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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준석이를 마주하며

ㅇㅇ(175.209) 2020.10.25 13:06:58
조회 804 추천 21 댓글 10

														

이전에 준석이 넷플로 보내면서 장문 글 썼던 아거임.

그 때 주절주절 썼던 글에 공감하는 댓들 달아줘서 힘든 시기 이겨내는 데 많이 도움이 되었었어.


영화관 준석이를 보내며(링크)


사실 이게 배우갤인데 작품갤 마냥 이렇게 쓴다는 것 자체를 이상하게 볼 아거들도 있을 것 같긴 한데...

평범하게 공개된 작품이 아니다 보니 아거들도 공감할만한 부분도 있을 것 같아 또 다시 주절주절 써보기로 함.


아무튼 이번 BIFF에 영화관 준석이 소식 들을 때부터 두근거리긴 했는데, 코로나 시국에 여러모로 많이 데였는지 더 이상 설레발도 못 치겠더라.

열심히 돌렸던 행복회로의 흔적들이 오히려 나 자신을 힘들게 만들기도 하더라고.


그래도 곰손도 구르는 재주가 있는지, 지독한 덕질에 이번만큼은 하늘도 기회를 준 건지 피켓팅에서 명당석을 잡아버렸다.

(영화관람 명당석ㅇㅇ/ gv 명당석 ㄴㄴ)

영화관 상영이 엄청나게 귀한 경험이 되어버려서, 이런 기회 자체로 참 감사하더라.



영화관 준석이 보기 전날 밤,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더라.


뭐야..... 이거 혹시..... 

죽을 때가 다 된 건가...?


제작 소식부터 기대했었고,

개봉 소식에 설레여하고,

무인 예매하고 행복회로 오지게 돌리다가,

코로나로 개봉연기 맞고 GG,

한달간 열심히 존버했더니 넷플행,

해외판권 소송으로 넷플공개도 연기...


다시 이렇게 회상하며 글쓰는 것 조차도 망설이게 만들 만큼 힘든 시간을 보낸 후 만나게 된 준석이...


취미로 즐겁자고 영화보고, 덕질하는건데...

근본적인 즐거움 마저도 빼앗긴 듯한 지독한 상실감,

이런 상황에서 최애를 지켜내지 못한다는 무력감.


마치 기훈이네 우물물 속으로 가라앉는 돌처럼 

애정의 무게 만큼 추를 매달고 아래로 침잠해버렸던 시간...


부산행 케텍스 타고가는 내내 마음이 복잡하더라고.

분명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고나서야 이 응어리들이 풀릴 것 같으면서도, 

'이런 감정 소용돌이에서 온전히 영화에 집중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


그래도 막상 부산가서 바다보니 실감도 나고, 

이 시국에 영화제 상영이 가능하다니 기분 좋아지더라고.


그래! 

기왕이면 어렵게 얻은 기회, 즐기자!



여유있게 도착해서 상영관에 자리를 잡고, 조용히 불이 꺼지기를 기다렸어.


우리에게 익숙한 넷플 로고가 뜨면서...

그렇게 수없이 보고 또 봤던 그 익숙한 영상이 흘러나오기 시작했어.


영화관에서 만날 때는 가급적 안본눈처럼 보고싶어서 한동안 준석이 안 보고 살았는데,

공개 직후 하도 반복해서 봐서 그런지 

다음 장면, 대사가 자꾸 떠올라서 집중이 좀 안 되더라ㅠㅠ

그만큼 크게 새로울 건 없을거라 생각했었음.


근데... 

이게 완전 오산이었다.


초반 타이틀이 뜰 때

도시풍경 훑으며 그루브한 브금 나오는 

그 오프닝에 바로 압살당했다.


지금껏 같은 걸 본 줄 알았는데... 쩝...


이 때 직감했다.

방구석 준석이와

영화관 준석이는 완전히 다른 존재일 것임을...



"나올 때가 됐는데... 왜 안 나오냐?"


스크린 준석이를 기다리는 나의 모습과 묘한 오버랩.

교도소 문이 열리고

...그렇게 나는 3년만에 출소한 준석이를 마주했다.


준석이의 비강을 때리는 코웃음에

장호처럼 나도 모르게 안도의 웃음이 배어나왔다.

잠시 마주하기만 했을 뿐인데 이미 다 알듯한 그런 느낌...


야 이 시벌로마... 라고 욕이 나올 것 같지만

순식간에 마음 속을 가득채워버린 내적 반가움


여기까지 오느라, 봤다 욕봤어... 


"야, 고생했다"

"술이나 마시자"


출소 축하파티에서 준석이의 개운한 탄성에

내 속까지 다 후련해졌다.


"야, 내가 진짜 3년 동안

요거 꿈꿨다, 여기 오는 거 꿈꿨어"

"좋냐? 졸라 좋아?"

"씨발, 졸라 좋아"


텔레토비 마냥 즐거워하는 3인방에 흐뭇했고,

약 빤 듯한 음향에 같이 취해버렸다.



스크린 준석이를 보니 디테일한 감정묘사가 더더 쩔었는데...

갤주 안광 넘나 좋고, 모든 작품에 눈물씬 소취할 정도로 눈물 연기 너무 좋더라.

(물론 갤주 본체 인생은 꼭 행복하길 바람ㅋㅋㅋ)


아래 씬들은 넷플 볼 때도 좋았는데, 

스크린으로 봐서 더 좋았던 준석이 씬들 생각나는대로 적어봄.


- 도박장 털기 직전) 복면 준석이의 눈빛

- 호텔바) 준석-한 첫대면 긴장감

- 호텔 주차장) 사지에 몰린 초식동물 준석이

- 병원 엘베) 한의 총알 마사지에 너갱이 나간 초식동물 3인방

- 컨딩 해변) 준석이 팔...퍄

- 컨딩 집) 장호 회상하며 눈물ㅠㅠ



가장 인상 깊었던 씬은...

단연코 응축된 긴장 에너지를 미친듯이 폭발시키는 

장호 죽음 이후 총격 도발씬


지속적으로 억압된 준석이가 단말마 같은 비명소리를 내지르며 폭주하는데...(일영이 출몰주의)

준석이가 악쓰면서 돌진하는 상황하며, 정신없이 들리는 총성까지 정말 압권이라 생각함.


준석이를 큰 화면으로 만나고, 

숨소리까지 느껴진다는 일차원적 장점 외에도,

사운드에 몹시 공들인, 영화적 체험을 추구하는 

'극장 상영용' 영화라는 사실이 너무나 와닿았고.


영화 보는 내내 총성은 진짜 매번 깜짝깜짝 놀래킬 정도로 쩌렁쩌렁 했다.

왜 극장에서 본 사람들이 총성 얘기 빠트리지 않는지 백퍼 이해했음ㅋㅋㅋ



사실 나는 이걸 보고나서, 

화가 막 치밀어서 열불이 나더라.


영화관에서 봤을 때,

이렇게 장점이 많은 영화를 넷플로 다 깎아먹었으니까...



굳이 비유를 하자면...


나름 정성들여 갓 튀긴 치킨이 있는데

가장 맛있는 상태로 못 먹게 하더니, 

이걸 그냥 냉장고에 넣더니 차가운 채로 먹으래.

그리고 나한테 선택권 따윈 없다고 하네...?ㅋ


이게 과연 같은 맛일까...?



서식지 복귀하는데 

이런저런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하고, 착잡하고...


보러가기 전엔 

뭔가 일련의 상황에 종지부를 찍고 후련해질 줄 알았는데,

막상 보고나니 또 다른 느낌으로 마음이 무거워졌어.

또 다른 상실감이라고 해야하나...?

넷플 공개로 구체적으로 이 영화에서 어떤 부분을 잃었다는 걸 알아버린 기분...?


그래서였는지 

GV도 평소보다는 좀 복잡한 마음으로 봤던 것 같고.

솔직히 그들이 하는 말과는 상관없이, 

중간중간 울컥할 것 같은 느낌도 들었어.


누구보다 사냥시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갤주, 윤감동, 안 배우를 마주하자니,

사실 gv 내용 자체는 잘 안 들어왔고,

그 현장에 있다는 것 자체가 소중한 느낌이었다.


유튭으로 gv 영상 반복하면서 되새겨봐야지ㅎㅎ



이젠 스크린 준석이 봤으니까

애트모스 지원 상영관에서 

꼭 다시 보고 싶어져서 또 존버할까해ㅋㅋㅋㅠ



준석아, 

스릉흔드



-

재미도 없는 글 

지리멸렬하게 써놔서 미안.


뭔가 글이라도 써서 분출을 해야 

무겁게 자리한 이 갑갑함이 조금이나마 해소될까 싶어서......


엔딩크레딧에 적힌 계자분들 모두 이런 상황을 함께 겪으셨을텐데

언젠가는 좀 그 아쉬움 털어낼 수 있는 시간이 오길 바랄 뿐이야...


나중에라도 꼭!!! 

애트모스 상영관에 걸려서 재평가되길 바라고,

부디 뚝심있게 만든 영화에 자부심 가지셨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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