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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같은 히키코모리 앰생 형 진짜 죽었으면 좋겠다 모바일에서 작성

minerva2086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29 09:31:16
조회 100 추천 4 댓글 2

나에게는 앰생을 사는 형이 한 명 있다.

형은 작년에 삼수에 실패하고 나서 히키코모리처럼 방에만 틀어박혀 있다.

물론 삼수까지 했는데 제대로 된 대학에 못 들어간 건 절망적이고 슬프겠지만, 뭐 어쩌겠는가.

애초에 되도 않는 의대니, 메디컬이니 주제파악 못 하고 헛꿈 꾸던 형 잘못이다.

재수해도 각이 안 보이면 그냥 성적 되는 아무 학교, 소위 말하는 ‘지잡대‘와 같은 부실대학이라도 들어가지, 왜 저렇게 인생낭비하고 있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


2주 전 쯤에 형이 화장실 거울을 보며 속눈썹을 뜯고 있는 걸 보았다.

심심해도 그렇지 별짓을 다 하는구나 싶어 뭐하고 있는지 물어봤다.


‘눈 위쪽이 아래쪽에 비해 속눈썹이 너무 많아서 맞출려고 뽑고 있는데’


어이가 없었다. 더 못생겨지고 싶어서 환장했나.

이건 뭔 ㅈ같은 컨셉인가 싶고 황당해서 대꾸를 하지 않고 방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그게 아마 시작이었던 거 같다.



어제 화장실에서 나오던 형과 마주쳤는데, 그때 그 새끼의 피 묻은 손을 보게 되었다.


단순히 커터칼로 상처를 낸 정도가 아니었다.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을 이유로 그런 비슷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대체로 손목을 약간 베어서 상처를 내는 걸로 알고 있다.


형은 그런 게 아니라 아예 손가락을 자르고 싶었던 거 같았다.


안 그래도 형이랑 나만 쓰는 화장실인데 그저께 피가 떨어져 있어서 의아했었다.

저런 기괴한 행동을 하고 있었던 거라니 정말 한숨만 나온다.

속눈썹 뽑는 걸로는 부족했던 걸까. 사람이 너무 무료하고 할 일이 없으면 저렇게 정신이 나가는 건가?



그 이후 며칠간 계속 생각해보았다.

그날은 그냥 못 본 척 바로 화장실에 들어갔다.

그런데 그 이후에도 매일같이 화장실에 피가 떨어져 있었다.

거슬려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형 방에 들어가서 대체 뭐 때문에 그러는지 물어보고, ㅈ같은 행동들을 계속할 거면 뒤처리라도 잘하라고 말하고 와야겠다.



‘형, 잠깐 나와봐봐, 아니 빨리 나와보라고 잠깐만‘


’손 좀 줘봐봐 ㅅㅂ 빨리

아니 손가락 이거 진짜 뭐한거야? 이유나 좀 들어보자

이 짓거리 하느라고 맨날 화장실에 피 떨어트려 놓는거잖아

화장실 청소도 죄다 내가 하는데 양심 뒤졌냐고‘



형의 대답은 가관이었다.

’엄지를 제외한 나머지 손가락 4개 길이가 같아야 정상 아니야?

길이가 달라서 잘라서 맞추려던 건데.’


너무 오랫동안 되도 않는 수능공부를 처하다보니 기본 상식조차 사라진 걸까?

어이가 없어서 내 손을 형 눈앞에 흔들며 말했다.

‘형 제정신이야? 아니 진짜 병신이야? 드립인 거지 ? 지지난주에 속눈썹 그거도 그냥 ㅈ같이 컨셉좀 잡은 거지?’


‘그럼 니 손도 비정상인 거야’



형의 이 말도 안되는 컨셉질이 며칠이나 가나 보자 싶었다. 더 이상 상대하고 싶지 않아 내 방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 아침 부엌에 있는 식칼이 없어졌다.


그 때 직감했다. 형의 컨셉질이 드디어 도를 넘어버린 것이다.


형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갔다.

방에 형이 없어서 화장실로 향했다.

잠겨 있는 화장실 문을 젓가락으로 따고 들어갔다.

형은 식칼을 이용해 손가락을 자르려고 시도하고 있었다.



이 정도면 더 이상 컨셉이라고 볼 수도 없다. 정말 심각한 정신병 아닐까.

식칼을 강제로 뺏은 후 부모님께 말할 거라고 엄포를 놓았다.

정신병원에 보내는 것 밖에는 답이 없을 것 같다.




저녁에 부모님이 돌아오자 형의 행동을 모두 말씀드렸다.

부모님은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

형을 직접 데려와 보여드려야 믿으실 것 같았다.


그러나 형의 방문은 무슨 짓을 해도 열리지 않았다.

가구를 끌어다 막아놓은 것으로 보인다.


부모님 역시 상황의 이상함을 감지했는지, 형에게 나오라고 계속해서 불렀지만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다음 날 사람을 불러 문을 강제로 열었다.

형은 방에 쓰러져 있었다.

방에는 면도칼과 커터칼, 칼날 여러 개가 널브러져 있었다.


쓰러져 있는 형의 윗입술은 면도칼로 수 차례 그은 흔적 때문에 아랫입술과 거의 동일한 모양이었다.



너무나 아쉽게도 형은 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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