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의 가장 핵심적인 2 이념이 자유주의와 평등주의인데 이 이념 두개는 완벽하게 상충되는 이념임. 자유를 중시하면 당연히 형평성에 문제가 생기고 평등을 강조하면 자유를 통제하게 되니까. 이 자유 평등주의는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됨. 경제구조부터 인간관계까지. 근데 여태까지 우리가 당장 물질적 풍요가 중요했던 시절에는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서만 자유를 강조할 거냐 형평성을 강조할 거냐의 얘기가 오고갔지만 앞으로는 그렇지 않을 거란 얘기임. 현대사회에서 자유 방임주의적 인간관계에서 소외되고 낙오되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고 그로 인한 정신질환 발병도 굉장한 사회적 현상이 되어가고 있는 게 사실이니까. 아직까지 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건 아직 인간관계의 소외계층이 어떤 집단적인 행동을 하지 않기 때문임. 이게 경제적 소외계층과 다른 점임. 경제적 소외계층은 우리가 집단으로 인식하지만 인간적 소외계층은 개인적 차원으로 인식하는 게 아직까지의 현실이니까. 하지만 '내가 싫은 걸 어쩌냐' 라고 그냥 대충 말하고 넘기는 건 문제가 있다고 봄. 김성수가 단돈 천원을 그런 식으로 과대하게 받아들이게 된 데는 그의 경험과 역사가 있을 거라는 뜻이다. 늘 무시당하는 것 같다는 생각, 세상이 나에게만 공평치 않다는 생각, 나는 만만하고 우습고 찌질한 인간이듯한 생각. 그런 생각들이 확고해지고 단단해져서 세상을 자꾸 왜곡되게 보게 되기까지의 경험들. 어떻게 하면 이런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지, 사회가 고민해보면 좋겠어요. 이런 분노들이 어디서 어떻게 생겨나서 증폭되는 건지, 이 지경이 되기 전에 사회가 도울 방법은 없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