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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이이첨-광해군의 관계

ㅍㅍ(119.207) 2015.08.27 00:40:28
조회 894 추천 1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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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록에서는 세자 시절의 이이첨-광해군 밖에 안 나오지만,

이이첨은 광해군의 집권 기간 내내 광해군의 측근이자 정치계의 거물로서 활약하게 되지.


우리가 흔히 "광해군은 왕권이 약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광해군은 즉위 당시 그렇게까지 왕권이 약하진 않았어. 오히려 광해 이후 조선 후기의 왕들에 비하자면 왕권은 튼튼한 편이었지. 아마 위의 오해는 광해의 세자 시절 입지가 불안했었던 사실 때문에 그랬던 것 같아. 선조가 강보에 싸인 영창대군을 두고 일찍 죽어 광해군이 즉위하고 나서는 그 누구도 광해군의 자리를 넘볼 수 없었지. 선조 생전에 은근히 영창대군을 차기 세자로 밀던 인목왕후도 선조 사후에 광해군에게 책 잡히지 않으려 즉위식을 미리 권할 정도였어.(원래 즉위식은 선왕이 죽은 후 보름 정도 기다렸다 하는것이 관례)




여튼 광해군의 왕권 이야기는 여기에서 각설하고,

광해군은 그렇게 약한 왕권을 가진게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왕권 강화에 대한 집착과 역모에 대한 불안함이 상당했어. 세자 시절 겪었던 선조의 어마무시한 견제의 영향이라고 생각해.

광해군이 왕권 강화의 방법으로 선택한 것은 끝없는 궁궐 증축, 그리고 옥사.

연산군이건 선조건 왕들이 옥사를 일으킬 때는 항상 행동대장을 앞에 내세우기 마련이지. 광해군의 경우엔 이이첨을 정치적 파트너로 삼았어. 광해군 시절 대부분의 옥사는 광해군과 이이첨의 합작품이라고 봐도 좋아.

여하튼 이이첨을 이용한 옥사는 성공적이었어. 세자 시절부터 가장 큰 위협이 되었던 소북파-인목대비-영창대군을 완전히 아작내버렸고, 왕권은 더더욱 강해졌지. 광해군은 끊임없이 옥사를 일으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역모에 대한 이상할 정도의 불안 증세도 문제였지만, 옥사라는 정치적 사건이 가져다 주는 일시적인 효과에 맛들렸던 것도 있지. 우선 '역모를 일으켰다'라는 고변만 들어오면 그 고변이 신빙성이 있던 없던, 사실관계를 따지지 않고 옥사가 벌어졌지.


...그렇게 광해군의 치세가 끝없는 궁궐 증축과 옥사로 물들어 갈 무렵, 광해군은 한가지 사실을 깨닫게 돼.

수많은 옥사를 치르는 와중에 이이첨을 너무 키워버렸다는 거야.

광해군의 행동대장이었던 이이첨은 이제 광해군의 뜻까지 거슬러가며 정국을 자기 마음대로 휘둘렀어. 광해군의 중립외교는 이 때 즈음에 조정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았는데, 이이첨이 이 '중립외교'에 반대를 걸었기 때문이야. 광해군은 이이첨을 견제하고 싶었지만 이미 조정에는 이이첨을 견제할 만한 세력이 남아있지 않았어. 광해군은 점점 후회하게 돼. 이이첨은 누가 전하의 왕위를 노린다며 광해군을 끊임없이 부추겼지만, 이러다가 진짜 반란을 일으키는 것은 이이첨이 될 것 같거든.


비록 왕이 되고 난 후 실망스러운 행보를 걸었긴 하지만, 광해군은 본디 총명하고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 나가야할지에 대한 나름의 포부와 책임감이 있었던 사람.  광해군은 자신의 실책을 알아채고는 뒤늦게 실수를 만회하고자 했어. 세자 시절을 겪으며 갖게 된 트라우마에서도 이제 벗어나야 했지.


그러던 어느날, 또다시 광해군에게 고변이 들어왔다. 이번엔 어떤 왕족이 반란을 모의한다는 고변이야. 이번 고변은 저번 고변들과는 달리 상당한 신빙성이 있었어. 옥사가 많았던 광해군 시절, 이 사건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만한 것이었지. 하지만 더이상 이이첨에게 놀아나기 싫었던 광해군은 고변을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려. 덕분에 고변에 언급되었던 왕족과 대신, 무장들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지.




그리고 고변에 언급되었던 왕족, 능양군은 무사히 살아남아 고변이 있었던 바로 그 해 반정의 주역이 되어 광해군을 내쫓고 조선의 왕이 되게 돼.


손놓고 있다 반정의 날을 맞게 된 광해군은 "반역이 일어났다"란 소식에 짧은 한 마디를 던지지.


"이이첨이 반역을 일으켰는가?"라고...





결국 광해군 정권이 끝장나는 데에는 이이첨이 큰 역할을 했어. 물론 우리의 선조 대왕님도 직간접적으로 많은 공로를 세우셨지만 ㅎㅎ

하지만 광해군과 그의 치세를 망친 가장 큰 원인은 바로 광해군 자신이었지. 징비록 마지막화에서 서애가 그러잖아. "군주가 신하를 믿고 발탁하는 것은 신하의 공과를 임금이 안고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결국 이이첨 같은 간신모리배를 등용하고 힘을 키워준 것은 광해군 본인이었으니까.



난 광해군과 이이첨의 끝을 알고 있던 시청자로서, 이 씬이 참 인상적이었어. 임금의 명보다 나라와 백성의 안위를 더욱 중요시했던 충무공에 대해 광해군과 이이첨이 서로 대화를 주고 받는 씬이었는데


이이첨-"아무리 충신이라 하여도 주군에 대한 의리가 없다면 이는 자신의 나라와 백성만을 위한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광해-"허면 이 현감은 나와 백성들 중에 택일하라면 어느 쪽을 택할 것이오."


이이첨-"백성들의 돌을 맞는 한이 있어도 저는 저하를 택할 것이옵니다."


이때 옆에서 유조인이 "저하, 든든하시겠습니다!"라고 아부성 멘트를 날리는 것과는 별개로 이이첨을 바라보는 광해군의 표정이 묘했던 점이 인상적이었어.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만을 믿어줄 사람이 절실했던 광해군. 실제로 이이첨은 광해군의 충실한 행동대장이었고, 말년에 광해군의 뜻까지 거슬러가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긴 했지만 반역까지 도모할만한 인사는 아니었을거야. 

하지만 왕과 정권에만 충실한 신하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진짜 임금 노릇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 이산해 대감의 말대로 "시전 왈짜패의 두목 노릇이나" 할 수 있을 뿐이지.

사실 광해군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왕의 명을 거역하면서까지 나라와 백성을 위할 수 있는 신하였을거야. 그런 신하들은 왕의 '명'을 거역할 순 있어도 결국 왕의 '뜻'을 이뤄주고 세워줄 수 있는 신하들이니까.

광해군도 그걸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었기에 위의 씬에서 묘한 표정을 지었던 것일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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