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권 특전 단편 [에리스의 독서] - 무직전생 마이너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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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6

[핫산] 16권 특전 단편 [에리스의 독서]앱에서 작성

ㅇㅇ(211.118) 2023.12.25 22:32:10

조회 948 추천 9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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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트 특전 단편 핫산했음

그것은 도서미궁에 들어간 지 며칠이 지난 어느 날에 있었던 일이다.

그날도 어김없이 나는 책을 찾고자 미궁 안을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가우니스에 관한 자료를 찾고 있었다.

하지만 성과는 없었고 녹초가 된 상태로 캠프에 돌아온 나는 그것을 보았다.

믿기지 않는 것을 보고 말았다.

에리스다.

다름아닌 에리스가 놀랍게도 진지한 표정으로 독서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말 보기 힘든 일이다. 이 도서미궁에 왔기 때문이라고는 하나 심심했는지 몇 번 책을 펼쳤다가 입술을 삐죽이며 못 읽겠다는 양 책장에 도로 집어넣었던 에리스.

그런 에리스가 눈썹을 찡그리지도 않고 그저 진지하기 그지없는 모습으로 한 권의 책을 읽고 있었다.

아니, 그것뿐이라면 그저 눈만 두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에리스의 눈은 책 지면을 천천히 훑고 있었고, 페이지를 넘기면 때때로 입가가 히죽 하고 움직였다. 틀림없이 즐겨 읽고 있는 것이다.

한정석이라도 뽑은 걸까.

그런 실례되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그 책의 내용이 궁금해졌다.

그도 그럴 게 에리스가 진지하게 읽고 있는 책이란 말이지?

상당히 재밌거나 상당히 유익한 내용이 있을 것이 분명하다.

꼭 그런 게 아니어도 에리스가 관심 있어 하는 주제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녀에게 무슨 선물이라도 줄 때 참고가 될지도 모른다.

그럼 어디 등 뒤로 몰래 보도록 할까.

웬일로 기분 좋은 독서 체험을 하고 있을 텐데 방해하기도 좀 그러니까.

?……?

그림책인 줄 알았다.

왜냐하면 한 페이지의 3/4을 차지한 데다 커다란 고양이가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오해했다는 것이 금방 드러났다.

그 이유는 위쪽에 크게 '화이트 트윈테일 캣'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고, 화살표로 삽화를 가리키며 작은 글자로 그 동물에 관한 정보가 기술돼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옆 페이지에는 다른 종류의 고양이가 마찬가지로 기술돼 있었다.

에리스가 페이지를 넘기자 거기에는 또 새로운 고양이가 두 마리 있었다.

에리스의 얼굴 근육이 풀어졌다.

시선이 양면 페이지에 그려져 있는 두 마리의 위를 천천히 훑어 지나갔다. 다만 각각의 이름과 화살표로 가라켜진 해설은 안 읽고 넘기는 것 같았다.

다 봤다면 다음 페이지로.

고양이 뿐만 아니라 개에 관해서도 적혀 있는 모양이다.

아무래도 개와 고양이를 모은 동물도감같은 책인 것 같다.

에리스가 집중할만 하다.

에리스는 나와의 모의시합에서도 보이지 않을 수준으로 집중하면서 페이지를 넘겼지만 어느 페이지에 도달했을 때 그 집중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에리스의 얼굴이 몇 센티 정도 페이지에 다가갔다.

그림의 주인공은 고양이였다.

굉장히 중요도가 높은 고양이인지 양면 페이지에 걸쳐 그려져 있는 한 마리의 고양이.

날씬하고 예쁜 고양이였다.

삽화에 색은 없지만 아마도 흑자색의 털을 가졌을 것이다. 꼬리가 두 개 있고, 그 끝은 날붙이와 같이 날카로웠다. 꼬리와 어금니와 발톱 그리고 압력을 동반하는 포효로 적을 쓰러트릴 것처럼 생겼다.

크기는 레오보다 약간 작으려나.

원주민이 몇 마리 기르고 있으며 그들은 '신의 엽묘(猟猫)'라고 부르며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한다.

개처럼 사냥에 따라 나서며 함께 정글 오지에서 마물을 사냥한다고 한다.

서식지는 베가리트 대륙 중앙부의 정글. 새끼고양이 그림도 있었고, 에리스는 그것을 보고 "호오." 하고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무슨 바람인지 거기에 적혀 있는 글을 읽으려고 시선을 움직였다.

"?……두 개의 꼬리는 채찍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고, 적을 찌, 찢? 찢어발긴다?!?"

에리스가 확 얼굴을 들었다.

나와 시선을 마주치더니 점점 입술이 뾰루퉁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뭐, 뭐야 루데우스! 거기 있었어?!"

"있었지요."

아무래도 내가 있는 것도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그, 그렇구나!"

"뭐, 신경 쓰지 말고 계속 읽으세요."

그렇게 말해주자 에리스는 살짝 얼굴을 붉히면서도 페이지에 얼굴을 돌렸다. 하지만 내가 신경 쓰이는지 계속 힐끔힐끔 쳐다봤다.

그리고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입을 열었다.

"아 참, 루데우스!"

"왜요?"

"고양이를 키우자!"

"안 돼요."

"어째선데!"

"우리집은 이미 성수와 아르만딜로와 트렌트가 있으니 더 키울 여유가 안 되거든요."

그렇게 말하니 에리스는 "한 마리 정도는 더 키워도 되잖아." 하고 불만 가득한 듯이 중얼거리곤 페이지에 시선을 돌렸다.

뭐, 고양이 한 마리 늘어난다고 달라지는 건 없겠지만 베가리트 대륙까지 잡아오라고 할 것 같으니 말이다. 그건 좀 싫으니까.

그런 시시콜콜한 생각을 하면서 에리스를 보니 다시 집중을 시작했다.

좋아서 하는 일이 곧 숙달하는 일이다, 라는 속담도 있더라니.

"저기 루데우스, 이건 뭐라고 읽어?"

"발톱다듬기."

그후, 나는 한동안 번역을 도우면서 에리스의 독서에 어울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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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닉 6

원본 첨부파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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