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뉴욕에서 본 일이다.

늙은 게이 하나가 웨스트 52nd st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십 달러 가치 입장권을 내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쿠폰으로 입장이 가능한지 좀 보아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클럽 가드의 입을 쳐다본다. 가드는 게이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패스포트 or 드라이버스 라이센스"하고 되 묻는다. 게이는 여권을 꺼내 가드에게 제출하고 긴장하는 얼굴로 가드만 쳐다본다. 

이윽고 "좆소."하는 가드의 말에 기쁜 얼굴로 쿠폰을 내밀고 여권을 받아 가슴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길 건너로 간다.

(참조 인더스트리: 

https://www.google.com/maps/place/Industry+Bar/@40.7643244,-73.987058,3a,75y,90t/data=!3m8!1e2!3m6!1sAF1QipMqmt8rluq3T44v9bXoftco1FceX9uYlDsJKJS_!2e10!3e12!6shttps://lh5.googleusercontent.com/p/AF1QipMqmt8rluq3T44v9bXoftco1FceX9uYlDsJKJS_=w203-h135-k-no!7i2048!8i1365!4m5!3m4!1s0x89c2585712a899b3:0xf01578b4e72ee951!8m2!3d40.7644963!4d-73.9868899)

그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바를 찾아 들어갔다. 건너편 테라피 앞에서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 그 쿠폰을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프라이데이 프리패스 쿠폰이오니까?"하고 묻는다. 

뒷 두피에 주름이 잡히는 뚱뚱한 흑인 테라피 가드가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돈을 어디서 훔쳤어?" 게이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길바닥에서 주웠다는 말이냐?"

"누가 그렇게 쿠폰을 뿌린답니까? 와꾸도 안 되는데 아무나 쿠폰을 주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게이는 손을 내밀었다. 

흑형 가드는 웃으면서 

"좋소."

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쿠폰이 빠지지나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 거친 손가락이 Jc페니 '언제나 40% 할인' 프로모션으로 산 아울렛용 때 탄 마크 제이콥스 블루종 위로 그 돈을 쥘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골목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벽돌담 밑에 쪼그리고 앉아서 쿠폰을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당신이 보지도 아니고 그렇게 무료 입장권을 줍니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손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뺏어가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훔친 것이 아닙니다. 길에서 얻은 것도 아닙니다. 제가 보지도 아니고 누가 저 같은 놈에게 무료 입장 쿠폰을 줍니까? 각전(角錢) 한 닢을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동전 한 닢 주시는 분도 백에 한 분이 쉽지 않습니다. 나는 바텀 알바를 하루 하루 했습니다. 앞으로 내밀면 빨아주고 뒤로 내밀면 박혔습니다. 이렇게 모은 10달러를 퀴어 축제 입장권과 바꾸었습니다.  이러기를 여섯 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 '무료 입장 쿠폰' 한 개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 쿠폰을 얻느라고 여섯 달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쿠폰을 만들었단 말이오? 그 쿠폰으로 무얼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저도 한 번 박아보고 싶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