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임」은 사무소의 지하에서 열리고 있었다.

　지하의 한 방이 촛불의 은은한 불빛으로 비춰지고 있다. 촛불이 서 있는 곳은, 커다란 케이크다.

　그 케이크의 바로 앞에 앉아있는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얼굴을 한 남자 올스테드, 하지만 그 얼굴은 가면에 숨겨져 있어서, 표정은 알 수 없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우리 회사의 간부들이다.

　아슬라 왕국 방면 지사장 아리엘., 인형 판매 선전부장 자노바, 저주 대책 부문장 클리프, 루트 용병단 단장 리니아와 부단장 프루세나. 

   루드 용병단 고문 아이샤는 오늘은 메이드복 차림으로 케이크를 싣고 있던 카트 앞에 서 있다.

　어두컴컴한 실내는 아담하면서도 은근히 꾸며져 있어, 흡사 생일파티 같은 상황이라 모두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이 의식은 무엇인가, 도대체 무슨 생각인가, 우리들은 도대체 무슨 일을 저지른 거란 말인가.,  긴장과 공포가 섞인 표정을 띈 채 곁눈질로 나와 올스테드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아리엘이나 자노바조차 식은땀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이상하네, 올스테드의 가면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건가...

「……」

　올스테드도 「지금 당장 죽인다」 라는 소리를 할 것 같은 곤란한 얼굴로 나를 보고 있는 느낌이 든다.

　역시 이곳은 저주가 통하지 않는 내가 사회를 볼 차례인가.

「아리엘 님, 당신은 이전에 올스테드님께 충성을 표할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지요」

　그 순간, 아리엘이 깜짝 놀라 몸을 움츠려서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쏠렸다.

　이 여자, 도대체 무슨 일을 저지른거냐, 라고 말하는 듯한 모두의 시선이 일점 집중.

　위를 노리는 성향이 강한 리니아같은 자들은 「아리엘이 실수했다. 승격 찬스!」 라며 혼자 싱글벙글 하고있다. 이게 만화라면, 아리엘의 단죄가 끝난 후에 리니아를 단죄하는 그림이겠지. 「그런데 리니아, 너 저번에 올스테드님의 간식을 훔쳐먹었지?」 같은 느낌으로

「부..분명히 말했지만, 이건……」

「자 그럼,」

「아, 네」

　아리엘은 머뭇머뭇 올스테드의 앞으로 나섰다.

　어깨가 가늘게 떨리고 양손을 배 언저리에 움켜쥐고 있다.

　하지만 표정으로 말할 거 같으면, 그다지 불안해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조금 기대하는 눈빛이라고 할까, 황홀해 보인다. 좀 무섭기도 하지만, 이것이 아슬라 왕국의 국왕으로서 산전수전 다 겪은 귀족들을 쓰러뜨려온 자의 표정일지도 모른다.

「올스테드 님.  무탈하셨는지요, 우리 일동은 이 자리에서 다시금 당신께 충성을 맹세합니다. 부디 히토가미를 쓰러뜨리는 그 순간까지 건승할 수 있기를」

　그렇게 말하고 아리엘은 쓱 머리를 숙였다.

　강대국의 왕이 가볍게 머리를 숙인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아리엘은 누구의 도움으로 그 자리에 올랐는지 잊을 생각은 없다는 것이겠지.

「...........아」

　올스테드는 아리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뒤 이쪽을 쳐다봤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하는 얼굴을, 가면 밑에 숨기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루데우스, 이게 도대체 뭐냐?」

　빙고다.

　그렇다고는 해도, 나도 이 친목회를 딱딱한 자리로 만들 생각은 없다.

「올스테드 코퍼레이션 8주년 기념 파티입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라는 말을 분위기에서 느껴지는데……

「어찌되었든, 축하드립니다. 우리는 이렇게 하나모여, 하나의 목적을 향해서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오늘, 다시 한번 히토가미 타도를 위해 노력해 나간다는 의지를 다지고, 단결을 더욱 확고히 합시다! 라는 모임을 아리엘님께서 제안해서 이렇게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그렇게 말하자, 주위의 공기가 누그러졌다.

　뭐야, 그런 일이였던 건가

「그럼 올스테드님, 케이크의 촛불을 불어서 꺼주세요」

「.......아아」

　올스테드가 케이크 쪽을 보자마자 시간차 없이 촛불이 꺼졌다.

　불어서 끈거 맞나? 내가 못 본건가.. 뭐 암튼 좋다

「모두 박수!」

　전원이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박수를 쳤다.

「올스테드 님은 무섭지만, 스승님이 이렇게 별난 일을 벌여주셔서인지, 이상하게도 그게 희미해지네요.」

　자노바가 마지막에 쓸데없는 말을 했지만, 뭐 괜찮다고 하자.

　그 후, 파티는 탈 없이 끝났고, 우리는 친목을 나누었다.

　모임의 분위기로 말할것 같으면 미묘했지만 배웅하는 자리에서 아리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다. 모임은 아리엘의 제안으로, 나로서는 아리엘이 만족했다면 감지덕지라고 생각한다.

　덧붙여서 그 이야기를 실피에게 했더니, 떨떠름한 얼굴로 「그 고맙다는 말은, 아마 의미가 달라……」라고 해서, 아슬라 왕족의 심연을 조금 엿볼 수 있는 기분이 되었지만, 그건 별개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