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하진이는 서연이와 그냥 말그대로 평생을 같이 보낸 친구사이임.

내가 기억하고 있는 모든 성장기는 서연이와 함께 보냈고 이건 피섞인 자매사이보다 더 깊은 사이일수도있어.

내가 겪은 모든 추억은 전부 서연이랑 연관이 되어있을테니까.

그런 친구를 사실 걔가 의도한것이 아닌 사고로 인해서 걔탓을 하면서 밀어내고 보지않았는데

그 사이에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내가 한 실수로 걔가 죽었다?

차라리 싸우고 더이상 안보기로 했으면 모를까 내가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사과를 하고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진짜 아무것도 못해.

더군다나 전공으로까지 할 정도의 발레를 포기해야 했고, 친구는 나때문에 죽었고, 하진이는 그야말로 진짜 삶을 끝내는거 말고는 돌파구가 없을 정도의 절망이었을꺼야.

그래서 자살을 선택했었을 거고.

어떻게 깨어나긴 했지만 자기 방어를 위해서 어쩔수 없이 무의식이 기억상실을 택했을거고.

근데 기억을 다 되찾고나니까 나는 8년동안 내 친구를 까맣게 잊고 잘 살았고.

내가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내가 한 실수로 인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이고

이걸 극복하고 다시 이정훈을 사랑하게 된 것 만으로도 진짜 여하진으로서는 엄청난 일인데

혹시라도 하진이가 캐붕이라고 하는 모리들은 하진이가 기억이 다 돌아온지 얼마안됐다는것도 잊고 있는거고 하진이한테 그 기억이 어떤식으로 다가올지를 생각을 안하는거야.

하진이는 어떻게든 버티고 버티고 버텼지만 계속해서 사랑하는 사람이 자기한테 다가오는걸 더이상 막을 수 없었을거고

또다시 진심이 아닌말로 밀어낸 상태에서 정훈이까지 죽어서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그냥 옆에서 함께 하는게 더 낫겠구나 선택을 하고 행동했겠지.

그런데 그 와중에 내가 그렇게 죄책감을 가지고 미안해하고 있는 서연이에 대한 내용이 실명까지 나오면서 어떻게 죽었는지가 까발려지고

하진이는 정훈이의 첫사랑을 자기가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까지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이정훈을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까지 만들게 됐잖아.

여기까지도 하진이는 진짜 죽을힘을 다해서 버틴걸텐데.

사랑하는 사람의 커리어가 무너져내리기 시작하고.

자기를 믿고 계속 함께해준 대표님이 고민하고 힘들어하고. 현실적인 문제가 엮이고,

자기가 가장사랑하는 하경이도 힘들어하고.

하진이로서는 진짜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일 수 밖에 없지.

아무리 이정훈을 사랑하더라도 대표님한테 안고마운거 아니고 하경이를 사랑하지 않는거 아니잖아.

그럼에도 하진이는 밤이 새도록 같은 생각을 또하고 이렇게 저렇게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했겠지.

이정훈 옆에 있고 싶으니까.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옆에 있는건 서로한테 너무나도 고통이라는 결론에 다달았고 이정훈도 하진이가 그렇게 결정내린 거라는 걸 알기 때문에 붙잡지 않은거지.

자기만 좋자고 그런 결정을 한게 절때 아니라는거야.

하진이한테는 이정훈도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서연이도 정말로 사랑하는 친구였고

회사 사람들도 하경이도 너무나도 사랑하는 사람들임.

그리고 자기가 하고 있는 직업도 사랑하고 있고.

이모든걸 지키기 위해서는 자기가 고통스러워도 현실적인 선택을 한거지.

그리고 우리야 이정훈이 기억을 어떻게 하는지 어떻게 느끼는지 봤지만 사실 공감은 못하잖아.

하진이도 그냥 막연히 아 잊지를 못하는구나 하지 어떤식으로 느끼는지 모르는데 나를 잊지는 못하겠지만 노력해봐요우리.라는 말이 최선일수 밖에 없지ㅠㅠ

오늘 너무 울어서 머리가 아프지만 이해가 안된다는 모리들한테 나의 생각은 얘기하고 싶었어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