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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소녀종말여행>에서 나타나는 불교 사상

ㅇㅇ(211.51) 2023.04.06 15:10:48
조회 387 추천 24 댓글 5
														

 소녀 종말 여행에서는 두 소녀 치토와 유리가 인류가 한번 멸망했던 폐허도시를 탐험한다. 그녀들은 전쟁으로 멸종해가는 인류들을 두고 그녀들을 보살피던 할아버지의 말을 따라 도시의 최상층을 향해 올라가게 된다. 대부분의 인류가 멸종한 폐허도시라는 극한의 상황에서 그녀들은 과거 인류의 흔적과 몇몇 사람들과의 만남, 자신들끼리 대화를 통해 삶의 존재 이유와 같은 의문점들에 대해 사고한다.

 영속성은 실제로 소녀종말여행의 전반적인 내용에 포함되어 있다. 작품의 배경인 폐허도시부터가 인류가 멸망한 잔재이다. 과거의 번영했던 인류의 기록과 현재의 대비되는 모습을 바라보며 치토는 작품이 진행될수록 행복한 현재를 유지하기 위해 불안해하는 본인의 마음을 내려놓게 된다.  치토와 유리의 행동을 보면 치토는 항상 미래를 대비하고 걱정하며 고통과 불안을 겪는다. 하지만 유리는 대부분 별 생각이 없어 보이며, 그저 현재 있는 일들을 즐기는 데에 더 집중하는 것 같다. 유리는 어떻게 보면 이미 무아의 경지에 이른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소중히 함께해온 탱크(케텐크라크)를 잃는 장면이나, 본인의 총을 버리는 장면에서도 미련이 존재하지 않는다. 유리는 이미 영원한 것은 없다는 진리를 깨달은 것이 아닐까? 이에 비해 치토는 작품 중후반부까지 반복적으로 자아를 버리지 못한 모습을 보인다. 본인이 가진 것을 잃는 것에 화를 내고 눈물을 흘린다. 대표적으로 본인의 책이 유리에 의해 불탈 때, 케텐크라크가 망가져서 수리를 하지만 고쳐지지 않을 때, 도서관에서 좋아하는 책이 나타나자 무리해서 가져가려고 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하지만 치토도 최상층까지 향하는 과정에서 불변하는 것은 없다는 진리를 서서히 받아들이게 된다. 고장난 케텐크라크의 수리를 포기하고 버리고 갈 때, 연료로 무리해서 가져온 책들을 태워버릴 때, 결국 최후에는 본인이 소중히 작성해온 일기를 마지막 땔깜으로 사용해가는 과정을 통해 그녀는 본인이 가진 것들을 영원히 갖고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연기의 개념 또한 소녀종말여행에서 최후반부 치토의 독백과 대사로 직접적으로 나타난다.

우리는 이미 하나의 생명체가 되어 버렸다. 처음부터 그랬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하면정말 그렇다고 한다면 내 손, 유리의 손, 살갗에 닿는 차가운 공기, 저 밖에 있는 건물들, 도시, 저 위에 넓어만 가는 하늘, 이렇게 맞닿아 있는 세계의 모든 것들이 우리들 그 자체 같다.’

나 불안했었어. 그런데 그 어두운 계단을 올라가면서 유리의 손을 잡았더니 나와 세계가 하나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래서 생각했어. 보고 만지고 느끼는 게 세계의 전부구나 하고.”

 이처럼 치토는 폐허도시를 오르는 과정을 거치면서 연기를 깨닫게 된다. 여기서 치토는 본인의 불안(고통)으로부터 세계와 하나가 되었다는 감각(깨달음)을 통해 해방되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치토는 결말에서 유리의 다음과 같은 대사에 동의를 하게 된다.

몰라! 어떻게 하는 게 좋았던 건지도, 어째서 이런 세계에 둘 뿐인지도. 아무것도 모르겠지만.. 산다는건 최고였었네.”

저 구름 밑에도 아무도 없는 거려나. 그럼 지금 우리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거겠네? 내가 첫 번째고 치토가 두번째인가? 아 그러면 치토가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사람이겠네.”

 치토는 결국 안정적인 삶에 대한 집착(식량과 책을 모으는 것)을 버리고 인간이 가진 고통과 불완전함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나서야 행복을 얻게 된다. 또한 유리의 두번째 대사는 내가 생각하기에 따라 세상에서 두번째로 행복한 사람일 수도,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일 수도 있다는 의미에서 불교에서의 감각주의적 세계관과 마음챙김의 사상을 담고 있다.

 이처럼 소녀종말여행은 다양한 불교적 사상들이 들어가 있다. 작가가 작품에 관한 인터뷰에서 직접적으로 불교에 관한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본인이 인생을 살아오면서 마음속에 떠오른 질문들을 작품에 담았다고 한다. 실제로 불교가 인생에 대해 떠오르는 수많은 의문들(삶의 이유,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등)에 대해 답하는 내용이 많은 만큼 불교적 사유가 많이 드러난다고 할 수 있겠다..


대학 교양 과제 준비하면서 적은 내용 약간 올려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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