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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업) 5.29. 제 2부(3)

l헤실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9.25 23:35:49
조회 362 추천 3 댓글 1

*읽어주는, 갯추설리, 댓글설리 갤러들 모두 감쟈함!




<5.29.>



제 2부

 -밝혀지는 어둠(2)






06




깔끔한 인테리어. 무조건 비싸고 값나가는 가구들만을 사용한 중원의 집은 시원하고 단정했다. 무엇보다 중간중간 눈에 띄는 태양무늬의 장식품들이 무지막지하게 비싼 가구들과 조화를 이루어 전체적으로는 중원을 닮아 쌀쌀맞은듯 친근한 인상을 주었다. 공실은 조금 어색한 미소를 머금고 자리에 가만히 선 채로 바닥을 내려다봤다.




"태양. 처음 온 사람마냥, 왜 그러고 섰어? 앉아."


"네."




냉장고 한 쪽 문을 열며 자신을 부르는 중원의 목소리에 공실은 쪼르르 달려가 식탁 앞에 앉았다. 중원은 그런 공실의 행동을 보며 몰래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곧, 다시 무표정에 가까운 얼굴을 하고서 중원은, 공실의 맞은편에 앉은 후 얼음을 동동 띄운 물 한 컵을 내밀었다. 자.. 이제 시작해 볼까. 물 컵을 건내는 중원의 얼굴에 긴장감이 얼핏 보이는 것 같았다.



"얼음물이네요? 근데 나 목 안 말라요."


"마시라고 준 거, 아니야."


"그러면요?"


"나중에 아-주 나중에, 혹시라도 필요할가까봐 준거니까, 그냥 들고 있어. 때 되면 네 몸이 알아서 사용할거야."


"네? 그게 무슨 소리에요?"


"그래.. 얼음은 아주 차갑고, 또 아플 테니까.. 태양. 니가 먼저 얘기해. 될 수 있으면, 아주 천천히."


"..알았어요. 무슨 소린 진 모르겠지만, 일단 내가 먼저 말할게요."




중원은 팔짱을 끼고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댄 채 공실을 바라보았다. 들어줄 준비, 다 됐어- 라고 중원의 몸이 이야기하는 것만 같아 공실의 입가가 살며시 올라갔다. 흠흠. 공실은 헛기침을 하며 목을 가다듬고는, 사장님이 좋아하는 미-톤은 무리에요. 하도 울어서 그런지 목이 좀 잠겼어.. 라고 말하며 그 입을 떼었다.




"주중원씨. 사실은 나.. 아주아주 무서운 꿈을 꿨어요. 두 번 다시는 꾸고 싶지 않을 만큼 무서운 꿈이었어요."


"꿈? 무서운 귀신이라도 나온 거야?"


"음.. 귀신인지는 아지곧 모르겠는데, 뭐가 나오긴 했어요. 가끔 꿈에 나타나서 자기들 억울한 얘기 하고 가는 귀신들이 있어서.. 그냥 내 마음대로 귀신이라고 생각하는 중이에요."


"..좋아. 일단 귀신이라고 치고, 계속해."


"귀신이 나타나기 전에, 꿈속에서 나는 혼자 있었어요. 너무너무 어두워서 앞도 잘 안보이고.. 또 너무 춥고 그래서 엄청 무서웠는데 갑자기 흐릿한 빛이 보이더니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했어요."


"무슨 마술쇼같네. 그래서?"


"너무 놀라서 아무 말도 못하고 그 빛만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도와달라는 소리가 들렸어요."


"하.. 그놈의 귀신들은, 부탁할 때가 너 밖에 없대? 그래서 뭐라고 했어?"


"뭐라고 하긴요. 누구냐고 물었죠."


"무서웠다더니. 누군지 물어볼 정신은, 있었나보네?"


"자꾸 말 끊지 말아요!"


"..."


"아무튼.. 어휴, 내가 못 살아. 주중원씨! 듣고 있는지 반응은 해야죠. 이제부터가 중요하단 말이에요."




중원은 인상을 쓰며 오른손을 얼굴 앞에서 가볍게 흔들어주었다.




"...고맙네요. 아무튼 그 귀신은, 내 말에는 한마디 대꾸도 않고 자기 할 말만 하고는 갑자기 사라졌어요. 그것도 제대로 된 문장도 아닌 단어들만 늘어 놓구서요... 여기 봐요."




공실은 자신의 가방에서 수첩을 꺼내 중원에게 보여주었다. 중원은 공실에게서 수첩을 받아들고는 한참을 내려다보았다.




"...시간, 환한 빛, 당신, 그 사람, 빛을 잃다, 어둠, 곧.. 이게 그 귀신이 흘리고 간 단어란 말이야. 무슨 퀴즈쇼도 아니고, 왜 이렇게 불친절해."


"후.. 저기요, 주중원씨?"


"알았어. 그래서 뭐, 이 단어들이 왜?"


"내가 새벽에 이꿈을 꾸고 놀라서 깬 이후로.. 계~속 생각하고 또 아까 사장님 기다리면서 정리한걸, 한 문장으로 추리해 봤어요. 뒷장으로 넘겨봐요."




중원은 공실의 말을 듣고 뒷장으로 넘겼다. 공실은 천천히 중원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중원의 얼굴 표정은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그 문장에 대해 어떻다는 식의 말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 조금 변한 것이라고는, 아까와 달리 굳게 다문 입술과 공실이 추리한 문장을 보며 조용해진 것뿐이었다.




"...이게 뭐야. 태공실. 그 귀신이 너한테 웅얼거리고 간 거, 확실해?"


"확실해요. 그런데, 왜 그러는데요?"




중원은 수첩을 식탁 위에 놓은 뒤 다시 팔짱을 끼며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었다. 공실은 중원의 행동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그렇게 중원을 쳐다보았다. 중원 또한 공실과 시선을 마주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


"..주중원씨."


"...."


"..나한테 할 말 없어요?"


"..없어."


"이거.. 내가 추리한 게, 아니 그 귀신이 나한테 알려주고 간 게 맞아요?"




짧지 않은 침묵 끝에 공실이 중원에게 (살짝 잠긴 목소리로) 답답한 듯 대답을 요구했다. 맞으면 맞다, 아니면 아니다- 뭐라고 말 좀 해봐요. 네? 그런 공실의 시선을 피해 여전히 펼쳐져있는 수첩 속 문장을 지긋이 내려다보던 중원은, 들리지 않게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여전히 중원만 뚫어져라 쳐다보던 공실은




"내가.. 당신에게 사라진 시간동안.. 당신 어디 아팠어요? 아니면, 당신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거야? 아니, 무슨일 있었어. 그렇죠? 설마... 당신 또 다쳤던 거에요?? 그래서 지금 이렇게, 꿀 먹은 벙어리마냥 내 눈도 못보고 있는 거에요?!"


"..."


"주중원씨! 뭐라고 말 좀 해봐요!! 분명하게 말하란 말이에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 왜 숨기는데, 왜!? 당신은 도대체가-"




공실은 답답했다. 그리고 두려웠다. 자신이 중원의 곁에서 사라졌었던 그 긴 시간 동안에.. 중원에게 무슨 일이 있었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한 공실은 중원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 세상에서 영영 소멸할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자 또 다시 불안함과 끝 없는 두려움을 느꼈다.


당신이 자꾸 나를 불안하게 만들어요.




"...태양."


"그래요. 나, 당신의 태양이에요! 당신이 그랬죠? 난 당신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당신의 태양이라고. 그런데, 이게 뭐에요? 무슨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이 모르는 게 이렇게 많아?! 난..! 도대체가.."




공실은, 이번에는 비참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이 '비참함'이라는 것이 좀 복합적이게 다가왔다. 공실은 자꾸만 머릿속, 그리고 마음속에서 어지러이 흩날리며 정리되지 않는 이 감정의 소용돌이를 견디기가 힘들었다.




"나.. 이대로는 당신 얼굴을 못 볼 것 같아요. 조금 있다가.. 저녁에 다시 말해요 갈게요."




공실은 굳은 얼굴을 한 채 의자에서 일어나 자신의 가방을 챙기고는 현관문을 향해 뛰어갔다. 중원 또한 그리 밝지 못한 얼굴을 한 채 달려가는 공실을 붙잡았다.




"태공실!"


"이거 놔요. 갈래요."


"내가 잘못했어. 미리 말했어야 하는데, 미안해."


"그러지 말아요. 당신이 왜 사과를 해요."


"태양!"


"그냥..! 그냥 지금은 아니에요.. 그러니까 제발 좀 놔요..!!"


"..태양. 다른 거 다 떠나서 이거 하나만, 이거 하나만 듣고 이 방을 나가든지 말든지 해.. 아니, 그렇게 해줘. 제발.."


"..."


"고마워."




바닥을 내려다보며 중원의 말을 가만히 듣기만 하는 공실.. 잠잠해진 공실의 반응에 살짝 웃음을 보인느 중원. 중원의 뜻 모를 그 쓴 웃음이 공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리고 아무런 말없이, 곧바로 가느다란 떨림을 통해 자신에게 보여준 중원의 이유가... 공실의 끝없이 흐르는 눈물의 원인이 되었다.




"고마워. 고마워 태공실... 고마워."




중원은 조심스럽게 다가가 또다시 자신 앞에서 눈물을 쏟아내는 공실을 끌어안았다. 중원의 잠긴 목소리와, 이번에는 확실하게 자신의 등 뒤에서 느껴지는 중원의 아픔에 공실은 토해내듯 울음을 터뜨렸다. 중원은 위로의 말을 속으로 삼키며 묵묵히 멀쩡한 오른손으로 공실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미안해.. 미안.. 응? 역시나 중원의 왼손은 떨리고 있었고 그 떨림은 공실이 여태껏 보지 못한 또 다른 중원의 아픔이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앉았던 식탁 위에는... 여전히 공실의 수첩이 열려진 채,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5월 29일. 빛을 잃은 어둠. 시간이 없다. 태양을 잃은 중원은 곧...'







(4)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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