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역의 네팔렘 부두술사 나지보는 시공의 폭풍에 휩쓸렸다.

운명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지옥 같은 시공에서 나지보는 적응했다.

그리고 그는 오늘 같은 성역의 동지였던 성전사 요한나 또한 시공의 폭풍에 끌려오는 것을 증기 속에 숨어서 지켜보고 있었다.

나지보는 요한나에게 연정을 품고있었지만 성역의 평화를 위해서 그러한 감정을 숨겨왔다.

하지만, 시공에서는 감정을 숨길 필요가 없었다.

“여긴 어디지?”

갑자기 시공에 끌려오느라 성역에 자신의 도리깨와 방패를 놓고 와버린 요한나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그런 요한나는 지난 세월 시공에서 성욕에 굶주렸던 나지보에겐 말 그대로 음탕한 암퇘지로 보일 뿐이었다.

요한나의 주변에 갑자기 좀비의 벽이 에워쌌다.

“젠장할, 최소한 방패만이라도 있었어도..!”

말보다 빠르게 맨주먹으로 임전태세에 들어간 요한나였지만 그녀는 이제 막 시공에 도착한 풋내기, 즉 1레벨일 뿐이었다. 

그리고 요한나는 좀비들에게 속수무책으로 갑옷이 벗겨졌다.

“오랜만일세, 요한나. 자네도 지옥 같은 곳에 올 줄이야.”

몸을 숨겼던 증기 속에서 걸어나오며 나지보가 인사했다.

“나지보!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당신이었군요, 당장 이 좀비들을 멈춰요!”

요한나가 반가움과 당혹감을 숨기지 못한 채 외쳤다.

“뚜부작!”

나지보는 대답없이 두꺼비를 요한나의 성스러운 틈을 향해 밀어넣었다. 

그 때였다. 나지보가 숨어있던 반대편 증기 속에서 검고 붉은 거친 손 하나가 나지보의 멱살을 잡아 끌었다.

바로 대악마이자 공포의 군주인 디아블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