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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합작] 짧은 코하

편안시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02 00:49:21
조회 288 추천 5 댓글 5
														

*사망 소재 안 좋아하시는 분은 뒤로 가기

*<검은 조직과의 재회>편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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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s the world caves in


굴뚝을 막고 있던 덮개를 간신히 밀어 젖히고 올라와 눈 쌓인 바닥에 뒹굴었다.


고요한 가운데 하얀 눈발만이 장엄이 흩날리고 있었다.


「하아······


이윽고 아가사 박사의 다정한 목소리가 도착했다.


『수고했어, 아이 군. 거기가 어딘지 알 수 있겠니?』


어딘가의 옥상 같아요. ······그보다, 쿠도 군은?」


『방금 전까지 메구레 경부와 전화로 이야길 하더니······ 급히 호텔로 들어갔단다』


「급하게?」


『안심하거라. 피스코의 정체는 간파해냈다. 금방 데리러 갈 테니 가만히 거기서 기다리라고, 너에게 말을 남기고 갔으니까』


「상관없어요······. 움직이고 싶다고 해도, 당장은 무리니까······」


ㅡㅡㅡㅡㅡㅡㅡ!


그 순간, 소름끼치는 피스톨 소음와 함께 왼쪽 어깨에서 진홍색 핏자국이 선명하게 번져나갔다.


진의 권총에서 연기가 피어 올랐다.


「드디어 만났군, 셰리······


「진······」


「아름답지 않은가? 어둠 속에 흩날리는 새하얀 눈발. 그리고 그걸 물들이는 붉은 선혈······」


진이 비릿한 미소를 띄웠다.


「우리의 눈을 속이기 위한 그 안경과 옷은 수의로는 적당치 않을 지도 모르지만, 여긴 배신자가 죽을 장소론 썩 괜찮은 곳이군. ······그렇지 않나?


「용케 알아냈군요. 내가 굴뚝을 이용해 빠져나올 거란 걸」


「머리카락이다. 난로 옆에서 너의 붉은 빛 감도는 갈색 머리칼을 찾아냈다. ······그리고, 들렸다. 난로 안에서 네 떨리는 숨소리가」


큭큭, 진이 비릿한 미소를 채 거두지 않은 채 소리 내어 웃었다.


「그대로 그 더러운 굴뚝 안에서 해치워도 상관은 없었다만······. 적어도 죽는 건 좋게 죽어야 하지 않은가!」


「어머, 감사해야 하겠는 걸······. 이런 추위 속에서 잘도 기다려 주셨으니」


「그럼 그 입이 살아 움직일 동안 어디 한 번 들어보실까. 네 년이 조직의 가스실에서 사라진 속임수를」


피가 흘러나오는 어깨를 움켜쥔 채, 나는 침묵을 지켰다.


진은 망설이지 않고 차분하게 방아쇠를 당겼다.


소음기에 의해 필터링된 발포음이 연달아 내달렸다.


나는 맥 없이 쓰러졌다. 간신히 유지한 시야는 총탄에 휩쓸린 상처에서 쏟아진 핏자국으로 붉게 물들었다.


······형님. 이 여자, 끝까지 입을 닫을 작정인 것 같습니다」


「할 수 없군. 보내줄까······」


진의 잿빛 안광이 번뜩였다. 이윽고, 그는 내 머리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서 작별을 고했다.


······먼저 간 네 년의 피붙이 곁으로」


ㅡㅡㅡㅡㅡ!


순간 진이 균형을 잃었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없었다.


그것도 잠시, 그의 손가락은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널브러진 내 몸은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못했다. 발갛게 물든 시야만이 흐릿하게 점멸했다.


「뒤다, 워커. 해치워라」


피스톨 소음이 빠르게 내달렸다.


「망할 꼬맹이가ㅡ!」


『굴뚝이다ㅡ! 얼른 굴뚝으로ㅡ!』


쿠도 군, 쿠도 군이 왔구나.


굴뚝으로 몸을 던져라, 라고 그가 외쳤다.


하지만 온몸에 힘이 빠져나가 움직인다는 행위의 시도 자체가 요원했다.


아랫배를 움켜쥔 손가락 사이를 비집고 미지근한 것이 쉼 없이 흘러나왔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렸다. 지혈도 소용 없다는 걸 직감했다.


도망쳐, 라고 필사적으로 부르짖은 외침은 입 안에서만 맴돌 뿐이었다.


나는 그대로 의식을 내려놓았다.



**



「하이바라! 하이바라, 정신 좀 차려봐ㅡ!」


천천히 열린 하이바라의 핏발 선 눈동자 속에 내가 담겼다.


······귀 떨어지겠어. 그렇게 당황해 할 필요 없잖아」


당장 욕지거리를 내뱉으려는 찰나, 하이바라는 내 어깨를 덥석 붙잡는 것으로 말을 끊어버렸다.


「미안해, 쿠도 군······. 전부 내 잘못이야. 네 말을 듣지 않고 널 따라 온 것도 나. 그러니까······」


「어이, 말하지마ㅡ! 상처가 더 벌어져, 기다려! 지혈할테니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점퍼를 벗어 피가 쏟아져 나오던 어깨를 압박해두었다. 이제 아랫배의 상처 차례였다.


하지만 상처는 꽤 깊었다. ······어떻게 해볼 수 있는 단계를 아득히 넘어섰다.


······그러니까, 죄책감 가지지 마. 알겠어······? 나와 언니 몫까지 부탁해, 같은 무책임한 부탁 따윈······. 하지 않을, 거니까······


머릿속이 하얗게 되어버린 것만 같았다. 아니, 이럴 수는ㅡ.


「하아, 하아······. 쿠도, 군······」


필사적으로 짓누르고 있던 아랫배의 상처에서 차게 식은 피가 왈칵 튀었다.


······하이바라, 제발······」


······안녕」


이튿날, 하이도시티 호텔의 별관을 집어삼킨 화마가 진압되고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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