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객은 난데없이 찾아왔다.

"하하하하하하!!!"

사방을 울리는 갑작스런 광소(狂笑)가 들려왔다. 어디서 들리는지 파악할수 조차 없이 공간을 울리는
그 웃음소리에 이검한은 놀라 소리쳤다.

"누구냐!"

"글쎄, 누굴까?"

갑작스레 웃음소리가 멈추며 허공에서 들리는 목소리.
이검한과 두학은 대경하여 하늘을 바라 보았고 더욱 더 놀랄수밖에 없었다.
마치 유유히 평지를 걷듯 허공을 밞으며 내려오는 한명의 사내. 그에게서 쏟아지는 태산같은 기도는
이제 겨우 이류수준을 벗어난 그들이 감당할만한 것이 아니었다.

"허..허공답보!?"

"후후후."

갑작스레 나타난 복면을 쓴 고수는 이검한과 두학의 앞에서서 잠시 그들을 바라보았다.  두건속으로 보이는 그의 눈은
어쩐지 웃고있는 듯이 느껴졌다.
의문의 복면고수는 그대로 그들을 지나쳐 무갤맹으로 들어서려 했다. 하지만 그때 놀랍게도 사내의 태산같은
기도의 압박을 견뎌낸 이검한이 사내의 앞을 막아섰다.

"멈...추어라! 이곳은 무갤맹! 함...부로 드나들 수 없...다. 정체를 밝..히어라."

"호오?"

한자한자 끊어질듯 힘겹게 말을 하지만 이검한의 눈빛은 정기가 있고 자세는 또렷하였다. 꺾일지언정 부러지지는
않는다는 굳은 의지가 드러났다.

그런 이검한을 제법이라는듯 바라보던 사내는 걸음을 멈췄다.

"한낱 경비위사 주제에 제법이군. 하지만 너희들은 나의 정체를 알 자격이 없다! 그저 지나가는 고수님이라고
알아두는 것만으로도 족할터."

"그렇다 해도 용건을 밝히셔야 합니다."

이검한의 덕에 사내의 기세가 상당수 해소되자 뒤쪽으로 물러나 있던 두학이 나서서 말했다.
가소롭다는 듯이 두명을 바라보던 사내는 이내 생각이 바뀌었는지 완전히 둘을 향해 신형을 돌려세웠다.

"하긴. 내가 이곳에 온 이뉴는 단지 하나의 커다란 진실을 밝히기 위함이었으니... 이곳에서 용무를 마치고
돌아가도 상관은 없겠군."

"대체 그 진실이란 것이 무엇이오?"

사내의 무공과 범상치 않은 태도에 엄청난 비밀임을 직감한 이검한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런 이검한을 재미있다는 듯이 보던 사내가 두학을 향해 입을 열었다.

"그대는 어떤가? 나의 정체를 듣고 무언가 짐작가는것이 없는가?"

"무엇이 말이오..? 나는 아무것도...헛! 설마?"

"후후후..."

"아..안돼! 그것만은!"

무언가를 깨달은듯 두학은 무공이 일천하여 사내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함을 알면서도 사내를 향해
미친듯이 달려들었다. 사내는 그런 두학을 보며 즐거운듯 광소를 터트리며 어기충천의 신법으로
하늘 높이 솟아올라 사자후를 터트렸다.


남궁샨이 범인이다!!

남궁산이 십자맹이랑 백검회 만든거다!!



망연자실해 있는 두학을 보며 사내는 다시한번 광소를 터트리며 동녘하늘 저편으로 사라져갔다.

"크하하하하!! 무갤의 모든 인간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될때까지 나의 행보는 멈추지 않으리라!"

그런 그의 뒷모습을 이검한이 멍한 시선으로 뒤쫒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