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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치] [실장명작선]자를 가진 광동이

봉다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2.13 01:31:39
조회 18319 추천 188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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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뎃데로게~ 뎃데로게~]

우리집 광동이가 임신을 했다.

불광동 족발을 사오던 중 탁아를 당해 빡쳐있던 나는 녀석의 90°인사에 개념인줄 알고 덜컥 길러버렸지만 2년만에 임신을 했다. 그것도 용의주도하게 공원에서 몰래 꺽어온 들꽃으로 말이다.


"주인님.. 광동이 이제 어떻게 하는 데스우... 디스커버리에서 자를 가진 어흥씨를 보니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데스웅... 오로로로롱~"


...이렇게 나는 속아왔던 것이다.
깍듯한 인사나 번지르르한 말솜씨 뒤에는 언제나 반성은 없었다. 과자를 훔쳐먹고는 평생의 소원이었다느니.. 들실장을 죽였을때는 마마의 원수였다느니... 임신까지 하고나서야 나는 깨달았다.

이 녀석은 분충이 확실하다.


"내가 자는 절대 안된다고 했을텐데?"

"와타시의 몸안에 흐르는 실장의 피가 와타시를 조종한 데스! 저주받은 데스! 불쌍한 광동이인 데스!! 주인님~ 데에에에에엥... 뎃?!"


분충은 늘 그러했듯 칭얼거리며 짧은 보폭을 더 짧게 도-도-도 굴리며 나에게 안기려 했다. 하지만 내가 그대로 서서 차갑게 노려보자 놈의 눈동자가 흔들리는걸 느꼈다.

이런 놈에게 속아온 내 자신이 싫어졌다.
놈을 키우기 위해 실장석 사이트와 책은 물론 교육강좌까지 수강했고 더 좋은 먹이와 의복을 주고 싶어 투잡까지 뛰었었다. 쉬는 날엔 어김없이 함께 산책했고 사육실장이라면 동경해 마지않는 실장랜드를 2번이나 다녀왔다. 가족들마저 그딴걸 왜 키우냐며 한마디 할때면 나는 진심으로 화내며 녀석을 변호했다.

언제나 해맑게 웃어주고 사랑을 속삭이는 분충을 위해서!!!!


"죄... 죄송한 데스우!! 미안한 데스우~!! 광동이 사과하는 데스웅~!!! 데이에에에엥~!!"

".........................."


분충은 그동안 들어보지 못했던 '사과'를 뱉어내며 주저앉아 오열했다. 한참을 울고나서도 내가 아무 반응이 없자 놈은 눈물을 살짝 닦아내며 '힐끔' 눈치를 살피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뎃..!!!!"


처음으로 녀석의 얼굴에서 공포를 느꼈다. 어떻게 색이 진한 눈물을 저렇게 펑펑 쏟아내는 거지? 내가 놈을 처음부터 너무 얕잡아 봤던 걸까? 분충은 자세를 가다듬고 뱃속의 자들을 어필하듯 툭 튀어나온 배를 어루만지며 나에게 조심히 말했다.


"뎃승..뎃승...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는 데스... 떠나라고 하신다면 홀몸도 아닌 광동이 파파를 떠나 쓸쓸히 독립하는 데승...."


목숨구걸을 해도 모자랄 판에 언제나 침이 줄줄 흘러 내가 틈틈히 수건으로 닦아주던 언청이 입에서 시건방진 소리가 줄줄 흘러나왔다. 하지만 내가 놈의 멱살을 쥐어잡으려는 순간, 초인종이 울리며 문이 열렸다.


"민수씨 나 왔어~♥"

"뎃승~ 뎃승~♪"


기가 막힌 타이밍에 내 여자친구가 방문했고 분충은 애교를 부리며 달려가 안겼다. 저 역겨운 놈을 당장 떼어내고 싶었지만 교활한 녀석은 철거머리처럼 붙어있었고 결국, 혜진은 분충의 두 눈이 초록색인걸 보고야 말았다.


"어? 광동아? 너 임신한거야?"

"오로로로롱~!!! 오로로로로로롱~!!!"


갑자기 땅을 '탓치- 탓치-'치며 곡을 하는 분충의 행동에 혜진은 당황했다. 나는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분노가 치솟아 당장 놈을 낚아 채 패대기 치고 싶었지만 여린 그녀 앞이라 차마 그럴순 없었다. 그래서 조용히 상황을 설명하려는 그때, 분충은 눈물과 콧물로 여친의 원피스를 더럽히며 발광하기 시작했다.


"광동이 이제 버려지는 데스!! 아가씨랑 헤어져야 하는 데스!!! 그 동안 즐거웠던 데스우!! 사요나라인 데스우웅!!! 오로로로로롱~!!!!"

"지금 이게 무슨 말이야?? 광동이가 임신해서 버릴려고 한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


도끼눈을 뜬 채 나를 쏘아붙이는 그녀를 달래기 위해 나는 진땀을 뺐다. 그러는 동안 분충은 바닥을 알 수 없는 오물로 더럽히며 서럽게 울부짖었다.


"와타시도 '어쩔수 없이' 자를 가져 슬픈 데스!!! 하지만 착한 광동이 주인님께 자를 가진걸 사과도 하고 독립도 하겠다고 말한 데스!!"

"사실이야??"

"아니... 어쩔수 없이라니... 이 새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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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순간, 너무 화가 나 녀석에게 손을 뻗었으나 놈은 요리조리 굴러서 날 말리는 혜진의 뒤로 숨고는 빼-액거리며 외쳤다.


"오롱!! 오로로롱!!! 이랬던 데스!! 아가씨가 오지 않으셨다면 와타시 분명 학대받았던 데스!!! 잔인한 데스!! 서러운 데스!!! 키워주신 은혜 와타시가 죽고 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어도 못갚는거 아는 데스!!! 그래서 주인님께 폐가 안되도록 독립하겠다고 까지 한 데스!! 그게 나쁜 데스?! 와타시는 그저 주인님을.. 파파를 사랑하는 데스!! 동경하는 데스!!! 그게 다인 데스!!! 오로로로롱~!!!"

"하! 혜진아 일단 들어봐..."

"훌쩍.. 훌쩍... 그만!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


그녀는 온갖 토사물로 범벅이 된 녀석과 서로 껴앉고 오열하며 새된 목소리로 답했다. 사귀고 나서 저렇게 화난 모습은 처음이라 일단 진정 시키기 위해 냉수를 떠오던 중, 나는 입으로는 울음소리를 내며 초록빛 두 눈은 초승달 모양으로 치켜 뜬 분충을 보고 말았다.


"민수씨, 내가 왜 자기랑 만난줄 알아?"


내가 분충을 잠시 노려보던 순간,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


"나도 탁아 당하면 내다버리기 바빴던 들실장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했기 때문이야."

"데스우웅~ 데스우웅~♬"


이 심각한 와중에 분충이 혜진의 말에 맞추어 목을 길게 빼며 울어재꼈다. 나는 이미 놈에 대한 감정따윈 한톨도 남아있지 않았고 애완동물로도 보지 않았다. 혜진의 기분이 풀리면 바로 내다버릴 해충으로 볼 뿐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고 나를 훈계하던 그녀는 갑자기 분충의 물건들을 꺼내 꾸리기 시작했다.


"혜.. 혜진아? 뭐하는 거야?"

"보면 몰라? 광동이를 민수씨 혼자서만 키운게 아니잖아? 나도 2년간 함께 키우며 인식표도 같이 등록해둔거 잊었어? 나도 반은 광동이의 주인이라고! 버림받아 죽게 내버려 두지 않을거야! 민수씨도 지금 당장은 광동이가 미워서 난폭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거야. 그때 우리 다시 이야기하자."

"혜진아아아아아..."

"뎃스우웅~♡"


실장석의 생태도 모르는 착해빠진 여친은 그렇게 광동이를 데리고 자기집으로 돌아갔다. 게다가 화가 풀릴때까지 만나주지 않겠다며 단호하게 통보하고 카톡도 통화도 전부 끊어버린 그녀... 하지만 처방이 효과가 있었던 걸까? 일주일이 지나자 나도 분노가 조금씩 수그러들었고 훈육만 다시 하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결국 시간은 흘러 이주일이 되던 날, 난 생애 최악의 사태를 맞이하게 된다.


"혜진아! 드디어 연락 주는구나!! 나 진짜 생각 많이 해봤어!! 그런 모습 보여서 너무 미안해 하핫, 2년이나 함께한 녀석에게 너무 무책임했던 것 같아 반성하고 있어. 내가 또 좋은 훈육센터도 알아봤는데 말이지..."

"쓰레기..."

"어.. 뭐?! 아.. 아니야! 나도 광동이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사랑? 역시 그런거구나! 이 변태새끼!!"

[뚝!]


난 청순한 그녀에게서 '새끼'라는 말을 듣고 잠시 경직되었다. 그리고 서둘로 외출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섰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화낼 이유가 없었다. 왜 화를 내는거지? 혹시 딴마음을 품고 트집을 잡는건가? 급해진 나는 발걸음을 빨리했다.


"어? 형!"

"오오오! 처남!"


마침 집앞에는 나의 든든한 동맹군인 여친의 남동생 '혜식'이 나와있었다. 평소 게임도 함께 즐기며 용돈도 두둑히 챙겨주던 친동생 같은 놈이라 나는 안도감을 느끼며 누나가 왜 변했는지 물어봤고.. 그 결과, 상상 이상의 충격적인 사실에 나는 얼어붙고야 말았다.


"음.. 저.. 누나 못만날거 같아요. 이제 저희한테 연락하시면 안될거 같은데요."

"왜? 내가 광동이를 쫓아낼려고 했던거 때문에? 그놈 그거 몰래 임신하고 어물쩡 넘어가려던 분충이었다니까? 생각보다 영악한 놈이라 너희한테 무슨말을 했는진 몰라도 내가 사과도 하고 훈육도 다시 한다는데 왜 그러는거야? 설마... 누나한테 딴남자 생긴건 아니겠지?"

"네?! 누나한테 무슨 소릴 하시는 거에요! 그럴리가 없잖아요! 형이야 말로 너무한거 아니에요? 지금 실장협회에서 사람도 다녀가고 누나는 며칠째 울기만 하는데 어떻게 형이.... 아무튼 이제 다시는 보지 말죠!"


화내며 들어가려는 혜식을 서둘러 붙잡았다. 실장협회라니? 울다니?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혜식은 어리둥절해 하는 나를 끌고 골목으로 들어갔다.


"형, 진짜 모른척 하는거에요? 아니면 진짜 모르는 거에요? 지금 광동이가 흑발실장 낳아서 누나 까무러 친거 몰라요?"

"뭐어어어어어어어어어!?!?!?"


그럼 방안 구석에 숨겨둔 들꽃은 훼이크였단 말인가? 내가 놈을 우습게 봐도 한참을 우습게 본거 같다. 어째서 임신한걸 알았을 때 바로 밟아버리지 않았을까? 혜진이 얼마나 상처 받았을까? 나는 암담함에 그 자리에서 주저 앉아 머리를 쥐어뜯었다. 꿈이길 바라며 고함도 쳐봤지만 인간에게 행복회로따윈 생겨나지 않았다.


"형 진짜 몰랐던 거에요? 광동이 그 놈은 씨가 형이라고 하던데..."

"으아아아아!!! 그.. 그 더러운 분충한테 내가?? 말도 안돼!! 어디서 임신했는지 모르겠지만 난 아니라구!!! 진짜!! 진짜 나 지금까지 겪어봤잖아 응??"


내가 다가가 어깨를 붙잡자 슬그머니 뿌리치는 혜식.. 나를 경계하는 녀석의 시선이 느껴졌다. 이건 혜진과 헤어지는걸 떠나서 사회에서 매장까지 당할 수 있겠다 느낀 나는 필사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나랑 오래 지내봐서 알거 아냐? 내가 어딜 봐서 똥벌레들이랑 붕가붕가할 놈이야? 광동이 그 새끼도 첨에 불쌍하고 개념 같아서 키워준거지 실장석 애호는 커녕 전에 같이 탁아당한 놈 애미까지 갈아버린거 기억 안나? 100% 오해라니까? 같이 누나한테 가서 자~알 말해보자, 응?"

"그게... 실장협회에서 자료를 보여주는데 이런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구요.. 이성보다는 성기구로 쓴다거나.. 아무튼 저도 남자라 이해는 가는데 심했어요 형.. 협회에서 곧 사람도 보낸다고 하구 치료도 도와준다고 하구.. 기운내세요."

"누나.. 누나 한번만 만나게 해주라, 응?"

"다시는 형 안본다고.. 받은 물건은 전부 택배로 돌려준대요. 아, 그리고 흑발실장들은 협회에서 키운다고 하니 걱정하지마시구... 안녕히 가세요!"


혜식은 그렇게 골목을 도망치듯 벗어났고, 나는 정신적 충격에 주저앉고 말았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평생 직스충이란 꼬리표가 붙을까? 부모님이 아시면 어떻게 하지? 부슬부슬 일어나 집으로 돌아오면서 수도없이 벽에 기대어 생각했다.


'그래.. 분명히 잘 해결될거야.. 실장석따위에게 질순 없지! 집으로 가서 쉬고 어떻게 된 일인지 곰곰히 생각해보자."


피곤한 몸으로 잠자리에 들면서 기합을 넣었지만 다음날 아침, 실장협회에서 온 사람들이 찾아와 집을 뒤지며 난장판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이봐요! 남의 집을 이렇게 만들면 어떻합니까?!"

"지금 당신 상황을 알기나 하고 이러는거야? 학대 받는 다른 실장석이 있나 잠시 확인하는 것 뿐이니 협조하게나!"

"하.. 학대라뇨? 지.. 지금 무슨소릴.."


그때 나는 겁을 잔뜩 먹고 가만히 있어버렸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영장 없인 집을 뒤질수 없다고 들었다. 덕분에 나는 멍청하게 어지럽히는걸 지켜보고만 있었다.


"다른 실장은 없나보군.... 그래, 젊은 사람이 왜 그랬나? 보니까 여자친구도 있던데 말야.. 쯧쯧.."

"아니라구요! 왜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말하시는 거죠?"

"너 지금 실장법을 어기고도 큰소리야? 지금이라면 벌금행으로 끝나고 사회에 알려지지 않지만 자꾸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그들은 다짜고짜 법을 들먹이며 여러 서명과 지장을 찍길 강요했다. 이미 혜진이 DNA 검사까지 해서 99.999% 나의 씨라는 충격적인 결과와 함께 빼도 박도 못하게 된 나는 직스충이란 낙인이 찍힌 채, 매달 흑발실장의 양육비용을 전액 부담하며 직스로 학대 받은 광동이의 입양비용과 기타벌금까지 수백만원은 훌쩍 넘는 금액을 지게 되었다.



"그래도 처음이라 이렇게 벌금으로 끝나는줄 알라고, 젊은이! 불쌍한 동물들 그만 괴롭히고 착실히 좀 살아!"

"............."


그렇게 나는 홧병으로 꼬박 일주일을 누워 지냈다. 다행히 직장에서 성실했던 나는 병가와 휴가로 처리되어 일터로 돌아갈 수 있었지만 혜진과는 완벽히 끝나고 말았다. 착한 그녀가 내가 직스충이라고 소문 내고 다닐리는 없었지만... 가슴이 너무 아팠다. 고작 분충 하나 키운 죄로 평생 만날까 말까 한 이상형을 놓친 것이다. 그녀가 생각나 흐르는 눈물을 훔치러 고개를 숙이는 순간, 내 눈에 작은 광고지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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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장석에 관련된 구제와 고민상담, 학대까지 더러운 일을 비밀리에 해결해 준다고 적힌 흥신소 냄새 물씬 나는 광고지를 조심스레 주워들었다. 평소같으면 밟고 지나갔을 더러운 광고지가 빛나보였던건 착각이였을까? 나는 두번 생각할 것도 없이 폰을 꺼냈다.






"반갑다. 철웅이라고 한다."


나는 이야기가 길어져 직접 사무실로 찾아온 것을 후회했다. 시내 외곽, 그것도 골목 깊숙히 위치한 중국집 겸 반지하의 허름한 사무실은 왠지 모를 불안감을 더했고, 자신이 사장이라고 소개한 남자는 누가봐도 조선족의 덩치 크고 험악한 털보였다.


"우린 실장석 프로다. 그렇게 불안해 하지 않아도 된다."


왠지 모를 고소한 탕수육 기름냄새를 풍기며 녹차를 내오는 철웅이 내 표정을 읽고 말을 꺼냈다. 하긴, 내 장기가 털릴까 걱정해봤자 이미 호랑이굴로 들어온 마당에 겁낼건 없었다. 난 분충을 주웠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모든일을 상세히 설명했고 철웅은 고개를 끄떡이더니 일어섰다.


"간단한 일이다. 걱정할거 없다. 키우던 분충이 다행히 너의 이름으로 인식표를 등록했다니 돌아가서 그 분충을 마지막으로 면회한다고 신청해라. 아마 니가 입양한다고 서류를 작성해놨으면 네가 직스충이던 뭐던 딱 한번 만날 기회를 준다. 면회날짜가 정해지면 나랑 함께 가면 된다."


난 문을 열고 배웅하는 철웅이 어이없어 버티며 소리쳤다.


"지금 장난해요?! DNA 검사까지 당해서 99.9999% 제 씨라고 판명난대다가 증거도 없어서 저를 직스충이라 낙인 찍고 벌금까지
떼간 상태라구요! 그냥 이렇게 보내시면 어떡합니까!"

"너 걱정이 너무 많다. 나 프로다. 걱정말고 가서 잠이나 자라."

[쾅!]


그렇게 나는 쫓겨나듯 사무실을 나왔다. 면회신청하고 같이 가기만 하면 해결된다니.. 사기 당한 것 같아 화가 났지만 물에 빠지면 지푸라기라도 잡는다 했던가? 속는샘 치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면회신청을 넣었다. 괜히 상황이 악화되면 어떡하나 덜컥 걱정도 됬지만 분충과 혜진만 생각하면 울화통이 터져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이제 모 아니면 도라는 심정으로 광동이와의 마지막 면회를 기다렸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망할 조선족과 함께 실장보호소로 가게 되는데...





"기다리고 있었다 가면서 이야기 하자."

"네? 면회소가 바로 앞인데요? 지금 와서 대체 뭘??"

"간단하다. 일단 이걸 받고."


난 철웅에게서 열한송이 장미꽃다발과 큼지막한 콘페이토를 받았다.


"설마 이걸 놈에게 줘야 하는건 아니죠?"

"일단 내 말을 들어라."

"음?"


나는 철웅의 이야기를 빨려가듯 듣다가 어느새 면회소에 도착해버렸고, 놀랍게도 그곳에는 혜진이 기다리고 있었다.


"혜진아! 여긴 어쩐일이야? 그동안 잘지냈어?"

"왜 면회 같은걸 신청해서 나까지 오게 만드는거야? 너같은 변태새끼를 왜 또 봐야 하냐고!"

"혜진아..."

"유사인류로 취급되는 실장법은 까다롭다. 그래서 인식표를 등록한 주인외의 보증인도 실장석의 입양 및 안락사와 같은 모든 절차를 함께 동참해야 한다."


제일 중요한걸 지금 이야기하다니.. 혜진이가 있는데 그걸 해야한다고? 나는 정신이 혼미해지는걸 느꼈다. 만약 작전이 실패하면 나는 영원히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을 것이다. 화가난 나는 철웅에게 조용히 다가가 물었다.


"이런건 제일 빨리 말해줘야 하는거 아닌가요?!"

"안물어봤었다."

".........."


조금 어색한 기류가 흐르고 난 뒤, 광동이가 뒤뚱거리며 직원과 함께 나타났다. 놈은 날 보자마자 데엑- 거리더니 달려와 내 다리에 안기며 소리쳤다.


"데에엑! 남편님!! 남편님과 와타시의 귀여운 흑발의 자들이 사라진 데스! 저 암컷똥닝겐이 질투심에 눈이 멀어 납치한게 분명한 데샤앗!!"

어느새 분충화가 심해져 호칭은 남편이 되어 있었고 혜진은 역겹게 우릴 쳐다본다. 정신이 흐려지는 와중에 철웅이 나를 보며 시계를 가르킨다. 면회시간은 채 20분도 남지 않은 상황! 그래! 여기서 무너질 순 없어! 나는 광동이를 안아 올려 뺨을 부비며 말했다.


"일단 우리 자기가 무사해서 다행이잖아?"

[쪽]


내가 달콤한 말을 속삭이며 볼에 키스를 하자 광동이는 팬티가 터질듯 빵콘하며 붉게 물든 두 뺨을 양손으로 가렸다.


"데후우우웅♥ 남편님이 드디어 와타시를 본처로 인정한 데수웅~ 지금까지 참느라 서러웠던 데스! 분명 와타시가 먼저 남편님과 살림을 차렸는데 왜 첩을 들이는 데샤앗! 남편사마! 어서 저 무례한 첩에게 와타시의 고귀한 자들을 내놓으라고.."


나는 재빠르게 광동이의 입안에 커다랗고 분홍빛이 감도는 콘페이토를 집어넣었다. 이젠 팬티 사이로 흥건히 흘러나오는 운치는 한강을 이루었고 두 눈은 풀려 행복회로를 돌리기 시작했으며 언청이 입에선 침이 폭포처럼 흘러내렸다. 왜 제재를 안하나 직원을 둘러보니 구석에서 철웅에게 수상한 봉투를 건네 받는 중이었고, 철웅은 나에게 엄지를 치켜들었다. 좋아, 이제 클라이막스다!


"자기야, 이제 나랑 결혼해줘."

"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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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준비된 열한송이 붉은 장미꽃다발을 가슴에 한아름 안겨주자 말문이 닫힌 광동이. 어깨를 갸날프게 떠는 그 모습은 5월의 신부 그 자체였다. 입을 벌리고 쳐다보는 혜진을 애써 무시하며 나는 예비신부에게 약간 따지듯 말을 건넸다.


"그런데 자기야, 우리 첫날밤도 안치뤘는데 자가 벌써 생기다니.. 어떻게 된거야?"

"뎃.. 뎃숭? 남편님 그건..."

"생각해봐. 자가 벌써 있으면 순결하고 깨끗한 신부가 될 수 없어.. 순백의 웨딩드레스가 더러워져서 못입는거 몰라? 게다가 인생에 한번뿐인 신혼여행도 못간다구? 첫날밤을 벌써 치뤘으니 갈 이유가 없잖아? 아아~ 몰디브나 하와이로 가고 싶었는데~"

"데히이이이잌!! 와타시는 아직 남편님과 첫날밤을 치룬적이 없는 데스!!! 웨딩드레스 입는 데스!! 신혼여행 갈 수 있는 데스우웃!!!!"

".... 자가 벌써 있잖아?"

"첩이랑 바람 피우는 남편님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데샤아! 남편님이 가끔 와타시를 방에서 내쫓고 문을 걸어 잠그면 욕구를 푼다는걸 알고 있었던 데스!! 다음날 남편님이 출근하면 쓰레기통을 뒤져 남편님의 씨가 듬뿍 담긴 휴지로 수도없이 수정을 시도했던 데스! 힘들었던 데스!! 하지만 노력하고 노력하여 드디어 남편님과의 귀여운 흑발의 자를 가진 데샤아아!! 분명 첫날밤은 무조건 절대 없었던 데스읏!!!! 없었던 데... 데복!!"

"너... 너어.. 어떻게 그럴수가!"


혜진이 달려와 광동이의 뺨을 날렸고, 흐드러지는 장미꽃 사이로 비루하고 더러운 실장석이 쓰러져 굴렀다. 그녀는 눈물을 펑펑 쏟으며 외쳤다.


"너 분명 민수씨가 밤마다 널 괴롭혔다고 했잖아! 너는 싫다고 도망치면 달려와 강제로 아프게 했다고.. 피를 많이 흘리고 기절했다고.. 내가 널 얼마나 아꼈는데.. 널 얼마나 믿었는데..!!"

"데프프픗! 정말 어리숙한 데스! 그러니 아직 남편님이 멍청한 오마에에게 밤시중을 받지 않는 데프픗!! 그 점은 고맙게 생각하는 데스! 하지만 더 이상 혼자 착한척 남편님을 독차지하는건 다메 데스!! 본처인 와타시와 와타시의 고귀한 흑발자들의 시중 드는걸 게을리 하지 않았던 점을 높게 평가해 독라노예로 봐주는.. 데봙!!!!"

"내가! 너 때문에! 민수씨에게!! 어떤 짓을 한지 알아? 이 쓰레기야!!"

"덱! 데붓..!! 나.. 남편님!! 살려..!! 망할.. 세컨드..!! 오로로로로롱~!!"


우린 엉엉 울며 광동이를 막무가내로 쥐어패는 혜진을 겨우 뜯어 말리며 면회를 마쳤고, 보호소 앞에서 퉁퉁 부은 눈으로 사과하는 그녀를 꼭 안아준 뒤 힘들어 하는 그녀를 택시에 태워 보내며 다음을 기약했다.


"정말 고마워요 사장님! 혜진이랑 다시 시작할 수 있다니 꿈만 같아요! 의뢰비를 떠나서 제가 오늘 한턱 쏘고 싶은데..."

"무슨 소리냐. 아직 일 안끝났다. 다 끝나면 쏴라."

"네? 여기서 뭘 더..?"

"누명 쓰고 벌금낸다고 안했나?"

"그렇지만 저는 증거도 없고 흑발의 자들이 99.999% 제 씨라고..."

"면회소에서 있었던 일 전부 녹화해놨다. 협회는 입양도 보낼 수 없는 흑발자들이 언제나 처치곤란이라 피해자들에게 누명을 씌워 양육비를 뜯어냈다. 그래서 지금 전국에 제법 많은 피해자들이 단체로 고소를 준비중이다. 이미 일본엔 비슷한 사례들이 많이 있다. 남성이 키우는 사육실장이 흑발실장을 80% 가까이 낳은 통계도 있고, 휴지통을 뒤져 수정하는 모습을 찍은 CCTV영상이 밤낮으로 뉴스에 올라와 사회적 문제가 됬던 적도 있다. 일본에선 불임수술을 하지 않은 사육실장이 흑발실장을 낳으면 주인의 방관죄로 보지 직스로 보지 않는다. 승소할게 분명하다. 나랑 준비할게 많다."

"사장님은.. 정말 프로페셔널하셔!!"

"윽! 남자끼리 왜이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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