는 아랍인을 뒤로 하고 시진은 대영 앞에 섰어.


“후속조치 잘 부탁드립니다.”


누구도 몰라도 대영만큼은 친우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해서였을까.

시진이 환하게 웃을수록 대영의 표정은 더욱 딱딱해지기만 해.


시진은 오늘 그의 옆에서 한줌의 망설임 없이 어깨를 같이하며 싸워준 전우들이 처벌에 휘말리지 않은 게 길준의 배려라는 걸 잘 알고 있어.

시진은 그의 팀원들을 보호해준 길준의 명령에 마음으로 깊이 감사했어.

그 명령 하나로 길준은 앞으로의 일에서도 팀장을 제외한 알파팀원은 연루되지 않게 해주겠다는 뜻을 밝혀준 거니까.

시진은 그게 가장 고마워.


그에겐 무척 다행한 일이야.

책임을 홀로 지고 싶었던 그의 바람은 이루어지기에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아.


시진은 안도했어.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안전한 그가 바라마지 않던 이 평화에…….






이어지는 글 : 당신의 평안만은 지켜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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