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풍속사]소년이여, 용기를 가져라! 허영만作‘태양을 향해 달려라’ [경향신문 2004-09-23 15:27]        광고    1979년 ‘어깨동무’에 연재된 ‘태양을 향해 달려라’는 소년들의 우정과 성장을 밝고 경쾌한 터치로 그려낸 허영만식 아동만화의 첫 성공작이다. ‘태양을 향해 달려라’의 주인공은 자신감에 넘치지만 실력이 부족한 포수이자 8번 타자 이강토. 강토가 다니는 미성국민학교에 명포수로 이름을 날리던 산과 동생 나비가 전학을 온다. 이때부터 허영만 특유의 명랑한 전개와 승리를 향한 도전과 우정, 고난의 극복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산의 등장으로 주전포수에서 밀려난 강토는 낙심하나 아버지의 도움으로 강속구를 자랑하는 투수로 변신하게 된다. 전국대회. 투수로 승승장구하는 강토이지만 너무 무리를 해 어깨가 망가져 결승에서는 좌절하고 만다. 그 뒤 국가대표 선발에 떨어졌다 추가로 선발되어 세계리틀야구선수권대회에 나간다. 마지막 결승전은 미국을 이기고 올라온 막강 대만. 산은 선수들이 기거하던 교포집의 소녀 미화를 위해 홈런을 치겠다고 한 약속이 부담이 되어 무안타로 부진에 빠졌다. 강토는 강타선을 꽁꽁 묶고 9회 말에 그라운드 홈런을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끈다. 하지만 강토는 미화에게 산이 홈런을 쳤다고 이야기한다. 마지막 에피소드인 전국대회. 전국대회의 결승전은 미성과 동백 국민학교가 맞붙었다. 자, 이 시점에서 불운은 겹치기로 찾아온다. 나비는 오빠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다 교통사고가 나고, 자책에 시달리던 강산은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반면, 동백의 선수들은 철저하게 미성 선수들을 연구한 상태. 하지만 고난은 극복을 위해 존재하는 것. 나비의 수술 경과가 좋아 한달 뒤면 퇴원한다는 소식에 모든 선수들은 힘을 낸다. 그리고 미성 타자의 약점만으로 공을 던진다는 것을 알게 되어 모두 자신이 싫어하는 코스를 공략해 일약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다. 만루에 타석에 들어선 산. 낮은 직구를 힘차게 받아치는 장면으로 만화는 끝을 맺는다. 이러한 아동용 야구만화는 ‘10번 타자’(1982), ‘태풍스트라이크’(1983)로 이어지는데 모두 재능이 있지만 그 재능만큼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떠벌이 주인공을 등장시키고, 그 주인공이 내적·외적으로 성숙해져 가는 과정을 그려나가고 있다. 하지만 1983년 ‘태풍스트라이크’를 마지막으로 아마추어 야구는 허영만 만화에서 사라졌다. 1984년 ‘제7구단’, 1985년 ‘도룡뇽 구단의 골칫덩이들’, 1988년 ‘대머리 감독님’은 모두 프로야구를 소재로 하고 있다. 1982년도에 프로야구가 시작된 직후 아마추어 야구는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이다. 1988년 ‘미스터 손’과 ‘망치’를 발표하며 스포츠를 소재로 한 허영만의 아동만화는 끝을 보고 말았다. 하지만 이들 작품에서 보여준 밝은 주인공과 그들이 나누는 우정, 어려움을 이기고 성장하는 모습은 지금 봐도 어색하지 않다. 조난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