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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담) 군대에서 있었던 일앱에서 작성

우왕(14.36) 2017.09.30 07:18:19
조회 1241 추천 5 댓글 2
														

내가 직접 겪었던 일이 내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지기 전에 여기에 마치 일기처럼 기록하고자 한다.

나는 08군번 육군 현역 출신이다. 근무지는 강원도 고성군. 사단은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인명에 관련된 큰 사건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던 최전방 문제아 사단이었다.

내가 소속됐던 대대는 당시 강원도 부대가 대부분 그렇듯 80년대 막사가 최소한의 개량만 된 상태로 유지되는 과거의 흔적들로 가득찬 곳이었다. 위치는 바닷가에서 약 20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

특히 부대 위병소 바로 맞은 편에는 너비가 약 500m 정도 되는 수풀이 우거진 호수가 있었다. 호수는 여름 철만 되면 극도로 습했고 새벽녘에는 종종 어두운 안개로 휩싸여있었다. 그래서 특유의 음산함에 새벽 위병 근무 중에는 그쪽을 잘 바라보지 않는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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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를 할 때는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할말이 없으면 졸리기고 하니까 그냥 아무 말도 안 하고 주변만 보는 때도 가끔 있었다. 가끔 간부가 늦게 복귀하면 암구호 후 신원확인하고 문을 열어주는 일이 근무 내용의 대부분이었다.

내가 겪었던 기묘한 일은 새벽 2시 타임 위병소 근무를 할 때 벌어졌다. 나는 상병을 단 지 얼마 안 되었던 때였고 병장이었던 나의 선임병과 같이 근무를 서고 있었다. 그 날은 보슬비가 내렸고 습도가 상당하였기 때문에 호수의 안개로 더욱 짙었다. 한마디로 음산함의 끝을 보는 것 같았다.

그때 여자간부 하나가 새벽에 복귀를 했다. 당연히 아는 간부였기 때문에 암구호 후에 문을 열어줬고 일지에 적었다. 그 간부는 바로 영내숙소로 향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샤워를 했는지 그 간부인지는 모르겠는데 여자 분이 젖은 머리를 풀어해친 상태로 숙소에서 나와 연병장을 가로질러 걷고 있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숙소에서 나온 사람이었는지도 정확하지 않다. 향하는 방향은 탄약고 쪽이었다. 새벽 두 시에 탄약고를 향할 일은 절대 있을 수가 없다. 그리고 옷도 사복차림이었는데 내가 평소에 보지 못했던 그런 옷이었고 결정적으로 머리를 너무 늘어뜨려 얼굴을 확인할 수 없었다.

난 선임을 한번 봤는데 딴 짓을 하고 있기에 규정대로 암구호를 대려고 다시 연병장으로 고개를 돌린 순간 엄청난 긴장감을 느꼈다. 그 넓디 넓은 연병장 한복판에 있던 여자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것이었다. 내가 본 것은 뭐지? 나는 곧바로 선임에게 방금 여자 간부 못 봤냐고 물었더니 자기도 봤다고 하더라. 그런데 말투를 보니 진짜 본 건 아니고 내가 놀리고 있다고 생각해서 그냥 장난 받아준다고 봤다고 둘러대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똑똑히 보았다. 젖은 머리를 한 여인의 모습이 홀연히 탄약고를 향하는 것을. 새벽 시간에 탄약고를 향한다? 그리고 그 넓은 연병장 한 가운데서 순식간에 사라진다라...

내가 그때 보았던 건 무엇이었을까? 나는 귀신을 전혀 믿지 않는 사람으로서 그것이 착각이었다고 믿지만... 내 기억이 그렇게 쉽게 왜곡될 수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내 인생에서 유일하게 설명이 안 되는 기이한 경험이었다.

유신론자가 말하는 대로... 혹시나 호수에서 목숨을 잃었던 처자의 영혼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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