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 어떤 결론이나 결과에 이른 까닭이나 근거, 존재의 기초가 되는 조건

하원 :  '피곤해서도 아니고 아무래도 잠이 오는 이유는 누가 있어줘서인것 같은데

순호 : '이유는 분명히 있다  어느날 갑자기 자고 일어났는데 그 사람을 좋아하면 안되는 이유 100가지가 쫙 떠오르지. 아무 일이 안 생기든 무슨 일이 생기든 분명히 이유는 있다. 잘 생각해봐 시덥잖고 단순하고 별 쓰잘데기 없는 이유 하나가 딱 떠오를 것이다'

서우 : '이유가 없을수 없다' 서우는 하원을 향한 마음이 머뭇거려지는는 이유가 지수D라는 것을 깨닫고 도로 가져다놓으려 하지

은주 : 서우에게 '100가지 안되는 이유중에 하나만 말해봐'
서우 :  '못갈 이유가 없다' 이건 명백한 쌍방향이라며 후라이팬을 들고 하원에게 달려가

하원 : '폭설 때문이었어요. 그게 다였어요. 근데 이유가 아무리 생각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눈이 오기만을 기다렸어요. 이유다운 이유를 찾아내겠다고. 서우씨가 자연도 실수한다고 해서 놀랐어요'
서우 : '자연에 오차가 어딨겠어요. 그렇게 믿고싶은거지'
그리고 서우가 노래를 불러주는데 그 노래가사중 '이렇게 살다보면 내가 사라지면 안되는 이유가 생기겠지'가 나오네. 그리고 서우가 다시한번 '절대 사라지면 안되는 이유'라고 짚어줘

지수 편지 : 원이 엄마 죽음의 이유를 알았어요
어린 지수가 하원에게
'떠나 내가 남아서 꼭 이유 알아낼게'

인욱이 연주한 '미시령노을'을 들은 지수D '그릇을 판 이유를 알았어'라며 괴로워해. 그건 하원 엄마 죽음의 이유기도 하지

은주 : 근데 한서우는 뭐가 그렇게 많대요? 누가 나를 좋아하는데 100가지 이유가 가로막더래요. 남의 불행이 자기 행복같대요
하원 :  쓰잘데기없이

- '이유' 라는것 때문에 누구(서우)는 자신의 마음을 외면한채 머뭇거리고, 누구(지수)는 '이유'를 알아낸후 괴로워하고, 누군가(하원)는 '이유'를 알지못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채 머물러 있고..남들에겐 쓰잘데기없는 이유일수도 있지만 나를 가로막는 그것 또는 나를 나아가게 만드는 그것이 '이유'라는 단어로 9회내내 계속 등장하고 있더라.

그리고 '이유'가 중요한 사람들..존재의 기초가 되는 조건. 물론 서우의 자연도 실수한다는 말처럼 애써 이유를 외면해보지만, 하원이나 서우 둘다 그 이유를 해결하지 않고는 그 상황에 머물러 있게되는 사람들 아닐까 싶었어

그리고 어쩌면 하원이 엄마 죽음의 이유를 찾는것은 세상에서 내가 사라지면 안되는 이유를 찾는 의미는 아니었을지.. 서우가 하원과 안되는 이유 100가지를 떠올리는건 역설적으로 하원앞에서 사라지고 싶지 않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느껴지더라

반면 이유보다 현상을 중요하게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지. 이유가 어찌되었건 현상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순호같은 사람이 그런것 같아

인욱과 순호가 바에서 대화하는데
인욱 : 싫어하는 한국 남자애가 있었어요
순호 : 왜 싫었는데요?  아니다 싫을수 있지 그게 뭐가 중요해.
인욱 :  '정답'
-  때로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는것. 이유보다 인욱의 마음상태 그 자체가 중요하다는것. 순호는 현상만을 바라봄으로써 인욱에게 '괜찮아'라고 말해줄수 있었어. 그리고 인욱을 그 '이유'로부터 자유롭게 해주지. 이건 하원 엄마 죽음의 이유를 대신 찾겠다고 한 지수는 할수 없는 일이기도 해. 인욱이 '괜찮아'라는 말에 울음을 터뜨리는데  인욱의 참회는 어린 인욱의 무섭고 괴로운 마음을 위로한후에 비로소 시작되는건 아닌가 싶었어.

하원은 문영사에게
'내가 제일 두려운건 알아야하는걸 모르고 지나가는거에요'
훈은 하원에게 '엄마가 편하게 돌아가셨을거라고 믿으라하고 네가 김지수 남편 모르려고 한 시간이 얼만데. 대충 모르기로 한거 끝까지 몰라라'해
- 주변인들은 알게됨으로써 받게될 고통을 걱정하며 하원에게 '모르는게 약'이라는 조언을 하지만, 엄마 죽음의 이유다운 이유를 찾아내겠다고 눈이 내리는 소리까지 듣게 되는 하원에게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새삼 지수가 알길 바라지 않는걸 모르기위해 부단히 노력한 하원이 안쓰럽더라. 지수 남편이든 엄마 죽음의 이유이든.

조율사에게 첫곡 녹음 응원을 받으면서 서우가 '선생님 금손 좀' 하는데, 민정씨가 찾았던 금손 은손처럼  나를 위로하고 응원해주는 손을 지칭하는거겠지

피아노 조율하는 조율사의 손
녹음 기계를 만지는 서우의 손
피아노 건반을 만지는 인욱의 손
조율사가 서우에게 '칭찬해주고 싶어서'라며 손을 잡아주는 모습까지..유난히 손 클로접이 많은 회차더라. 음악으로 위로하는 손, 칭찬해주는 손 등등

그리고 녹음실에서 서우가 처음으로 인욱 곡을 녹음하던 날. 인욱의 피아노 연주를 조율사와 순호가 숨죽여듣는 모습에 이어 카메라가 유칼립투스를  비춰주네. 인욱의 연주를 지수가 듣는것 같은 연출이었어

서우가 첫 녹음을 소중한 모든 이에게 들려주는데..  하원, 은주. 부모님까지
그리고 민정의 옛남친들(천장조명 안에 서준희 차현우 등)과 카페사장님에게까지 빠지지 않고 들려주는 느낌으로 장면을 보여주는데 괜히 따스했다. 사소할 수 있는것까지 빠뜨리지않고 배려하는 느낌이었어. 마치 마지막회에 골목길 등 공간까지 잊지않고 비춰주는것처럼.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의 따듯한 마음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농장에서 지수의 편지를 읽은 하원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다  한옥 복도를 비장하게 지나는 모습. 그리고 밖으로 나와 생각에 잠겨 하늘의 지는 해를 바라 보고.. 그위에 지수의 '원이가 보고싶어요' 내레이션이 흐르는데
- 하원이 천장을 보며 위로받는것에서 머무르지않고 엄마 죽음의 이유를 알수없었던 긴 터널을 지나 찾아나서는 느낌의 연출이 인상적이었어. 그리고 지는 해를 통해 원이가 보고싶다는 지수의 마음은 하원에게 너무 늦게 닿았다는걸 보여주는 것 같더라


은주 : 나를 위해 뭘할수 있는지 나만 안다
- 곱씹을수록 너무 좋은 대사가 많은데 9회에서 마음에 남는 대사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