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이는 직장인인데 일머리 좋아서 나이에 비해 빨리 승진해서 35살 5년차에 과장임. 동료들에게 리바이는 뭔가 다가가기 힘든 사람인데 리바이 취미가 일주일에 한 번 유기견 돌봄센터 가서 봉사하는거 아는 사람은 없겠지...

리바이는 언제나처럼 주말에 유기견봉사하고 오는데 비오는 날 길거리에 웬 꼬질꼬질한 대형리트리버 믹스 한마리 발견해라. 리바이 성격상 깔끔해서 동물 1도 안들이지만 대형견+성견+믹스여서 누가봐도 재입양되기 정말 힘든 조건인 걸 보자마자 안거지... 유기견센터 엔딩이 어떤지 잘 아는 리바이는 지금까지 새끼나 품종견/품종묘면 그냥 센터에 위임했지만 이번만큼은 어쩔 수 없이 본인이 임보해야겠다고 다짐을 하고 맘.

집에 데려갔는데 다행히 봉사 짬바도 있고 임시보호 경력은 많아서 집에 애견용품은 차고 넘치는게 킬포ㅋㅋ 따뜻한 물에 강아지를 씻기는데 보통 동물들은 물 싫어해서 목욕시키면 자잘한 상처가 하나씩 남는데 이번 강아지는 좀 달랐음. 오히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는 것을 즐긴다는 느낌마저 받자 리바이는 이상함을 느끼지만 그냥 신기한 강아지네 하고 말겠지..

발톱깎기나 병원가기 등 온갖 강아지가 싫어할 만한 행동은 다 했는데 싫어하는 내색 없이 말귀도 잘 알아듣는 모습에 리바이는 점점 경이로움마저 느끼겠지.. 의사선생님도 생후 1년차에 동물칩도 없고 접종상태 보면 아예 사람 손을 타 본 적이 없는데 말귀 잘 알아듣는거 보면 정말 영특한 아이인거 같다는 소견을 듣자 리바이는 본인 강아지도 아닌데 괜시리 뿌듯하면서도 안타깝겠지... 이렇게 똑똑한 아이인데 왜 지금까지 입양을 못갔을까 하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리바이는 결국 이 강아지라면 집을 어질러도 본인이 감당할 만한 사고를 칠 것 같아 입양하기로 마음을 먹음. 돌아가는 길에 이제부터 네 이름은 엘빈이야 라고 강아지에게 속삭이자 알아들었다는 듯 강아지가 킁 하자 리바이는 이 아이를 정말로 행복하게 만들어주자고 결심하겠지...

의사 말대로 엘빈은 정말 머리 좋은 강아지가 맞았어. 배변훈련은 기본이고 가끔은 사람아닌가 싶을 정도로 말을 잘 알아들었지. 헛짖음 있으면 어쩌지 싶은 생각에 리바이가 주민들에게 개짖는 소리 들릴 때 있냐고 물어도 동네 주민들은 너무 조용해서 개 키우는지도 몰랐다고 하는 걸 듣고 리바이는 안심하겠지. 근데 보통 동물들은 털빠짐이 심할 수밖에 없는데 직장에서 돌아오면 털은 커녕 오히려 출근하기 전보다 집이 더 깨끗해진 거 같아 리바이는 이게 뭐지 싶을듯. 엘빈한테 니가 집 청소했니? 물어봐도 돌아오는 대답은 그저 킁 아니면 멍이겠지.

그러다 어느 날 개인적으로 은행에 들를 일 있어서 오랜만에 회사 반차쓰고 집에 좀 일찍 들어왔는데 집 어디에서도 엘빈이 보이지 않는거야. 리바이는 애타는 목소리로 엘빈을 부르다가 순간 뒤에서 누가 현관문 번호를 누르고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어. 아무에게도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아서 아는 사람은 자기 한 명 뿐인데 말이지. 무서운 마음에 일단 빠따 하나 들고 어디 숨어있자 집에 들어온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어.

"리바이! 나 불렀어? 청소하느라 늦었어. 오늘은 일찍 왔네?"