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가든 있을법한 동네 노가다 쟁이가 있엇음
얼굴 시커멓고 술좋아 하고 우루루 몰려다니고
가끔은 길바닥에 대짜로 뻗어있는 그런

어릴적 이 아저씨를 보면 호랑이다라며 도망 다녔는데
돌이켜 보면 그 말도 맞는게
정말 호랑이 상 이엇음

그당시의 이분은 서른 중반에 무능력한 노가다꾼
이며 늘 취해있었고 간간히 동네 집주인들 집수리나해대며 하루하루를 으깨고 다녔더랬음

흔하디 흔한 막장 노가다 아재들과 다른점 몇가지를 꼽자면은

늘 취해있으나 밝았고 주위에 늘 사람이 잇엇으며
눈빛은 유독 진하고 깊었음

몇번 소일거리를 줬던 엄마 말로는
공구리 치는 일은 이 아저씨가 잴 낫다라고 했엇음

그러던 중
동네 혼자 사시던 할아버지가
어쩐일인지 집을 판다 어쩐다 하여
몇몇이 사겠다 어쩐다 비딩이 붙엇음

당시 서울소재 대학 후문에서
조금 벗어나 아래께 있던 이 집은 에이급 자리는 아녔느나 햇빛이 좋고 평수가 제법 있엇음

동네 쟁쟁한 유지들이 달라붙어서 비딩을 해대는 와중에  이 할아버지가 노망이 났나 어쨋나 이 노가다쟁이를 불러다 놓고 시세보다 싸게 집을 넘기겠다 계약을 했음

그 할아버지의 계약 조건은 이랬음
집을 절대 팔지 말것과 10층 이상으로 지을것
그리고 너가 직접 지을것

당시 할아버지는 어떤 마음으로
이런 바둑알을 놓았는지 모르겟음
다들 의아해 했음

이 노가다 쟁이는 술친구들을 모아
약속한 집을 올렸고
완공 즈음에 믿기 어려운일이 생겼음

학교 교문이 다소 뒤틀어짐에도 불구하고 이 집 대문앞으로 위치하게 된것임

10여년이 지나
지금 이 노가다아저씨는
그집짓기를 바탕으로 중견 건설사 사장이 됐고
건설사의 상호는 할아버지 호로 했으며
그 건물의 가치는 100억이 훌쩍 넘고
작년 아저씨가 지불한 세금이 17억이라 들었음

글을 마치며 어떤 의미를 도출해 줘야 하나 싶음
인생은 한방이다?
아니면 될놈은 어찌해도 된다?

웰, 굳이 의미를 내어 마무리 해야한다면
난 그 할아버지의 혜안을 말해보고 싶음

당장의 손해를 미래의 투자로 생각한 그 분

다들 좋은 하루 보내길 바람

정마담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