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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애에 대한 생각..

달토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7.05 00:31:26
조회 726 추천 22 댓글 12

면천법, 작미법만 해도 반대가 이리 심할진대....

대체 "양반들아, 앞으로 노비랑 같은 군대에서 훈련받고 싸워야해^^"라고 하는 저 초유의 군제개혁 속오군을...(내가 알기론 우리 역사상 최초의 일임. 혹시 예전에도 국가의 법제로 정착되어 실행한 적 있으면 알려주시길~~고려 여몽항쟁때 노비들의 활약이 많았지만 국가가 정식적으로 법제화 하고 명목상이나마 쭉 이어진 것은 이게 처음인거 같아서)어떻게 가능하도록 관철시켰을까??


물론 선조의 의지가 있으니 가능한 거지. '꼭 필요한 일이니 하긴 하겠다만... 난 모르는 일이야. 니가 알아서해'라고 떠 넘기는 선조도 잘 묘사한거 같고..

그런 결정권을 가진 선조의 의중을 알고 건드리지 않으면서,

"니네는 천년만년 살아라. 나는 이 전쟁만 끝내면 됨^^"이라고 말하며 그걸 밀어붙이는데 성공한 서애의 정치력과 결의도 대단한 거 같다.


결국 정치를 잘한다는건...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자신이 뜻하는 바를 관철시킨다'라고 하는건데...

내가 늘 감탄하면서 '진짜 머리 좋다'라고 생각하는 가장 성공적인 인물이 로마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임.. 카이사르가 대놓고 "나 제정 할거임"이라는 티를 다 내서 결국 암살당한 것과 달리 이 사람은 공화정 제도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프린캡스'(제1시민), 호민관(민중의 대표), 군대와 제정에 대한 통제권을 모두 가져가며 '공화정'에서 '원수정'으로..그리고 결국 '제정'으로 야금야금 다 넘어가게 했음.

정치가에게 있어서 '정치력이 좋다'라는 건 상황을 교묘하게 이용하더라도 결국 자신이 목표하는 뜻을 이루어 내는 거라고 생각함. 그게 정면 돌파냐, 아니면 다른 길로 돌아가느냐 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도... 시기와 상황,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성향에 맞게 본인이 판단해서 선택하는 거고.

서애는 "자기가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활용해야 하는 사람(서로 그렇지..)"선조를 아주 잘 알고 그의 지지 아래서 꼭 필요하다 싶은 일들을 잘 이루어 낸거 같음..


서애가 다른 시대때 살았으면 어떤 인물이 될 지 잘 모르겠고, 정여립의 '천하공물론,하사비군론'이나 로버트 오웬의 '사회주의'같은 뭔가 개혁사상을 처음부터 가지고 시작한 인물도 아님. 하지만 무엇보다도 '질병에 대한 원인 분석과 그 처방'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인물이고, 그것을 위해서는 다른 기득권들에게 미움을 받고 자기 정치생명에 위협을 받을 지라도 "꼭 필요한 건 해야한다"라고 밀어붙이는 '실용 정치가'라고 생각함. 그 모습은 북인의 수장으로 세력을 중시하며 최종적으로 승리한 '현실정치가'라고 할 수 있는 이산해와는 또 다른 느낌임(아계대감 욕하는 거 아님. 정치가로서 유형이 좀 다른거 같단 얘기임..)


그래서 서애는 보고 있으면 좀 재미있음. 왜란 전까지만 하더라도 단 한번도 파직되거나 유배된 적 없는 온건하고 똑똑한 정치가, 왜란 중에는 임금의 심중을 알고 그 어심을 활용하여 반대 세력을 결국 누르면서 파격적인 정치를 시행한 개혁가, 다른 당파에 속했음에도 이준경과 정철의 삭탈관직과 죽음만은 절대적으로 반대했던 인물, 하지만 충무공의 백의종군때는 같은 당파 정탁과 이원익은 "이순신을 살려줘야 합니다"라며 직언을 하고.."걔 건방지죠? 걔가 잘못했네요"라며 충무공을 비난하며 "저도 자르세요!!"라고 사직상소를 들이밀었던 승부가(이제껏 자기대신 총대가 되어 욕먹어 주었고 앞으로도 그래야 할 성룡이가 저러니 선조는 적잖이 당황했을듯..내 해석은 이렇고 다른 횽들의 다른 의견도 존중함)...

고려말 온건하면서 모두를 아우르려고 했었던 정몽주의 모습도 보이고, 때론 과감하게 칼을 들어 밀어붙이는 면에서 정도전의 모습도 보임..


예전에 1945년 해방 이후 미군정에서 남한의 대표적인 정치가 세 사람의 별명을 지었는데...

김규식은 병약해보이고 자주 아프다며 "김규sick"라고 일부러 이름을 갖고 놀렸고, 김구는 타협을 모르고 고집이 세다며 "블랙타이거(사나운 호랑이)"라고 불렀음. 그런데 여운형을 가리켜 "은도끼"라고 불렀음. 겉으로 봤을때는 반질반질하고 쓸만한데 도저히 나무를 벨 수 없는 것이 은도끼이니... 저사람은 우리랑 타협하고 써먹을 수 있을 거 같긴 한데, 속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뜻을 같이 하는 거 같지도 않다고..

(알다시피 여운형은 광복 이전부터 '조선건국동맹'을 만들어 독립을 대비했고 광복후 조선 총독으로부터 행정권을 이양받았으며, 1945년 11월 국민들에게 '앞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양심적 지도자, 현존하는 독립운동가 중 최고의 혁명가 1위'로 뽑혔음. 그리고 신탁통치로 양분된 당시 정세를 안타까워하여 좌우합작위원회를 조직하다가 결국 암살되었지)


서애가 여운형하고 좀 비슷한 스타일의 정치가라는 생각이 듬.. 당색에 연연하지 않으면서 현재 문제점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것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세력(서애: 선조의 어심, 여운형:미군정)을 이용해가기도 하는. 물론 둘다 자신들 또한 상대의목적을 위해 이용당하는 것을 알면서도 꿋꿋이 그 길을 갔고... 결국 한 사람은 토사구팽 당하고 정적들에게 매도되었고, 한사람은 암살을 당했지. 시대상황과 세부적인 건 달라도 좀 비슷한 유형이라는 것은 내 생각..


오늘 회차 보면서 '서애는 어떤 정치가 스타일인가'라는 생각이 더 많아져서 끄적여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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