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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대신, 도쿠가와 나이후 그리고 다나카 가쿠에이 선생(2)

유지군(220.87) 2020.07.04 12:23:44
조회 503 추천 8 댓글 3
														

, 망설일 필요도 없다. 답은 즉각 나온다. 누가 뭐라 해도 일단 다이코(太閤)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이다. 그런데 현대의 정치인 중에서도 호사가(好事家)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며 <다이코>라 불리는 전 총리도 있었다.

 

단연코 말하건대, 그는 공교롭게도 출신부터 시작해 행동 패턴에 이르기까지 지금의 아베 총리처럼 <존재감>이 자별했던 총리였다.

 

그도 지금의 아베 총리대신처럼 정국을 거침없이 주도했다. 물론 日本은 입헌군주제이며 의원내각제인지라, 공화국의 대통령처럼 총리대신이 무소불위(無所不爲)의 존재감을 과시해 왔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런데도 대통령처럼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 총리들도 분명 여럿 존재했으니, (예전 민주당 집권 직전이나 집권 때를 생각하면 역시 隔世之感을 느낄 정도다.)

그중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전 총리의 경우는 노벨평화상도 받았다. 극장형 정치를 펼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전 총리 또한 두말할 필요도 없겠다.

 

따라서 지금부터 한바탕 얘기하려는 이는 그러한 강력한 총리들 중에서도 가문이나 학벌에서 전혀 딴판이라, 그의 이력은 마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상(芥川龍之介賞)을 수상한 노동자작가이자 인텔리 야쿠자(インテリヤクザ)라 불리는 니시무라 겐타(西村 賢太)고역열차苦役列車를 읽는 것처럼 자못 신선하고 흥미롭기 짝이 없다.(참고로 니시무라 작가도 제도권 교육을 중학교로 그쳤다.)

 

또한 그를 아베 총리와 비교시키면 이에야스와 히데요시처럼 아찔할 만큼 차이가 난다. 아베 총리는 가문으로 봐도 전국시대(戦国時代)의 나이후 이에야스처럼 다이묘 출신이라 할 수 있겠다. 그에 반해 다이코 히데요시는 다이묘 가문이 아닌 평민 출신이다. 지금부터 소개하려는 이도 그렇다. 그는 히데요시와 판박이다.

 

누굴까? 바로 오늘의 일본을 있게 한 불굴의 정치가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1918-1993)'전 총리대신이다. 참고로 그는 지역 간의 경제적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일본열도개조론(日本列島改造論)을 과감히 추진시켰으며, 지나(支那)와의 국교 정상화도 전격 이루어 냈다.

 

다나카 전 총리는 초등학교만 겨우 졸업해 니시무라 작가의 뺨을 치고도 남을 인물이었다.

날품팔이 노동자 생활도 했던 니시무라 작가처럼 그 또한 밑바닥부터 기어올라서 정치계에 입문해 재상의 반열에 우뚝 섰다. 총리대신, 그 옛날의 다이코(太閤)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그야말로 주지하다시피, 백성(百姓)에서 천하인(天下人)으로 출세한 다이코 히데요시처럼 입지전적(立志傳的)인 인물이라 할 수 있겠다.

 

그 점을 꼬집어 같은 선거구였던 政敵 사회당(社会党)의 고바야시(小林進)는 그를 가리켜 '현대의 도요토미다!'라고 말하곤 했다. 그러니까 <이마다이코(今太閤)>란 얘기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최종 관직이 다이코(太閤)였으니 많은 사람들도 그럴듯하다며 고개를 끄덕거렸는데, 정작 다나카 본인은 1965111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소리를 태연히 떠들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은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 나와 꼭 닮은 데가 있다!"

 

아마도 기자들은 그 소리를 들으며 모르긴 몰라도 피식 웃거나 의미 깊은 미소를 짓기도 했을 테다. 오다 노부나가 역시 '기존의 질서'를 뒤엎는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일단 결단을 내리면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저돌적으로 달려 나갔던 유형의 인물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신으로 따지면 이마다이코이지만, 행동의 패턴은 오다 노부나가와 사뭇 닮았다고 기자들도 느끼지 않았을까. 그러거나 말거나 다나카는 이렇게도 말을 이었다.

 

"나는 달리기 시작하고 나서 생각한다. 남들은 내가 지나치게 강인(强引)하다고 걱정한다.

뛰고 나서 뒤돌아보면 한 사람도 따라오지 않을 염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하늘을 두고 부끄러움이 없는 행위라면 단 몇 명이 따라 오더라도 달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달리다 뒤돌아보면 반드시 대군이 뒤따라오는 것을 보게 된다!"

 

아닌 게 아니라, 오다 노부나가도 딱 그러했다.

이마가와 요시모토(今川義元)의 교토 상경을 저지할 때, 뭇 다이묘들은 물론이고, 오다 가문의 가신들조차 가히 어려울 것이라 보았다. 심지어 농성(籠城)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는 가신들도 있었다. 선제공격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러나 노부나가는 先制攻撃이 유일한 방도라 판단했다.

 

그리하여 정보를 분석, 결단해 말을 몰고 달렸다. 그 기세가 하늘을 찔러 가신들도 뒤를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노부나가가 파격적인 결단을 내리고 달리지 않았다면 오케하자마(桶狭間)의 기적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다나카 가쿠에이도 매한가지다. 확신한 다음에는 미적거리지 않았다. 파격적으로 밀고 나갔다. 엄혹한 냉전 시기, 차이나와의 국교 재개가 그 점을 방증(傍証)한다.

 

그렇게 본다면, 현재 강력한 리더십을 잃지 않는 아베 총리대신 또한 막부체제(幕府体制)를 수립시킨 이에야스 뿐만 아니라, 한편으론 현대판 히데요시라 일컬어지는 다나카 가쿠에이 전 총리와도 유사점이 도사린다. 더 나아가 전국시대 세 영웅의 공통점인 <결단을 내리면 주저 없이 실행시키는 저돌성 및 추진력>과 사뭇 접점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잖을까. 선거판을 휘저으며 <日本의 내일>을 역설하는 그에게서 오케하자마의 오다 노부나가와 주고쿠 회군(中国大返)의 도요토미 히데요시 리더십까지 떠올린다고 한들 그다지 언밸런스한 상상은 아닐 테다.

 

요컨대 실패로부터 배우겠다는 도쿠가와 이에야스, 위기를 결연히 돌파하려는 오다 노부나가, 기회가 오면 절대로 놓치지 않으려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리더십을 좌우하는 관건은, 뭐니 뭐니 해도 자성과 성찰의 통찰력(洞察力)에 선연히 달려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것이 핵심이다.

 

重言하지만, 자성과 성찰이 구현된 통찰력을 기르기 위해 아베 총리대신이 썼다는 반성노트는 이에야스의 자성과 성찰이 치열히 담긴 <미카타가하라 전역화상三方原戦役画像>과 지극히 닮아 버린 까닭도 거기에 있다.

강력한 리더십은 바로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가혹한 전국시대의 覇者는 아무나 되지 않는 것처럼, 와신상담(臥薪嘗胆)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고로 역대최장의 총리 재임기간이란 신기록을 달성한 아베 총리대신이 현재의 위기도 결국 극복할 것이라 생각되고, 지금까지의 행보에서 미루어 보면 이 유추(類推)는 설득력이 넘칠 수밖에 없다. 이 의미는 크고 넓고 깊다. 추리하면 알 일이다.

 

각설하고 小生은 이런저런 까닭으로 그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도 기대되는 바가 크다. 하여 느긋한 오후, 업무에 임하려 힘차게 스트레칭을 하면서 하이쿠를 한 수 읊어본다.^^

 

<자세히 보니

냉이꽃 피어 있는

울타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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