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선수 김재범이 1등을 너무 하고 싶어 매일 11시 11분마다 기도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저께 11월 11일은 빼빼로데이라고도 하는데 나는 비슷한 모양이라면 빼빼로보다 츄러스(수제)를 훨씬 선호한다. (말을 해도 친구들은 계속 빼빼로만 준다.) 어쨌든 각 분야에서 제일 좋아하는 인물들(마음속 넘버원들)이 누구인지 이미 인지하고 있지만 한번 적어보았다.

제일 좋아하는 소설가 - [영국] 맬컴 라우리 (원서기준 텔레라마 선정 위대한 소설 6위)

제일 좋아하는 정치가 - [인도] 마하트마 간디 (독립운동)

제일 좋아하는 음악가 (클래식) - [프랑스] 피에르 로랑 에마르 (피아니스트, 프랑스 정부훈장)

제일 좋아하는 음악가 (대중음악) - [미국] 팻 메스니 (기타리스트, 그래미상 20개)

제일 좋아하는 영화감독 - [프랑스] 로베르 브레송 (칸영화제, 베니스영화제 수상)

제일 좋아하는 운동선수 - [한국] 곽동한 (유도선수, 아시안게임 금메달, 올림픽 동메달)

제일 좋아하는 과학자 - [러시아] 일리야 프리고진 (화학자, 노벨화학상)

제일 좋아하는 미술가 - [영국] 헨리 무어 (조각가, 최고예술가 수혜 에라스무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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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전공이나 직업적 관심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는 편이다. 호기심이 많은 성격 때문이다. 그리고 가능하면 최고를 찾아보고 싶어지게 된다. 일종의 버릇이라고 할까. 분야를 막론하고 최고로서의 자존이 있는 사람들은 겸손하기도 하지만 대체 불가능한 특유의 고고한 분위기가 있고, 스스로에게도 엄격한 편이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경기를 본 후(단체전 포함) 곽동한 선수에게 매료되었다. 유도전문가가 아닌 사람의 눈으로 봐도 출중한 유도실력은 감탄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상대가 혼신의 힘을 다해 가해온 공격을 태연히 아무 힘도 쓰지 않고 유연하게 받아줌으로써 오히려 그 힘을 되돌려 상대를 쓰러트리는(혹은 시도하는) 과정을 보는 것, 피해가지만 결코 후퇴하는 법이 없는 물의 모습과도 같은 과정을 보는 것, 어떤 해외 선수(곽동한 선수와 체급이 다른 일본선수)에 의하면 이런 것이 유도 경기를 보는 한 묘미라고 한다. 전부는 아니지만 내가 경기를 보고 끌린 실제적인 부분도 그런 단련된 움직임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유도가 내 직업도 아니거니와 취미로도 기존에 관심이 많았던 것은 아니라서, 곧 관심이 없어질 줄 알았다.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2달 이상 지났는데 곽동한 선수가 계속 우뚝하게 기억으로 남아있다는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미 두 번이나 봤지만 앞으로도 1년에 한두 번쯤 청량한 기분을 느끼고 싶을 때 아시안게임 경기를 다시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제일 좋아하는 운동선수가 지금 생각으로 곽동한이면, 아는 운동선수가 많지 않아 선점효과는 조금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모습, 최고의 모습만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팬들의 관심이 많이 모일수도 있으니 말이다. 내 경우도 곽동한 선수와 다른 영역이지만 재능도 있는 사람이고, 곽동한 선수처럼 성실하고 싶으니 팬질을 너무 많이 해도 시간낭비가 될 수 있어 앞으로는 자제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