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존재하는 어느 마을에, 꾀꼬리만큼 높은 소리로 노래하는 어여쁜 막냉이가 살고있었어요.
막냉이는 빨간 색을 좋아해서 사람들은 '빨간망토'라고 불렀답니다.

"내가 입은건 빨간 라이더자켓인데?"

어느날, 천원댁에서 빨간망토에게 심부름을 시켰습니다.

"건넛마을 할머니께 떡 좀 갖다드려라."

"알았어요 대표님."

빨간망토는 할머니가 사시는 산골로 가기 위해 산넘고 물건너 숲 속 깊은곳까지 걸어갔어요.
빨간망토의 극세사다리는 차가운 숲속의 추위를 견디기엔 너무 가냘팠기에, 중간에 찾은 나무둥치에 앉아 성냥불을 켰어요.

"불어 후후. 빨간 불티야. 내마음도 너같아."

성냥불을 보며 흥얼거리고있다보니 아른거리는 환상이 떠올랐어요. 환상속에서는 작고 커여운 댕댕이가 한쪽 눈으로만 눈물을 흘리며 옆에 있던 키큰 딸기장수가 건네주는 딸기를 받아먹고 있었어요.
댕댕이와 딸기장수는 빨간망토를 보고는 환상속에서 뛰쳐나왔어요!
아, 딸기장수의 등에 붙어 졸고 있던 꼬부기도 함께였죠(꼬북).
댕댕이와 딸기장수와 꼬부기는 빨간망토가 피운 성냥불을 보며 노래를 불렀어요(꼬북).

"더 타올라라아~ 꺼지지않게 붉디 붉은 채~
더 크게 번져어~ 지금 가장 뜨거운~"

그들의 노래에 성냥불은 점점 커지며 나무둥치까지 태우기 시작했고, 빨간망토도 그들과 함께 불꽃 주변을 빙글빙글 돌며 함께 노래를 불렀어요.

"불티야 불티야 꺼지지 말고 피어나
불티야 불티야 새벽을 훨훨날아가"

한참을 돌며 노래하다보니 어느샌가 불이 꺼졌고, 꼬부기가 물을 뿌려 잔불을 정리했어요(꼬북). 댕댕이는 빨간망토의 얇은 가죽 자ㅋ.... 망토를 보고 춥지 않느냐 호들갑을 떨었고, 딸기장수는 빨간망토의 고음이 몹시 마음에 든 것 같았어요.

"보물같은 목소리를 가졌구나. 우리와 함께 하지 않겠니?"

"근데 지금은 할머니댁에 떡을 갖다드리러 가야해서..."

"떡 하나 주면 안잡아먹지!"

갑자기 떡을 달라며 소란을 피우는 댕댕이에게 빨간맛 핫도그를 물려준 딸기장수는 그럼 같이 가자며 댕댕이 위에 올라탔고, 딸기장수 위에 꼬부기가 올라탔어요(꼬북). 빨간망토는 올라타보려 몇번 뛰어보다 결국 포기했어요.
딸기장수는 지도를 펼치며 설명했어요.

"지금 네가 가는 방향이 조금 틀어진 것 같아. 이쪽으로 가면 절망의 벽이고, 이쪽은 배반의 강이거든. 이쪽의 히든루트로 가면 지름길이야."

네명은 부지런히 걸어 히든 계곡에 도착했어요.
히든 계곡은 계곡을 따라 바람이 통하며 같은 목소리가 여러개 들리는걸로 유명한 곳이었어요.
오늘도 뭔가 스피커가 찢어지는 듯 한 소리가 들려왔어요.

'이야아아아아아아아아오---!!'

"어, 이소리는?!"

깜짝 놀란 빨간망토가 서둘러 뛰어가자, 산 아래 주택 옥상에 씰룩거리는 실루엣이 보였어요.
바로 옥상 화단에 농사를 짓던 할머니였어요.

"형님! 저 왔슴다!"

"아이고 아가! 동현이 왔냐! 쫌만 지둘려 금방 내려갈랑께!"

할머니를 만난 빨간망토는 커여운 댕댕이와 딸기장수, 꼬부기와 함께 다같이 떡을 나눠먹으며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끗--








"어, 뭐야. 벌써 끝났어? 난 기억하오...  난 추억하오.... ㅇㄱㅎㅅ ㄷㅋㅅ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