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기록은 비조리란 예전에 쓴 무협지가 괜찮았기 때문에 읽었다.
편월은 꽤 좋았다. 황기록은 기성작가기 때문에 기본기가 좋은 작가다.
현재 3권까지 나왔는데, 주인공이 비정상적인 것은 맞지만,
하늘을 꿰뚫는 무공과 잘생긴 얼굴, 천재적인 지략같은 양산형 무협의
전형적인 설정을 따르지 않아 좋았다.

중국의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편월은 전쟁터에서 한 낭인군에게
서 구함을 받은 편월이란 갓난아이가 장군으로 성장해나가는 성장물이다.
편월의 뛰어난 점은 세세한 부분까지 전국시대를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다.
거기다, 군인이라는 주인공의 직업을 바탕으로 너무 극강한 캐릭터를
만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대부분의 전투에서 승리하고 있긴 하지만, 늘 상처를 입고, 부하를
잃는다는 점에서 현실성을 구하고 있다.-

편월의 아쉬운 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자기만의 작품세계를 가지고 있는 황기록이 너무 비주류 스타일로
글을 쓰다보니, 글 자체는 좋지만, 대여점에서는 기피대상이 되어서,
편월역시 반품신공의 덫에 걸려버렸다는 점이 그 첫번째다.
-실제로 그의 전작인 비조리는 괜찮은 작품이라 생각하지만, 웬만한
대여점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두번째는 작가가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는 지금도 알 수 없지만,
주인공의 나이문제다. 나는 내내 그것이 걸려서 읽는 내내 불편했는데,
만화방 주인아저씨-나와 비슷할 정도로 무협광이다.- 도 역시 작가가
정신이 나간 것이 아니겠냐는 이야기를 했다. 첫번째 전투에서
주인공 편월은 6살의 나이로 적 돌격대장과 맞짱떠서 대검으로 그의 목을 베고,
12살때엔 6척장신-180센치-에 완벽한 낭인군 대장이 되어있다.
-정말 말도 안되는 설정이라, 말하고 싶지도 않다. 정말 유일한 소설의 흠이다.-

청산의 천재가문은 괜찮은 글이다.
솔직히 그의 전작인 이매전사나 검신같은 것이 전혀 재미가 없었기 때문에
읽지 말까도 생각을 했었지만, 난 원래 천재의 이야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읽었다. 생각보다는 꽤 괜찮은 소설이었다.
나름 독자에 대한 배려와 장치가 많은 소설이었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적당한 정도랄까...
다만, 아쉬운 점은 주인공의 동생인 위지문현이 미쳐가는 과정에
개연성이 좀 부족하다는 것-주인공에게 사랑에서도 지고,
무공대결에서도 졌다는 것 정도의 장치가 있었지만,
좀 부족한 느낌이었다. 다만, 그래도 주인공의 동생과의 대결구도와
광마의 전설에는 약간 기대감이 있긴 하다-과, 주인공인 위지불급이 아직 2권인데도,
너무나 쉽게 강해진다는 것 정도일까....-게다가 머리는 원래 똑똑했었다.
무슨 전진판의 신법을 완벽히 익히는데도 거의 찰나였던 걸 보면
검도 그 딴 식으로 익혀버릴 것 같은 불길한 생각이 든다-

여하튼 두 권다 괜찮긴 했다.
다만, 편월은 가벼운 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읽으면 좀 머리가 아플 것 같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