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 나왔던 명나라 관리 중에 가장 조선이 좋아한 사람은 경리 양호였어.   여러가지로 조선이 좋아할 일을 했거든.

일단 일본군에 대해서 공세적이었어.   실패했지만 울산성 전투도 주도했고 그 후에도 일본군을 격멸하자는 입장이었거든.

명나라 군사들의 작폐를 막는데도 적극적이었어.   접반사 이덕형하고도 사이가 좋아서 이덕형을 처음부터 칭찬한 사람이고.

그런데 정응태라는 명나라 사신이 등장했어.   이 사람은 울산성전투 보고가 허위보고라고 적극적으로 양호를 음해했거든.   

조선은 양호편을 들어서 명나라에 자문도 보내고 그래.   이게 정응태의 비위를 건드렸어.   정응태는 이제 조선을 음해해.

조선이 일본과 손잡고 요동을 수복하려고 획책한다는 음해였어.   조선의 입장에서는 심각한 일이었어.

명나라에서 이 음해를 믿는 사람들도 생기기 시작했거든.   조선은 이 일을 해명할 사신을 파견하게 돼.

처음 사신으로 선택된 사람은 이덕형이었는데 양호하고 너무 친하다고 본인이 고사해.   결국 이항복이 선택되지.

이항복은 명나라에 사신으로 가서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해.   이항복이 오성부원군이 된 게 정응태무고사건을 잘 해결했기 때문이야.

야사는 더 흥미진진해.   그 전에 사신으로 갔던 이덕형에게 명나라 사람들이 조선에 당신같은 인물이 또 있냐고 물었대.

이덕형은 나보다 더 잘난 이항복도 있고 뛰어난 다른 사람들도 있다고 대답했지.   그래서 이항복은 북경에 가자마자 사교계의 명사가 돼.

이덕형보다 잘났다니 정말인가 궁금했던거지.   명나라 사람들이 이항복을 보고나서 거의 이덕형에 버금가지만 조금 못하다고 그랬다더군.

그런데 이덕형은 청원사로 요동까지만 갔으니 이 야사는 사실일 수가 없지.^^   어째든 조선 문관 중 오성과 한음이 가장 잘났던건 틀림없나봐.

7년 전쟁 중 조선이 가장 힘들었던 두 시기에 이덕형과 이항복이 명나라에 사신으로 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