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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챠] 명 메인스토리 4부 5장 1화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30 22:50:16
조회 321 추천 9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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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는 과거의 기억이, 영상처럼 내 눈 앞에 펼쳐진다.

「그녀」는 테이블 아래에서 주먹을 손톱자국이 손바닥에 남을 정도로 강하게 꽉 쥔 채…

들끓는 분노를 표출하며 테이블 맞은편에 앉아있는 「그 사람」을 향한 증오의 감정을 담아 차갑고, 날카로운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류구 레나

(아… 그래, 난 그 때, 필사적으로 「그 사람」을 미워하려 했었구나)

(왜냐면, 조금이라도 긴장을 풀면 큰 소리를 치며 울어버릴 것 같았으니까…)



슬펐다… 분했다. 이런 형태로 정말 좋아했던 사람과 영원히 헤어지게 된다는 게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로 아프고… 괴로웠다.

일도 가정도 확실히 챙기고, 언제나 밝고 현명하고 상냥한 강함을 가진 여성… 그게 내가 기억하고 있는 엄마다.



장래엔 나도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받은 애정에 열심히 보답한 어른으로 성장해서 은혜를 갚고 싶다…

적어도 「이 때」까진, 그게 나의 꿈이었다. 존경하는 사람은 누구냐고 물었을 때 망설임 없이 엄마의 이름을 댈 정도로… 존경하고 있었던 것이다.



류구 레나

(그런데… 어쨰서…)



어째서 「그녀」는… 이 사람을 미워하지 않으면 안되는 건가, 자신의 세계로부터 쫓아내고, 과거의 추어고가 함께 소중한 꿈까지도 전부 부정하지 않으면 안되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넘칠 것 같았다. 눈 앞의 현실을 누군가가 거짓말이라고 말해줬으면 했다.



류구 레나

(…그저 나쁜 꿈이길 바랬다. 아무리 괴롭고 비참한 내용이라도, 꿈은 꿈이니까…)



눈을 떴을 때, 아무리 괴롭고 슳퍼도… 꿈이라면 분명 원래 「세계」로 돌아온다.

그리고 곁에 있는 정말 좋아하는 사람에게 위로를 받으면 상처도 금방 아물고 모든 일을 없었던 것처럼 잊어버릴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건 더 이상 이룰 수 없다. 그러니까 「그녀」는… 말했다.

남은 할 수 있는 일은, 직접 말로 내뱉어, 받아들이는 일밖에 남지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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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류구 레이나

…저를 레이나라고 부르지 말아주세요.



그 말만 차갑게 내뱉은 예전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고 카페를 나섰다.

뒤에선 아마, 엄마의 부름이 들렸던 것 같지만… 멈추지 않았다. 뒤를 돌아보고 싶은 마음을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있었다.



류구 레나

(뒤를 돌아버리게 되면, 그 사람의 얼굴이 시야에 들어와… 결심이 느슨해질 것 같으니까)



아무튼 조금이라도 빨리 이 자리를 떠났다. 엄마의 기척을 느끼는 게 불쾌해서 멀어진다기보다, 무심코 나의 약한 모습이 나올 것 같았기 떄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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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구 레나

……



떠나가는 「나」의 뒷모습을 베웅하며 당시는 눈치채지 못했던 그 뒷모습에서 보였던 쓸쓸함에 안타까움을 느껴… 마음이 괴로워진다.

나 자신으로썬 평정심을 유지할 생각이었다. 울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는 있었지만 적어도 표정이나 태도엔 나오지 않았을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



하지만… 얼굴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알아버리고 만다. 소중한 걸 상실했다는 미아와도 같은 못미더움과 비애와 절망의 기색을…



류구 레나

…몇 번을 봐도 싫은 기억이야.



그 날 이래로 난 자주 이 광경을 떠올리거나… 꿈에서 보거나 하는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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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올릴 때마다 추억을 계속 쫓아냈다. 아로새겨진 엄마의 얼굴을 기억에서 지워버리려 했다.

하지만… 잊어버렸다고 굳게 믿은 채 자신을 타일러도 마치 무리하게 가라앉힌 부표가 다시 떠오르는 것처럼 떠올라… 영상처럼 뇌내에서 재현되고 만다.

그리고 분노와 증오의 감정이 선명해지며… 동시에 절망하고 만다. 결국 과거에서 절대 도망칠 수 없다는 걸 싫을 정도로 뼈저리게 알아버렸으니까…



류구 레나

(아, 하지만… 이런 상황이 조금 전에도 있었던 것… 같아…)



거기서 난 「그녀」와 만났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 땐 아픈 곳을 찔려 반론도 하지 못하고 무심코 도망쳐버리고 말았다…



류구 레나

어째서… 난 반론할 수 없었지? 그 사람이 배신했다는 사실 뿐, 난 하나도 잘못한 게 없을 텐데… 왜…?



???

…물어볼 것도 없지 않아? 사실 넌 그 이유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겠지… 「레나」?



류구 레나

…어…?



들은 적이 있는 것 같으면서, 없는 듯한… 신기한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자 그곳에 있던 건 자주 본 적이 있었던 「나」 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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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구 레나

…류구, 레이나…?



류구 레이나

오랜만이야… 「레나」. 이제 더 이상 나랑 이야기도 해주지 않는 건가 생각했었는데.



그렇게 말하는 여자아이… 「레이나」는 싱긋 미소지으며 내 곁에 다가왔다.

엄마가 바람을 피지 않고, 이혼도 하지 않은… 그리고 히나미자와 댐에 가라앉게 되는 「세계」에서 살고있는 나와 똑 같은 모습의… 「레나」가 아닌 존재.



그리고 기시감이 느껴지는 신기한 공간에… 또 힌 명의 「내」가 평온한 표정으로 내 눈 앞에 서있다.



류구 레이나

진정됐어? 조금은 내 말에 귀를 기울여 줄 생각이 들었을까나…까나?

…몇 번을 이야기해도 레나의 생각은 변하지 않아.



무심코 좌절할 것 같은 마음을 일으켜 세우며 난 「레이나」에게 쏘아붙인다.



류구 레나

(그래, 인정해선 안 돼… 인정할 수 없단 말야)



아무리 모습이 똑같아도 「레이나」는 다른 사람… 나와는 결코 양립할 수 없는 존재니까.



류구 레나

어떤 견해나 해석이 더해져도 엄마가 배신한 사실은 변하지 않아. 그 죄가 사라질 일도… 결코 없어.



류구 레이나

…그렇지. 나도 그 점은 이해하고 있어. 부정할 생각도 변론할 생각도 없어.

하지만 아빠가 배신을 당하게 되기까지의 원인도… 분명 존재하고 있어, 그렇지?



류구 레나

……



류구 레이나

…이번엔 바로 부정하지 않네. 그럼 조금만 더 계속 이야기해도 괜찮을까나…까나?



허가를 구하는 물음에 난 침묵으로 대답했다… 그걸 긍정의 의도로 받아들였는지 「그녀」는 천천히 말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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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구 레이나

엄마는… 적어도 「레나」에게 최대한 성의를 보이려 했을 거라 생각해.

왜냐면 직접 너를 만나서… 이혼을 생각하게 된 경위를 제대로 설명하고, 사과도 했으니까.



류구 레나

…사과 했다고? 「그 사람」이?



생각하지도 못했던 사실을 제시해서 눈썹이 찡그려진다. 그런 말 따위, 내 기억 속 어디에도…



류구 레이나

응, 사과했어. 「괴로운 일을 겪게해서 정말 미안해.」라고… 「레나」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던 것 같지만.



류구 레나

……



류구 레이나

그렇구나… 역시, 듣지 않았구나.

그럼 아무리 심한 욕을 했어도 엄마는 변명하지 않고, 하물며 당당해 하지도 못하고 잠자코 듣고 있었던 것도… 기억하지 못하겠네…?



쓴웃음을 짓는 「레이나」를 바라보니… 핏기가 가시는 듯한 한기가 느껴졌다.

그럴 리 없어… 라고 강하게 부정할 수 없었다. 왜냐면 그 때 자신의 마음을 제어하는 것만으로도 벅차서… 어떻게 집에 돌아왔는지도 기억나지 않았으니까.



게다가 그 사람과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는 지금까지 몇 번이고 기억 속에서 선명하게 되새겼지만… 잊자, 떠올리지 말자고 생각할 때마다 어두운 감정이 뒤덮었으니까.



그런 반복의 끝에… 기억은 서서히 선명함을 유지하기 위해 바뀐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흘러내린 기억들은 모래알처럼 떨어져…



류구 레나

그럼… 「레나」의 기억이 틀렸던 거야…?



류구 레이나

아니, 사실로써는 맞아. 하지만, 기억은 시간과 함께 주관이 짙어지니까… 네가 눈치채기 어려워졌을거야.

하지만, 난 너와 다르게 감정에 속박되지 않고 되새길 수 있으니까… 잊어버리고 있던 걸 눈치챌 수가 있었어.



그렇게 말하며 「레이나」의 손이, 「내」 볼에 닿는다.

손끝이 조금 차갑지만… 따뜻한 손바닥이 멍했던 의식의 윤곽을 되찾아주는 그런 기묘한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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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구 레이나

그리고… 떠올려 봐, 「레나」. 엄마가 디자인 일을 열심히 했을 때, 아빠는 어떘어?



류구 레나

아빠…?



류구 레이나

즐거워 보였을까나…까나? 「레나」가 엄마와 함께 행복했던 것처럼 언제나 웃고 있었을까..?



류구 레나

…아니.



난 분명하게 고개를 젓는다… 당시의 아빠의 모습을 조금 돌이켜보는 것만으로도 기억할 수 있었다.



류구 레나

가시방석… 같았을거야.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하지 않으려 했어.



류구 레이나

응. 아빠는 일을 그만두고 엄마를 지탱해주었어. 「할 수 있을만큼」의 집안일을 하며 엄마가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노력도 했지.

하지만… 「레나」. 아빠는 그렇게 엄마가 만들어 낸 것들에 흥미를 가지려 노력해줬을까나…까나?



류구 레나

하지…않았지. 「내」가 흥미를 가지려는 것도 기뻐하지 않으셨으니



…애석하게도 난 자기자신에게 「그 사람」 정도의 재능을 느낄 수 없었다. 지식이나 기술을 몸에 익혀도 아마 장래의 꿈이라는 영역을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난 「그 사람」이 만든 의상, 장식품이라면 뭐든지 좋았다. 디자인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두근두근, 계속 질리지 않았다.

컬러풀하고 아름다운 패션잡지에 채용된 「그 사람」의 옷이 게재 되었을 떈… 둘이서 보물을 발견한 것처럼 즐거워 했을 정도다.



……



하지만… 아빠는 그러지 않았다. 어째선지 애매한 웃음만 지으며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런 우리를 볼 뿐… 함께 이야기하려 하지 않았다.

그런 모습을 난, 어렸음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게 생각한 건 확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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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구 레이나

나오쨩은… 자신이 만든 디자인이나 옷을 반드시 모두에게 보여주곤 했지.

그리고 자신 이외의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생각하는지 불안해하면서도 진지하게 듣고…

기엽다, 고 칭찬했을 땐 굉장히 기쁜 듯 즐거워했어.

하지만… 아빠는 어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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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나의 아빠

…아빠에겐 그런 센스가 없으니까.



「레이나」의 질문을 받은 난, 감상을 묻는 「그 사람」에게 아버지가 대답을 피하며 했던 과거의 대화를… 떠올렸다.

아빠는 「자신에게 재능이 없는만큼 그 사람을 지탱할 거야」라고 선언했다. 난 그런 상냥한 헌신적인 자세와 결의를 자랑스럽게 생각했으니, 제대로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을 접하고, 배우고, 획기적인 디자인을 생각해내는 「그 사람」과 아빠의 대화가 어느샌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고, 대화 자체도 줄어서…



예전이라면 서투르더라도 그 사람의 디자인에 감상을 늘어놓았던 아빠는… 그 발언을 경계로 ‘난 잘 모르겠다’라며 그 사람의 눈을 피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게다가 아빠는 소중한 가족이자 존경할만한 파트너였을터인 「그 사람」을 마치 「자신과 다른 존재」처럼 보기 시작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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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구 레이나

엄마는 외로웠을거야. 그런 말을 듣고 거리를 뒀으니까…

계속 함께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치 나와 당신은 다르다는… 그런 취급을 했으니…

그러면 난 왜 이 사람과 함께 있는거지? …그런 불안을 느껴버렸을지도 몰라.



류구 레나

…큭..!!



무심코 납득해버릴 것 같은 자신을 바로세우고, 난 「레이나」에게 공감하는 사고를 몰아낸다.

「그녀」는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이래서야 마치 「그 사람」이 아빠를 버린 게 당연하다고 말하는 거나 마찬가지잖아…?!



류구 레나

그런 건… 그런 일이 있었다고 바람펴도 된다는 이유가 되진 않잖아?!

왜냐면 아빠는 비굴해졌어도 엄마를 지탱하는 손을, 마음을, 한 번도 느슨하게 한 적이 없었다고!

게다가 상대를 인정하는 건… 자신에겐 그 사람과 같은 재능이 없다고 인정하는 것과 같아. 그건, 굉장히 힘들고… 괴로운 거라고…!

…아빠는, 불쌍했을 뿐이야…



류구 레이나

정말… 그렇게 생각해…?



류구 레나

...윽…



필사적으로 반론하려는 내게, 고개를 갸웃거리는 「레이나」의 몸짓과 목소리는 굉장히 평온했고… 달관과도 같은 게 느껴져서…

나보다 고난도 슬픔도 맛보지 못한 주제에 어쩐지 나보다 연상을 상대하는 것 같아 화가 났다.



그래서 난 더 세게 반론했다… 물어뜯었다고 표현하는 편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류구 레나

넌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건 상대보다 자신의 입장이 위에 있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야.

왜냐면 상대가 뛰어나다는 걸 인정하는 건 자신이 그 사람보다 열등하다는… 지고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과 같으니까, 그렇지, 「레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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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구 레이나

그건 아니야… 「레나」. 누군가의 대단함, 멋진 점을 칭찬하고 칭송할 땐 이기고 진다는 생각을 가져선 안 돼.

누구라도 잘하는 것, 못하는 것이 있어. 그걸 인정하고 존중하며 서로 도울 수 있으니까, 동료라는 건 굉장히 멋진 거라고 생각해.



류구 레나

그… 그런 건, 그냥 입발린 소리야…!



류구 레이나

그럼, 「레나」. 넌 동료가 역시 대단하다며 칭찬해주었을 때… 상대가 자신이 졌음을 인정하고 하는 말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넌 나오쨩보다도 자신이 더 위에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 아이를 칭찬할 수 있었을까나…까나?



류구 레나

…큭…?!



류구 레이나

물론… 아니겠지. 동료가 해준 칭찬의 말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동료의 좋은 점을 굉장하다고 진심으로 칭찬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나오쨩을 정말 좋아하니까… 그 아이가 만든 작품이 굉장히 멋지고 기여우니까,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칭찬했던 거잖아?



류구 레나

……



나오쨩이 만든 옷, 요리… 언제 어디서 봤었는지 확실히 기억나진 않는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눈 기억은 있다. 나오쨩이 열심히 만든 걸 칭찬한 일도 기억한다.



그렇기에… 알 수 있다. 칭찬이라는 행위엔 위아래나 이기고 지는 일 따위 애초에 존재하지 않아.

있는 건 그저 각자가 가진 개성을 인정한다는 소박한 마음 뿐이라고…



류구 레이나

그러니까, 저기… 「레나」, 엄마는 아빠에게 칭찬받거나, 감상을 듣지 못하게 되어서…

자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걸까라고 의심하기 시작했을 거야.

그런데도 마치 아빠가 자신을 지탱해주고 있다, 자신을 위해 희생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싫어져버린 거 아닐까.

그러니까, 엄마에게도 명분은 있었어, 굉장히 얕은데다, 어리석을 뿐이지만 말이야…



류구 레나

…그래서 바람피운 것도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고 싶은 거야? 자신에게 상냥하게 대해주는 상대를 찾았으니까 환승해도 된다는 거야?

애초에 아빠는 은혜를 갚게 하려는 의도는 없었을 거야… 그저 「그 사람」의 착각이나 억지일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데도…!



그렇게 말하며 쫓아내려는 기세로 거칠게 말하니 「레이나」는 곤란해하는 표정으로… 눈을 가늘게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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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구 레나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줘…)



상처입고 고립된 아기고양이를 구하려다가 고양이가 손을 뿌리쳤을 때 같은… 그런 쓸쓸한 눈

마치 자신이 틀렸는데도, 반론을 위해 억지를 갖다 붙이는 것처럼 느껴져서… 꺼림직한 기분이 들고 말았다.



류구 레이나

그럼, 「레나」는… 엄마의 말 전부가 악의를 가진 것처럼 보이는 거구나.

아니, 그렇기는커녕… 이해할 수 없는 괴물이라고, 굳게 믿고 있어.



류구 레나

맞아… 「그 사람」은 괴물이야. 왜냐면, 그렇잖아?

자신을 지탱해준 아빠를 쉽게 버리고 「레나」가 아키히토 아저씨를 받아들이게 만들어서 공범으로 만들려고 했어…!

괴물을 괴물이라고 부르는 게 뭐가 나쁜데?!



류구 레이나

나쁜 거야.

왜냐면… 넌 엄마를 괴물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인해 편해지긴 커녕, 그 사람의 아이인 자신도 괴물이라고 생각하고, 멸시하고… 괴로워했으니까.



류구 레나

……?



그 지적에 대해 무심코 숨을 삼키자, 「레이나」는 더욱 한 걸음… 이쪽으로 내딛는다. 그리고 뻗은 손이 다시금 내 볼을 쓰다듬는다.



류구 레이나

…「레나」. 여기엔 나밖에 없어, 그러니까, 알려줘.

엄마의 변호사에게서 연락이 오고나서, 아빠가 바람핀 상대를 알고 있었냐고 물었을 때… 넌 알고 있었다고 대답했었지.



류구 레나

응…



류구 레이나

여러가지 과자를 줬던 재미있는 아저씨였다고 솔직히 대답한 널… 아빠는 때렸어.

그 때… 넌 무슨 생각을 했어?



류구 레나

…아빠가 불쌍하다고 생각했어. 갑자기 불합리한 이혼이 눈앞에 다가왔으니까.



류구 레이나

아니야, 「내」가 묻고 싶은 건 너 자신의 마음이야… 아빠가 불쌍하다는 동정심보다도 먼저 느꼈던 감정이 있었을 거야.

「나」한테 거짓말을 할 순 없을거야. 거짓말을 해도 바로 들키거든. 왜냐면 「난」 너니까.



류구 레나

…흑…



류구 레이나

다시 한 번 더 물을게… 넌, 무슨 생각을 했어?



시야를 가득 채우는 「레이나」의 커다란 눈동자. 그 속에는 레이나가 볼을 쓰다듬는 내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그녀」의 손은 굉장히 상냥했다, 그런데… 쓰다듬어진 볼은 타들어갈 듯 열이 오르고, 저리는 것처럼 아파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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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구 레나

…아팠어...



지금 쓰다듬고 있는 볼은 아빠가 때린 볼, 떠오르는 기억은 그 때의 아픔이라는 걸 눈치챈 순간, 눈물과 함께 말이 새어나왔다.



류구 레나

굉장히… 아팠어!! 마음도, 전부, 굉장히 굉장히… 아팠어! 슬프고, 무섭고, 뭐가 뭔지 모르겠어서…!

하지만… 하지만, 아프다고 말하지 못했어! 왜냐면 아빠가 괴로워하고 있었으니까!!

그 괴로움의 원인을 만든 레나는, 아키히토 아저씨를 거절하지 않았던 레나는!

그저, 그 정도의 아픔을 아프다고 말할 권리 같은 건 없으니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



류구 레이나

…그렇겠지. 괴롭다고 생각하는 것조차 너 자신은 용서하지 못했으니까… 그 마음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어.



그래… 그래서 아빠에겐 말할 수 없었나. 말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왜냐면 훨씬, 훨씬 괴로워하는 아빠가 받아들여 줄거라곤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으니까…!



류구 레이나

하지만, 아픔을 호소할 권리는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아프다고 느끼는 걸 멈출 순 없었어. 그래서 혼자 아파하며 괴로운 마음을 견뎌왔지…



류구 레나

그래… 그 말이 맞아! 아빠는 나 이상으로 괴로워하고 있으니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어!!

그러니까 「레나」는 노력하고, 노력하고 노력하고, 노력하고, 노력해서…!!!



류구 레이나

노력해서… 자신의 감정을 죽이듯 억눌렀지만, 역시 견딜 수 없어서…

최종적으로 소중한 친구를 상처입혔지, 그 때문에 원래 학교엔 있을 수 없게 되어서 히나미자와로 돌아왔고…



류구 레이나

…어…?!



류구 레이나

그 때의 기억을… 나도 공유하고 있어. 괴로웠겠구나… 정말로…



그 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듯… 「레이나」에게서 격정적인 상냥함이 전해져온다.

…더 이상 멈출 수 없었다. 계속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나의 진심이 차례차례로 쏟아져 나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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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구 레나

…내 죄는 그것 뿐만이 아니야! 「레나」는, 아빠를 속인 호죠 텟페이와… 마미야 리나를 죽였어!!

옳은 일을 했다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였다고, 몇 번이고 자신에게 타일렀지만… 사실은 틀려!!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서 그랬어!

설득하려고 해도 귀를 기울여주지 않는, 그렇기는커녕 점점 한심해져가는 아빠의 모습을…!

그리고 그런 아빠를 구하지 못했던 자신의 무력함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어!!



류구 레이나

「레나」… 넌…



류구 레나

알고 있어…!! 무슨 일이 있어도 사람을 죽이게 되면 되돌릴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리는 거!!

자신의 판단이,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사실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그런데도… 난…!!!

엄마가 날 상처준 죄는 용서하고 싶지 않아하는 주제에 다른 사람을 상처입힌 나의 죄는 용서받고 싶어서…!!



류구 레이나

…모순되어 있는거네.



류구 레나

그, 그럼… 난 어떻게 했어야 되는 건데?! 「레나」는 「싫」은 일을 버리면 안되었던거야?! 버리고 말았기에 행복해질 수 없었던 거야?!

하지만 그런 거, 무리였어! 그 때의 「레나」는 「싫」은 일을 끌어안고 있을 순 없었으니까!

그대로 끌어안고 있었다면, 「레나」는, 나는…!



류구 레이나

…짓눌려지고 말았을거야, 분명 자신을 유지할 수 없었겠지.



류구 레나

맞아! 그래서 버릴 수밖에 없었어!! 「싫」은 일을 전부 버리고 레나가 될 수밖에…!



류구 레이나

…아하하하…



문득… 「레이나」의 입에서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류구 레이나

아하하하하하…!



긴 시간 동안 찾아 헤맸던 한 줄기 빛을, 겨우… 겨우 찾은 것 같이.

그런, 자애가 넘치는… 상냥한 웃음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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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구 레이나

드디어… 드디어 자신의 마음을 말해줬구나. 넌 강한 사람이야, 「레나」. 정말 나랑 같은 사람 맞아?

삶의 과정이 조금 달랐던 것만으로 「레이나」가 네가 되다니… 좀처럼 믿기 어렵네. 같은 나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야.

하지만… 드디어, 너의 진심을 말해줬어.



그렇게 말하며 아직 아픔이 남아있는 뺨을… 「레이나」가 상냥하게 쓰다듬는다.



류구 레이나

저기, 「레나」. 너의 괴로웠던 기억… 「레이나」였을 때의 추억은 불필요한거구나.

어딘가 멀리 버리고 쓰레기처럼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만들고 싶을 정도로…



류구 레나

……



류구 레이나

하지만 레나는… 누군가가 필요 없다고 버린 쓰레기 산에서 기여운 걸… 보물을 찾는 걸 굉장히 좋아해.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 질려함에도, 쓴웃음을 지음에도… 즐겁게 쓰레기 산을 보물의 산이라고 부르며 찾고 있었어.

그 기억을 보고나서… 나도 흉내내봤어.

네가 버린 「싫」은 일들을 긴 시간을 들여… 보물들을 주워모았지.

그래서… 깨달은거야. 네가 놓쳐버린, 혹은 눈을 돌리고 말았던 또 다른 진실과, 가능성의 「세계」를 말이지…



류구 레나

…「레나」의 쓰레기를, 넌 보물이었다고 말하는 거야?



류구 레이나

말할 수 있어. 왜냐면 「레이나」에게 있어선 「레나」를 알기 위한 소중한 보물이니까.

그렇게 시간을 들여, 모아서… 겨우, 네가 엄마를 인정할 수 없었던 이유를 알았어.

나 말이야, 맨 처음에 네가 「싫」은 일들을 전부 떠넘기고 죄로부터 도망치려 했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아니었지.

넌, 괴로움에 우선순위를 정한 거야. 가장 괴로운 건 아빠고, 자신은 그 다음에 있다고.

스스로 괴로움을 한탄할 권리를 포기하고 말았어. 엄마의 괴로움을 어떻게 해도 인정할 수 없었던 건, 인정하게 되면 자신의 괴로움이 우선순위에서 더 밀려날거라 생각했으니까.

자신의 괴로움을, 지금 이상으로 멸시해야만 할 테니까…



류구 레나

……!



류구 레이나

하지만, 너에게 자신의 슬픔을 한탄할 권리가 없다고 말한다면… 내가, 그 권리를 줄게.

아빠, 동료 등… 누군가의 용서를 받지 않아도, 내가 용서할게 .그러니까, 마음껏 화내고 슬퍼해줘.



류구 레나

하지만, 아빠가…!



류구 레이나

가장 괴로운 사람이 느낀 괴로운 마음 외에는 무가치한거야?

가장 아픈 사람이 느낀 아픔 외에는 전부 없는 게 되는 거야?

나오쨩에게 가장 괴로운 사람은 엄마니까, 너의 괴로움은 무의미하고 무가치하다고 말 할 수 있어?



류구 레나

…말할 수 없어.



류구 레이나

응, 왜냐면 그렇지 않거든. 애초에 괴로운 감정에 순서를 붙이는 게 이상한 거야…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괴롭고 힘든 일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면 적어도 괴로움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순서를 붙여 알기 쉽게 만들어서… 어떻게든 납득하려고 하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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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구 레나

그렇게 납득하는 게 사실과는 전혀 다른, 크게 일그러진 잘못이라도…?



류구 레이나

잘못되었더라도 싫은 일을 납득하지 못한 채 끌어안고 살아가는 건… 굉장히 괴로우니까



스륵, 하고 레이나의 손이 볼에서 내려가고… 떨어진다. 난 그 손을 아쉬운 듯 바라보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류구 레이나

「레나」도 알고있지? 내가 있던 「세계」를… 정말 좋아하는 마을이 댐 바닥에 가라앉는 또 하나의 현실을.

상냥한 주변 사람들이나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 떠나가버리고, 남은 사람들은 모두 지친 얼굴로 살아가는…

이웃에게 차갑게 대하고 사소한 일로도 화를 내지.

모두 굉장히… 괴로웠어. 정말 좋아하는 장소가 없어져버리는 게



류구 레나

……



류구 레이나

그래서 괴로움에 몸부림치며, 다른 사람을 상처입혔어. 후루데 아야카라는 구체적인 존재를 내걸고… 미워하지 않고서는 살 수 없었던 거지.

나도 슬퍼서… 아야카가 오고나서 마을이 댐에 가라앉았다는 신빙성 없는 증오에 마음 속에서 살며시 동조했어.

자기자신의 판단으론 원망하는 것조차 못한 채 다른 사람의 증오에 편승해서 납득하려 했어…

그러니까 「레이나」는 아빠도 엄마도 친구도… 모두 모두 잃었지.



류구 레나

…뭐야, 자기 때문에 전부 없어졌다니… 너도 똑같잖아.



류구 레이나

맞아. 왜냐면 우리들은 똑같은걸.



서로의 얼굴을 지긋이 바라보며 잠시동안 침묵한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후후…하고 소리내어 웃었다.



레나/레이나

아하, 아하…아하하하하!!



자신들밖에 없는 「세계」 속에서 서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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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구 레나

…정말 구제불능이구나, 우리들.



류구 레이나

응. 실패투성이에 모순덩어리에… 정말, 웃어버릴 정도로 구제불능이야.



류구 레나

아하하…하… 그래서? 자신이 구제불능이라는 걸 알면… 지금부터 어떡하라는 거야?



류구 레이나

소중한 걸 버린 「세계」에서 「레나」는 후회했지.

버릴 필요 없었던 「세계」에서, 「레이나」는 후회했어.

하지만 버린 「싫」은 일을… 한 번 더 주워담을 수 있다면?



류구 레나

그런 걸로 뭔가를 바꿀 수 있을까나…까나?



류구 레이나

나도 잘 몰라… 변하지 않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싫은 일을 버린 채 그대로 있는 「레나」라도, 버리지 않았던 「레이나」라도 아무 것도 바꿀 수 없었어… 그건 사실이야.

그러니까, 버린 「싫」은 일과, 다시 한 번 더 마주할 수 있다면… 우리들이 변한다면 무언가가 바뀔지도 몰라.

지금의 「레나」라면 마주 볼 수 있겠지?



류구 레나

…응, 계속 쉬고 있었으니까.



이전의 나는 불쾌한 이야기를 하는 「레이나」와 대화하는 것조차 너무 싫어서 참을 수 없었기에… 이야기를 도중에 끊어버리고 도망쳤다고 해도 좋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그녀」와 대화가 성립한다. 그건… 역시 쉬고 있었기 때문이겠지.



류구 레나

하지만… 엄마에 대한 일은 역시 받아들일 수 없어, 용서할 수 없어.

…「레이나」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아.



류구 레이나

괜찮아, 무리해서 돌아가려 하지 않아도. 엄마를 받아들일 수 없어도, 용서할 수 없어도 괜찮아.

왜냐면 이해하려고 하는 것과 용서하는 건… 전혀 다른걸.



류구 레나

…어…?



류구 레이나

설령 이해의 다음 단계가 용서라고 해도… 용서하지 않고 이해의 단계에서 멈출 권리가 레나에겐 있으니까.

물론 그런 권리는 네가 상처입힌 사람들에게도 있는 거고.



류구 레나

……



정말, 그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도 되는걸까? 자신은 용서 받고 싶은데 다른 사람은 용서하지 않아도 괜찮은걸까?



류구 레나

(모순이란걸, 레이나도 인정하고 있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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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완전히 내 예측을 벗어난 망상 속 영역의 이야기지만



그 때… 우리들 사이로 모르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

이 망상이 적중한다면 당신들의 노력을 아득히 능가하는 위협이 미유키군 일행을 목적지에서 기다리고 있어.

난 미유키 군을 믿고, 미유키 군은 날 믿어주었지. 그렇기에 나도 자신을 믿고 이 망상은 예측이라고 단언할게.

그렇게 단언한 이상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돼, 지금의 내가 세울 수 있는 대책으로 맞서는 건 불가능해.

그러니까 당신들이 숨긴 힘을 빌리고자 난 수단을 고르지 않을 거라고 선언할게…!



보이지 않는 장소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의 주인을… 난 모른다.,

하지만 모습이 보이지 않는 저 편에서 들리는 목소리엔 이를 꽉 깨문 듯한 필사적인 얼굴이 희미하게 보이는 것 같아서…



류구 레나

아…



멍하게 위를 올려다보니, 날 향해 뻗은 손을 「레이나」가 잡았다.



류구 레이나

용서받고 싶지만 용서할 수 없어… 그런 모순이라도 자신이 알고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

가자, 「레나」 모두가 기다려.



류구 레나

가고 싶지만… 조금 무서워. 「레이나」도 함께 가주는거야?



류구 레이나

아하하하, 물론이지. 왜냐면 나는 너인걸!

게다가 우리들 속에 또 다른 한 사람도. 아니, 으음… 한 사람이, 아닌 것 같지만



류구 레나

……?



류구 레이나

괜찮아, 곧 알게 될거야. 그러니까, 겁먹지 않아도 괜찮아.



류구 레나

……



알겠다고 대답하는 대신에 뻗은 손을 잡자, 「레이나」는 기쁜 듯 미소지었다.



류구 레이나

…우선은 한 걸음. 상처받은 아빠를 위해서도 상처 입힌 엄마를 위해서도 아닌

다른 사람도 아닌 류구 레나 자신을 위해… 그리고 네가 좋아했던, 지키고 싶다고 생각한 사람을 위해서.

기분이 풀릴 때까지 실컷 한탄하고, 슬퍼하고… 그리고 자신의 답을 찾아 저항해봐.



꾸욱, 하고. 「레이나」가 내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갖다 붙인다.

…볼이 타오르는 것 같은 아픔은 진작에 사라졌다.



류구 레이나

그 뒤엔…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엄마의 실패, 아빠의 실패,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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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나/레이나

실패한 우리들의 몫까지, 그 아이를 위해, 동료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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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을 부르는 목소리에 손을 뻗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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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바람 억지 실드라고 생각했는데

이해는 해도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게 공감이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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