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용과 민정의 사랑하는 방식이 다르듯

민용이와 민정이 서로를 그리워할 때도 다를 것 같아.

민정은 모든 일에 옅게 민용이 배여있을 것 같다. 비오는 날이면 민용의 젖은 어깨를 떠올리며 멍하니 창가를 바라보겠지. 내리는 빗소리를  울상인 얼굴로 들을지, 담담한 얼굴로 들을지는 모르겠다. 신호등에서 파란불을 기다리다가 문득 민용의 웃는 얼굴이 떠오를거야. 시무룩해진 민정은 학교에 도착하면 아이들의 인사에 다시 환하게 웃어주겠지. 곪아가는 상처를 잠시 덮곤.

민용은 아무렇지도 않게 하루하루를 보낼 것같아. 별 일없었다는 듯이 짜증도 내고 여전히 해미와 다투고.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준이에 바쁘겠다. 그러다 무심코 연 서랍장에 반지와 편지를 보곤 하루종일 아무런 말을 하지않을 것 같다.  잠시 바람쐬려고 온 거리를 나돌아다니다가 민정의 뒷모습과 비슷한 사람을 잡고 미친사람 소리를 들으며 놓아주겠지. 민용은 한꺼번에 모든 그리움이 밀려올 것 같다. 괜찮아진건지, 괜찮아보이는건지 모를 상처가 자꾸만 덧나듯.  도무지 잊을 수 없게끔 끊임없이 덧나는 상처.


보고싶어요,
보고싶어.
말해도 들리지 않을, 들을 수 없는 두 사이, 두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