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지 판 ㅌㅌ 후기

ㅇㅇ · 2023.11.09 02:31:23

(셀털 미안 , 장황 미안)

사실 올해 크클클 라인업에 이 공연이 떴을 때부터 부터 깜짝 놀랐었음

전부터 느꼈었지만 이번에는 더 확실해짐.

아니 어쩜 이렇게 내가 보고 싶었던 공연을 하나씩하나씩 퀘스트 깨듯 다 보여 주는 걸까?

사랑의 묘/약 해줬을 때도 넘나 놀랍고 재미와 흥분의 도가니였는데

쿼카는 과연 독심술사인가???

-(이 공연까지 기획&연출해줘서 너무 고맙고 고맙다는 얘기임ㅠㅠ)

올해 내내 이 공연을 기다렸다고, 아니 3년전부터 고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

광부 갤러들이 쿼 스쿨 시절 귀한 자료를 수시로 발굴해 오던 그 시절,

덩달아 사랑의 묘/약 영상이랑 코지 판 투/테 음원본에 자막 입히던 뻘짓을 해봤어서 그랬나벼

ㄱ나니 쿼카즈들아? 갤에서 다같이 불판도 달렸더랬잖아 엉엉엉

그땐 밤새워 자막 노가다를 하여도 도파민 뿜뿜이었던 시절이었는데!

쿼카 레파투아를 하나라도 더 뜻이나 알고 맛보겠다며

스크립트랑 악보찾고, 번역기 돌리고, 타이핑 하고

소리와 자막 일일이 싱크 맞추느라 밤새웠으나

그 결과, 예상치 못한 사이드 이펙트가 발생했는데.. 뚜둔!

자막 노가다 특성상, 각 소절을 최소 열번은 반복 들어야 했기 때문에, 쥐뿔도 모르던 내가 3시간짜리 오페라 하나를 다 외우다시피 한 상태가 됨 (쿨럭)

(영어공부 할때 드라마나 영화 한편만 반복해서 외우라는 학습법 알지? 엉겁결에 그게 되어버림. 어리둥절ㅋㅋ)

몇년 지났는데도 모든 아리아와 대사가 고스란히 기억나더란 말이지... 놀랍도다

덕질하다 교양습득이 제대로 되었다는 어메이징 사이드 이펙트가!?

그래서 오늘 공연의 모든 아리아와 중창들,

바꾼 가사와 설정들이 하나하나 더 생생하게 다가오고

더 놀라웠다고 한다

뭐가?

쿼카의 천재성이.

쿼카는 천재 마따 끄덕끄덕

고전이 현대에도 의미를 가지려면 리얼리티가 있어야 하고, 그 안에서 현실이 투영되어야 하는데

모차르트의 너무나 아름다운 천상의 선율에, 내용은 전혀 그렇지 못한 괴이한 이 오페라를

리얼리티 관찰 예능이라는 기막힌 프레임에 짜 넣으니 아귀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어

나.쏠, 환.연. 등등 최근 인기였던 프로그램이랑도 딱이고.

고리타분 여혐느낌 꼰대 아리아를 읊는 돈알폰소가 호기심 넘치고 끈기있는 청년 예능pd로 재탄생하고, 남혐느낌 닳고닳은 어장관리 철학을 읊는 데스피나가 노래방 휘어잡는 똘끼 충만한 예능작가로 재탄생하는게 하나도 안 어색하고 나름 현실감 충만했어ㅋㅋ

오겜 츄리닝 입고 너튭 인플루언서에 빠진 히키코모리 청년이 연예기획사 사장에게 속아넘어가 입대하는 묘약 때도 무릎을 쳤었지만, 대체 이 혼파망 대환장쇼 코지판뚜떼는 어떻게 옮기려나 했는데 연애예능이라니.

쿼카는 시의성과 동시성을 직관적으로 캐치하는 찐천재 마따

가사와 상황들 로컬라이징 하면서, 아이디어가 마구 샘솟는 바람에, 광기 탑재한 안구로 히죽 웃으며 써내려갔을지도 모를 쿼연출 모습이 잠시 떠오르기도 ㅋㅋ(망상 미안)

3시간 분량을 절반으로 압축하면서도, 아리아와 2중창, 3중창,4중창, 6중창등 천상계 중창 앙상블들 총망라해서 들려줘서 너무너무 귀호강하는 시간 이었어 ㅠㅠ 실제 연주를 그것도 쿼보이스 포함 멋진 성악진 앙상블로 들었다는 이것만으로도 이미 게임 끝임

굴리엘모의 가슴팍 오픈한 열연도, 형광핑크 레이쌤은 말모에다, 수염 브라더스의 느끼함에 우웩거리던 데스피나도, 노래방에서 신나게 취해가던 소프라노 여주인공들도 다들 신나게 즐기는 모습과 풍부한 표정의 연기들에, 전에 영상으로 봤던 메트 오페라 버전(50년대 뉴욕 코니아일랜드 배경으로, 유원지 놀러갔다가 유혹하기 내기하는 각색..)에 뒤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음 헤헷

앙상블 연습하면서 다들 엄청 신나고 재밌었을 거 같고 막

약간의 아쉬움이라면,

피아노와 안 친한 악명높은 롯콘 음향상 피아노 반주 소리가 뭉개지듯 웅웅거릴때가 있었던 거,

이번에도 군복과 운명적으로 만난 좐ㅋㅋ일행이 여친들과 눈물콧물 이별하는 계기를 해외 파병 같은걸로 살짝 더 쎄게 설정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 아 물론 매일 편지 쓰겠다는 이별의 5중창은 눈물나게 아름다웠음ㅠㅠ) .

아 참, 시간 때문에 넣지 못했겠지만, 여인들 마음 못 얻느니 죽겠다고 독약 드링킹쑈 하는거랑 데스피나 자석 치유 차력쑈까지 있었으면 여주들 흔들리는 심경이 더 살지 않았을까 싶음

그치만 내 뒷자리 어디쯤 에선가 아주 크게 두 번 허억 소리를 냈던 분 (도라벨라가 넘어갔을 때, 피오르딜리지가 넘어갔을 때) 의 실감났던 반응ㅋㅋㅋ과 끝나고 나서 너무 재밌었다고 웅성대던 소리들에 괜히 어깨뽕 솟고 뿌듯해짐

노래방 화면 꼼꼼 디테일이랑 예능쑈 제목 화면이 투테 → 투티 로 바뀌던 균형감, 칭찬받아 마땅하고!

가장 좋았고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무엇보다도 페란도좐의 un aura amorosa ㅠㅠ 이걸 진짜 이 무대에서 듣다니!

게다가 내내 관찰 카메라 앞에 있다가, 정면으로 카메라를 바라보고 속내를 털어놓듯 연출한 것이 절묘했어. 내내 여친들 테스트하는 거짓 연기를 하다가, 흔들리지 않는 연인의 마음에 진정한 위안과 사랑을 느끼는 이 아리아의 진가를 솔로 인터뷰 카메라와의 정면 아이컨택으로 드러낸 쿼연출의 백미였다고 내맘대로 생각 중. 더욱 쉽고 편안해진 발성으로 반복되는 소절마다 다른 감정을 팔색곰처럼 담던 쿼카의 섬세한 아리아 해석도 참 가슴에 남던 모먼트였오

그래서

5페라 1000jae 좐의

살롱 오페라 시리즈는 계속되어야 합니다요

제3탄도 강력히 지지하고 기다리고 있을게

+) 결말 해석이 한커플만 이뤄??져서 의도가 궁금하가도 했어. 피오르딜리지 성격이라면 용납이 안됐다는 뜻일까

(난 페-피 커플링 꾸준히 지지함 ㅋㅋ

사실은 여자인 51조 뉴욕출신 재벌3세와 칼 쓰는 전국대선수와의 결혼이 사기였다는 요즘 핫이슈와 비교하면 극중 주인공들은 아주 멀쩡하다구 )

+) 클디인별짤 봤는데 낮공은 프링글좐에 채플린 굴리엘모였어? 밤공은 수염 반대로 였거든 ㅋㅋ

게다가 레이쌤 채플린 수염 떨어져서 즉석에서 손가락 수염으로 대체함ㅋㅋㅋ ( 계속 코쓱 자세하고 여주한테 구애했다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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