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현재(가을) 기준, 62일 전.
어떤 등산객이 나뭇가지에 묶인 노란 리본을 따라 (아마도 비법정인 지역을) 올라간다. 얼마 후 검은 장갑을 낀 어떤 사람이 그 리본들을 풀어 다른 곳에 묶는다. 뒤이어 양근탁(1화 후반부에서 유골로 발견된 조난자. 엄효섭 분)이 그 노란 리본들을 따라 산을 오른다. 검은 장갑을 낀 자가 양근탁의 뒤를 따라간다.
화면 넓어지며 2020년 현재(가을). 해동파출소에서 김웅순 경장이 소소한 동네 소식들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그때 휠체어를 탄 이강이 들어오고 웅순은 놀랐다가 반가워한다. 이강은 양근탁 조난사고에 대해 묻고 특히 시신이 쥐고 있었던 노란 리본에 대해 묻지만 웅순은 단순 사고로 종결됐다고 답한다.
해동분소의 아침. 숙소에서 자고 나온 듯 부스스한 차림의 다원이 출근한다. 탐방시설팀의 장비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고 사무실에 쌓여있던 서류들이 완벽하게 마무리되어 있다. 구영이 등장하며 역시 서마귀라며 감탄한다.
이강은 생태감시카메라의 메모리카드들을 하나하나 돌려본다. 그때 대진이 들어오고 둘은 자리를 이동해 대화를 나눈다. 대진은 그 신호(표식)를 찾고 있냐고 묻고 이강은 만약 신호를 찾는다면 신호를 남긴 사람도 찍혀 있을 거라고 답한다. 대진은, 병원에서 1년 동안 죽다 살아났으면서 그 사진들을 왜 찾아봤냐고, 현조 때문이냐고 묻는다.
이강은 과거 사고를 회상한다. 누군가 (검은 장갑을 낀 자가) 돌을 들고 (아마도 현조의 머리를) 내리쳐 피가 튄다. 설산에서 주위를 둘러보던 이강은 발밑이 무너지며 추락한다. 눈 위에 줄지어 뿌려진 핏방울들 끝에 피투성이가 된 현조가 쓰러져 있다. 레인저들이 의식이 희미한 이강을 들것으로 실어나르는 옆으로 대진이 현조를 흉부압박하고 있다.
대진은 설산의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네가 왜 설산에 갔냐고, 너와 현조의 비밀이 뭐냐고 묻고, 이강은 그저 산을 지키려 했었다고 답한다.
화면이 좁아지며 2018년 어느 날 아침. 현조가 사복 등산복 차림으로 숙소(사택) 방을 나선다. 평상에서 라면을 끓이던 일해가 비번 아니냐고 묻자 현조는 훈련도 할 겸 산에 다녀온다고 답한다.
현조가 자전거를 타고 지리산 아래 마을길을 달려간다. 숲길을 거쳐 천왕봉까지 올라 물을 마시는데 다시 환영을 본다. 안개 낀 소나무숲, 여기저기 나뭇가지에 묶여있는 노란 리본들, 비틀거리는 누군가의 시선, 소나무를 짚는 피투성이 손. 현조는 물병을 떨어뜨린다.
산 아래 감나무집(이강 할머니네 식당)은 손님들로 북적인다. 파전, 막걸리 등 밀려드는 주문에 이강은 몹시 바쁘다. 이강의 동료 레인저들도 뒤뜰 평상에서 막걸리를 마시는데 이강의 할머니(이문옥 여사, 김영옥 분)는 이들에게 이강의 어린 시절(툭하면 산으로 내뺐음)에 대해 얘기한다. 파전 부치느라 바쁜 이강에게 현조가 전화하여 안개가 자주 끼는 소나무 군락지에 대해 물어본다. 이강은 무진계곡 4km 지점 소나무 군락지를 알려준다.
현조가 무진계곡 소나무 군락지에 가서 둘러보다가 어떤 남자를 만난다. 현조는 처음에 약초 불법채취 등을 의심했는데 그 남자는 1년 전 실종된 아버지의 유골을 찾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저녁이 다 되어 산을 내려온 현조는 감나무집에 오지만 문이 닫혀 있고 이강은 전화를 받지 않는다. 그때 지나가던 김솔이 현조를 태우고 마을회관에 데려다준다. 마을회관에서는 1995년 여름 도원계곡 수해로 사망한 마을 사람들의 합동 제사가 치러지고 있다.
1995년 회상장면. 강당 같은 곳의 마룻바닥에는 수십 개의 시신 가방들이 이름표가 붙은 채로 놓여 있고 그 옆에서 유족들이 오열한다. 그 중에 이강의 부모님 시신도 있고 이강 할머니가 주저앉아 울고 있는데 이강은 그 뒤에서 넋을 잃은 듯 서 있다.
2018년 마을 제사날 밤. 이강은 큰 소나무 아래 홀로 앉아 생각에 잠겨 있다. 현조가 할머니에게 여기 가보라 들었다며 이강을 찾아온다. 이강은 죽으면 끝이라며, 마을회관에서 술판들을 벌이는게 이상하다고 한다. 현조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며, 무진계곡 소나무 군락지에서 만난 남자의 아버지, 홍상규씨 실종사건 파일을 보여준다. 이강은 그 사람이 지리산에 들어왔다는 증거가 없어 수색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현조는 승훈이때 빨치산의 표식이 (환영으로) 보였던 것처럼 이번에도 무진계곡 안개구간 소나무 군락지에서 피흘리고 쓰러져 있는 사람을 보았다며, 그것이 그 아들이라면 막아야 하지 않겠냐고 말하지만, 이강은 마을회관에서 한 잔 했냐고 묻는다.
다음날 아침 현조는 소나무 군락지에서 만났던 남자를 찾아가 아버지가 그날 무슨 목적으로 지리산에 갔는지를 묻는다. 남자는 아버지가 소나무를 좋아하는 조경업자이고 그날도 무진계곡 우송절벽에 있는 소나무를 보러 간다고 했다고 답한다. 현조가 거기서부터 찾아보겠다고 하자 남자는 곧 아버지 실종 1년이라며 과태료를 내도 좋으니 자기도 같이 아버지 유골을 찾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비담대피소 앞에서 한 여대생(최희원, 박환희 분)이 자신이 산 복권의 당첨 번호를 확인하다가 1등이라며 놀라는데 마침 불어온 바람에 복권이 계곡 쪽으로 날아간다. 희원은 대피소의 일해에게 14억짜리라며 한번만 같이 찾아달라고 부탁하는데 이 얘기를 들은 등산객들이 출입금지구역인 계곡으로 몰려들어 아수라장이 된다. 이강이 영수증을 주워 복권을 찾은 척 하면서 등산객들을 진정시키자 레인저들은 등산객들에게 과태료를 물리면서 현장을 정리한다. 현조를 찾던 이강은 현조가 무진계곡 일년치 자료를 물어봤다는 얘기를 듣는다.
무진계곡 우송절벽에 도착한 현조는 남자에게 아버지가 여기서 조난당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이유를 묻고, 남자는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한 후 죽고 싶다는 얘기를 자주 했었고 아버지가 자살했다면 여기일거라 생각했다고 답한다.
해동경찰서에 간 이강은 1년 전 실종된 홍상규씨 사건에 대해 물어보고, 웅순은 지난 주에도 딸이 다녀갔었다고 말한다. 이강이 홍상규씨 유골을 찾아다니는 아들 얘기를 하자 웅순은 홍상규씨에게 아들은 없고 외동딸만 있음을 알려준다. 그들 뒤로 경찰서 벽에 수배자 전단이 붙어 있는데 아들이라 했던 그 남자의 얼굴과 함께 사기, 김기창이라고 적혀 있다.
우송절벽에서 현조는 홍상규씨 실종 다음날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산사태가 생겼고 그로 인해 물길의 위치가 바뀐 것을 보여준다. 현조는 유골이 있을 만한 유력한 위치를 GPS 단말기에 찍어 기창에게 주고 자신은 우송 절벽을 수색하겠다고 한다. 실종 당시 옷차림을 묻자 기창은 녹색 바람막이 점퍼와 회색 바지를 입고 검은색 배낭을 멨다고 답한다. 현조가 로프를 타고 내려가는데 절벽 중턱의 나무에 검은색 슬링백 한 개가 걸려 있다.
사복 차림의 이강이 홍상규의 집을 찾아 간다. 집 뒤 정원에 멋진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홍상규의 딸이 나타나자 이강은 이런 소나무는 바람이 많은 산 위에서만 볼 수 있다며 아버지가 가져왔냐고 묻는다. 딸은 아버지도 빚독촉에 시달려서 어쩔 수 없이 한 거라 답한다.
우송절벽에서 내려온 현조가 로프를 정리하는데 기창이 와서 찍어준 곳을 찾아봤지만 유골을 찾지 못했다고 말한다. 현조가 GPS 단말기에 새로운 지점을 찍고 기창과 함께 수색에 나선다.
이강이 현조에게 전화를 걸지만 연결이 되지 않는다는 안내 멘트만 나온다. 이강은 홍상규의 딸이 해준 말 - 김기창이라는 자가 자기 아버지를 이용만 했고 지금은 사기죄로 수배 중이라는 - 을 생각한다.
현조는 곧 날이 어두워지니 오늘은 그만하자고 말한다. 기창은 험악한 얼굴로, 아까부터 같은 자리만 돌았다며 경찰이라도 부르려는 거냐고 묻는다. 현조는 아무도 홍상규씨가 산에서 실종됐다고 확신하지 못했는데 기창은 홍상규씨 실종 직후부터 산에서 찾아다녔고, 홍상규씨가 한여름 산 위에 올라서나 입었을 바람막이 점퍼 색깔을 기창이 정확하게 얘기했다고 말하며, 결정적으로 우송절벽에서 발견한 슬링백에서 나온 기창의 지갑을 보여준다. 현조는 홍상규씨가 자살한 게 맞냐고 기창에게 묻는다. 기창이 일그러진 미소를 띄며 잭나이프를 꺼내든다.
기창의 회상(홍상규 실종 당일). 홍상규가 우송절벽 위에서 굴취할 소나무에 주사 처치를 한다. 지켜보던 재벌 회장 부하가 기창에게 착수금 오천만원이 든 검은 배낭을 건넨다.
사람들이 떠난 후 홍상규는 이거 받고 손 뗄 거라며 기창에게서 검은 배낭을 뺏어 멘다. 기창이 다시 뺏으려고 몸싸움을 벌이다 홍상규를 절벽 끝에서 밀어버린다. 홍상규는 기창의 팔에 걸려 있던 슬링백을 움켜쥐고 절벽 밑으로 떨어진다.
기창의 칼에 복부를 찔린 현조가 쓰러진다. 기창은 자신의 지갑과 현조의 GPS 단말기를 챙기고 떠난다. 현조는 상처를 움켜쥐고 랜턴을 켜고 간신히 발걸음을 옮긴다. 랜턴 불빛에 나뭇가지에 드리워진 노란 리본들이 보인다. 현조가 휘청거리다 옆에 선 소나무에 피묻은 손을 짚는데, 자신이 환영에서 보았던 장면들을 보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 자리에 주저앉는데 절벽 끝이다. 현조는 마지막 힘을 그러모아 나뭇가지와 돌로 표식을 만들고 의식을 잃는다.
깜깜한 밤. 기창은 현조가 GPS에 찍어줬던 곳을 계속 수색하는데 유골을 찾지 못한다. 랜턴 불빛이 나타나는데 이강이다. 기창은 길을 잃었다며 반가운 척 하는데 이강이 자기는 딱 봐도 사기꾼인 놈에게 안 속는다고 말한다. 기창의 표정이 일그러지는데 곧 경찰관들, 구영과 레인저들이 나타나 기창을 포위한다.
네 시간 전, 이강은 구영에게 비번인 레인저들을 데리고 무진계곡 소나무 군락지로 오라고 전화한다. 이후 수색 중에 피흘리며 쓰러진 현조를 발견한다. 무전으로 현조의 조난 사실을 알린 후 이강은 현조가 남긴 표식(우송절벽 아래 일 년 전 물길 자리=기창의 위치)을 발견한다.
현조가 입원한 병실에 이강이 와서 당산경찰서장이 준 감사패를 보여준다. 이강은 현조에게 귀신 들렸냐며, 자꾸 헛것이 보이는 거냐고 묻고, 현조는 자기를 믿어주는 거냐고 묻는다. 이강은 앞으로 어떨지 지켜보겠다며 빨리 나으라고 한다. 현조는 자기는 못 찾았지만 선배는 다르지 않냐며 이강에게 홍상규씨 유골을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무진계곡 입구. 이강은 부모님 시신 옆에서 넋을 잃고 서 있던 자신을 회상한다. 또 실종 당시 아버지가 산에 간 이유를 솔직하게 얘기했더라면 아버지를 찾을 수 있었을지 울먹이며 물었던 홍상규씨 딸을 떠올린다. 이강은 지도에 빗금을 그어가며 유골을 찾아다닌다.
이강은 수색 중에 복권을 찾으러 비법정에 들어왔다가 조난당한 희원을 만나 도와준다. 희원은 엄마 집도 사드리고 싶고 등록금도 내야 하고, 자기 평생 그런 행운은 처음이라 꼭 찾고 싶다고 말한다. 이강은 이 산에는 뭘 찾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혼잣말한다.
이강은 어느 풀숲에서 홍상규씨의 유골을 발견한다. 이강은 천천히 향을 피우고 소주 한 잔을 따라 놓고 묵념한다.
119구급대원들이 유골을 수습해 내려와 앰뷸런스로 옮긴다. 기다리고 있던 딸이 시신가방을 보고 오열한다. 이강은 시신 옆에서 발견된 아버지의 유품이라며 검은 배낭(=오천만원이 든)을 딸에게 준다. 딸은 배낭을 끌어 안고 운다.
화면이 넓어지며 2020년 저녁 해동분소. 이강이 생태감시카메라 영상들을 확인하고 있다. 다원이 들어와 샌드위치를 건네며 이강이 자신의 롤모델이라며 도와줄 일이 없냐고 묻는다. 이강은 내일 도원계곡 순찰 때 망바위 뒤쪽 오래된 주목나무 밑둥에 돌과 나뭇가지로 만든 표식을 남겨달라고 부탁한다. 다원이 이게 뭐냐고 묻자 이강은 해동분소를 가리키는 거라고 답한다.
다음날 아침 구영과 다원이 순찰에 나선다. 사무실에서는 대진이 이강에게 원주 본사에 자리를 부탁해놨으니 그쪽으로 옮기라고 말한다. 이강이 이의를 제기하려 하자 대진은 표식에 대해서는 자기가 알아봐주겠다고 말한다.
순찰 중 구영은 잠시 앉아 휴식하고, 다원은 그동안 주변을 둘러보고 오겠다고 말하고 망바위 뒤쪽으로 간다. 거기서 오래된 주목을 찾은 다원은 이강이 그려준 대로 표식을 만든다.
이강은 사무실에서 양근탁의 시신 사진을 살펴본다. 유골의 손뼈가 노란 리본을 쥐고 있는 듯 보인다.
화면이 좁아지며 이강의 회상(2018년). 이강과 현조가 무진계곡 소나무 군락지에서 불법산행팀을 뒤쫓고 있다. 이강은 나뭇가지에 묶여 있는 붉은 리본을 보고 불법산행팀이 이미 올라간 것 같다고, 정상 팀에서 잡는게 빠르겠다고 무전한다. 잠시 앉아 물을 마시면서 현조가 붉은 리본에 대해 묻자 이강은 불법산행팀이 뒤쳐져 오는 사람들을 위해 남겨놓는 거라고 설명한다. 현조는 이전에 자기가 여기서 조난당했을 때 노란 리본이 있었는데 정상으로 가는 방향이 아닌 딴 방향으로 묶여 있어서 마치 조난을 유도하는 것 같았다고 말한다.
2020년 현재, 이강은 현조의 말을 떠올리면서 양근탁 시신 사진의 노란 리본을 들여다본다. 그때 전북사무소에서 전화가 오고 이강에게 누락된 동향보고서를 찾아달라고 한다. 이강은 대진의 책상 쪽으로 가서 책꽂이에 꽂혀 있는 파일들을 살펴보지만 동향보고서가 없다. 이강은 대진의 책상 서랍을 하나하나 열어본다. 제일 아랫칸을 열었는데 거기서 지퍼백에 든 노란 리본 뭉치가 나온다. 리본 일부에는 피같은 얼룩이 묻어 있다. 믿어지지 않는 듯이 살펴보던 이강의 표정이 심각하게 굳어진다.
구영과 다원은 계속 순찰하고 있다. 구영을 따라가던 다원이 어떤 야생화를 발견하고 그쪽으로 가서 사진을 찍는다. 갑자기 주변 풀과 식물들을 헤치고 누군가가 다가온다. 다원이 카메라에서 눈을 떼고 고개를 드는데 낡고 검은 핏자국으로 얼룩진 설상복을 입은 현조(생령)가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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