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 남자친구 둘 다 30대 중후반이라 서로 결혼을 전제로 진지하게 만나고 있었습니다.
양가 부모님이랑 저번달엔 인사도 같이 드렸고, 상견례만 앞두고 있었어요.
프로포즈까지는 아니더라도 반지도 받았고 제가 퇴근할때 종종 데리러 오는 자상한 남친이었습니다.

문제는 저번주에 터졌습니다.

남자친구 친구들 (대학동기들 모임) 이랑 인사하는 자리를 만들었는데 들어가자마자 느낌이 어쩐지 뭔가 쎄하더라고요.

아, 남자친구는 일이 예상시간보다 늦게 끝났다며 나보고 미안하지만
먼저 들어가서 친구들이랑 있으라고 했어요.
저도 딱히 낯가리는 성격은 아니라 그냥 식사자리 들어가서 밥 먹고 있으면 되겠지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들어가자마자 다들 엄청 예의를 차리는 느낌?
너는 우리 패거리가 아니다 이러면서 은따시키는 느낌이더라고요
아니 ㅋㅋㅋㅋㅋ 40이 다 되어가는데 은따라니
남친이 명문대 출신이라 얘네들은 다 그런갑다 하고 말았어요
저도 뭐 이 분들 오늘이랑 결혼식때만 보고 안볼거라 그냥 밥만 먹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뒤늦게 들어온 친구 하나가 "오늘 000은 안와?" 라고 하는겁니다.

순간 000이 남친의 전여친일거라는 생각이 퍼뜩 들더라고요.

그런데 뭔가 이상했습니다.
일부러 밝게 장난식으로 000씨가 중요한 분인가봐요 했더니
다들 정색하는겁니다

그때 남친이 들어왔고 분위기 풀어지면서 식사 마치고 일어섰습니다.

집에 가는 길에 000씨가 누구야~? 이렇게 물어보니까
남친은 진짜 별거 아니라는 듯이 신입생때 씨씨였어 ㅋㅋㅋ 이러고 웃고 넘기더라고요

저도 별거 아닌 줄 알았는데 이놈의 호기심이 죽일년이죠.

남친 잘 때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습니다.
평소에는 저도 남친도 서로 사생활 침해라고 생각해 쳐다도 안보던 핸드폰이었는데 그날따라 어찌나 보고싶던지.

그래서 봤습니다.
카톡이랑 인스타보니 가관이더라고요.

차라리 음담패설이었으면 나았을까요.

그 둘은 절대 헤어진 적이 없었습니다.

신입생때부터 지금까지 쭉 섹파로, 연인으로 지내고 있던거였어요.

저랑 만나고 나서 부터는 그나마 연락 빈도가 줄긴 했지만 절대 끊지는 않았더라고요.

남친은 그 여성분과 사귀었다가 깨지고 사귀었다가 깨지고 이걸 20년동안 반복하고 있었던겁니다.

사귀는 것과는 무관하게 그냥 섹스는 계속 하고요.
(저랑 만날때는 몸은 섞지 않은 것 같아요)

심지어 그 여성분은 개인 에스엔에스에 남친이 저랑 사귄다고 한 날 우울하다, 죽고싶다 이런 글을 남겼고

아까 모임에서 본 대학 동창들은 댓글로 그래도 결국엔 너한테 다시 돌아올거라며 그녀를 위로하더군요.

기가막히고 어이가 없어서 그냥 짐 챙겨서 남친 집에서 나왔습니다.

계속 전화오는거 지금 안받고 있고요.

제가 어떻게 대처해야 현명한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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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삭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